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산책

[수학 산책] 조선수학물리학회에서 시작… 국제수학연맹 평가에서 中·日 따라잡았죠

bindol 2022. 2. 17. 04:29

 

[수학 산책] 조선수학물리학회에서 시작… 국제수학연맹 평가에서 中·日 따라잡았죠

입력 : 2022.02.10 03:30

한국의 근대 수학

국제수학연맹(IMU)이 최근 우리나라의 수학 국가 등급을 최고 등급인 5등급으로 승격했어요. 이로써 우리나라는 1981년 1등급 국가로 IMU에 가입한 이후 최단 기간에 최고 등급을 차지한 나라가 됐는데요. 회원 80국 중 최고 등급 국가는 독일·일본·미국·중국 등 12곳밖에 되지 않아요.

1920년 설립된 IMU는 수학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비정부 국제 협력 기구예요. 정회원 자격의 70국과 준회원 자격 10국이 참여하고 있어요. 4년마다 세계수학자대회(ICM)를 열어 뛰어난 업적을 이룩한 40세 미만 수학자 4명에게 '필즈상'을 주는데, 수학계의 가장 권위 있고 명예로운 상으로 꼽힌답니다.

IMU 회원국은 수학 수준에 따라 5등급으로 나뉘어요. ICM 수학자 초청 강연 실적, SCI급 수학 논문 출판 실적, 국내 주요 대학과 대한수학회의 수학 연구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결정하죠.

이번 등급 승격은 우리나라 수학자들의 활약 덕분이에요. 2020년 한 해 1672편의 SCIE급 논문을 발표했는데, 인구로 따지면 100만명당 32.9편의 논문을 낸 거예요. 이는 미국의 34.5편과 비슷한 수준이고 일본(18.6편)보다는 월등히 높은 결과예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한몫했어요. 1987년 제1회 한국수학올림피아드가 열렸고, 이곳에서 우승한 우리나라 대표들은 같은 해 호주 IMO에서 49국 중 22위를 차지했죠. 2012년 IMO에서 처음으로 1위를 하고, 2017년에도 같은 성적을 거뒀어요. 지난해에는 3위를 기록했죠.

사실 우리나라가 근대 수학 연구를 시작한 건 불과 7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 이전에는 수학적 원리 규명보다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계산 등에 치중돼 있었죠. 일본은 약 170년 전 서양의 근대 수학을 받아들여 과학을 발전시켰고, 중국도 비슷한 시기 서양 수학을 받아들였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일본·중국보다 늦어졌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수학 연구 학회는 1946년 탄생한 '조선수학물리학회'인데요. 이 무렵 수학 연구의 싹이 텄어요. 1950년대 들어 본격적인 수학 연구가 시작됐어요. 이임학(1922~2005)은 초창기 수학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천재 수학자'로 꼽혀요. 집합과 원소에 대한 '군(群) 이론'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1960년대 자신의 이름을 딴 집합 이론 '리 군 이론'(Ree Group)을 처음 만들어 세계 수학사에 족적을 남겼답니다.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