경우의 수
▲ /그래픽=송수현
최근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 선수가 성격 유형 검사(MBTI) 결과를 묻는 팬들의 질문에 "INFP"라고 답했습니다. MBTI는 연예인, 정치인 등 유명인에게 건네는 필수 질문이 됐는데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성격이 어떤 유형인지 궁금해하면서 MBTI 검사를 받고 있어요.
MBTI는 1921~1975년에 브릭스(Briggs, Katharine Cook)와 마이어(Myers, Isabel Briggs) 모녀가 개발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 도구입니다. '마이어-브릭스 유형 지표(The 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앞글자를 따서 간단히 MBTI라고 해요. 이 검사는 개인이 쉽게 응답할 수 있는 여러 문항을 제시하고, 각 문항의 선택에 따라 유형이 나뉩니다. 성격 유형은 '에너지 방향' '인식 기능' '판단 기능' '생활 양식'의 네 가지 경향으로 구성돼요. 에너지 방향은 외향형(Extraversion)과 내향형(Introversion), 인식 기능은 감각형(Sensing)과 직관형(iNtuition), 판단 기능은 사고형(Thinking)과 감정형(Feeling), 생활 양식은 판단형(Judging)과 인식형(Perceiving)으로 구분해요. 각 영역에서 외향적이고 감각적이면서 사고형, 판단형이 나오면 'ESTJ'가 되는 방식입니다. 안산 선수는 INFP라고 했으니 내향형(I), 직관형(N), 감정형(F), 인식형(P)으로 성격 유형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MBTI는 총 몇 가지의 유형이 있을까요? 에너지 방향, 인식 기능, 판단 기능, 생활 양식의 네 가지 영역에서 순서대로 두 유형 중 하나씩 선택해야 하므로 MBTI 유형은 2x2x2x2=16가지가 됩니다. 이렇게 MBTI 유형의 가짓수를 구하는 과정을 수학에서는 '경우의 수'를 구한다고 해요.
경우의 수를 구하는 원칙은 중복하지 않고 빠짐없이 헤아리는 것입니다. 정확하게 경우의 수를 구하기 위해서는 사전식 배열과 수형도가 활용돼요. 사전식 배열은 모든 가능한 경우를 사전의 단어 순서처럼 배열하는 방법이고, 수형도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를 나뭇가지가 나누어진 모양으로 나타내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일정한 규칙을 찾기 어려운 경우의 수는 수형도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수형도를 그리면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MBTI의 경우의 수를 구하는 수형도를 그리는 방법은 그림과 같습니다. 수형도 전체를 그려보면 MBTI의 모든 경우를 쉽고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답니다.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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