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왜 女弓인가
50년대 영국 의과대학들의 필수과목이던 J.z영의 '인간연구서설'에 보면 수상(樹上)생활시대 사람의 손은 무지근(拇指筋)이 발달하고, 물건을 들어올리던 시대의 손은 삼각근(三角筋)이 발달했으며, 손의 작업이 필요하게 되면서 손가락과 손바닥을 관장하는 손목근이 발달했다고 했다. 농경민족으로 가장 손을 많이 쓰는 생업을 유지해 내린 한국인의 손과 중추신경간의 연관이 상대적으로 민감하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곧 국제대회에서 한국여성들의 양궁 연패의 과학적 요인으로 이 손목근육인 장장근 발달을 들 수 있다. 옛 어머니들 논·밭갈이, 길쌈, 바느질, 빨래, 설거지 등 아버지보다 자주 손을 썼기로 한국여성의 장장근 발달도가 100이라면 한국남성의 그것은 80이란 것도 여궁이 남궁보다 강한 이유로 꼽음직하다.
사물을 논리적으로 파악하는 좌뇌가 서양사람들에게 발달하고 심정적으로 파악하는 우뇌가 한국인에게 발달했다는 것은 상식이다. 동양 궁도에 도통한 독일학자 헤르겔에게 "나로부터 나를 없애고 쏠 수 있어야 한다"고 사범이 가르치자 "내가 없으면 누가 쏩니까"라고 물었다. "내가 없어지면 그 뭣이 쏘게 되며 수련을 쌓으면 그 뭣을 알게 된다"했다.
곧 뇌와 손끝을 잇는 자율신경이 무심 상태에서 맥락되는 경지라 했으며 이 무심으로의 지름길이 좌뇌 아닌 우뇌로 통한다는 것이다. 궁도나 사격뿐 아니라 유도·검도·역도·태권도 등 도(道)가 붙은 경기의 선수들이 무심으로의 길을 찾는 좌선(坐禪)으로 수련을 쌓는 이유가 이에 있다.
셋째로 고대 한국인의 특성으로 단궁(檀弓), 맥궁(貊弓) 등 활 잘 쏜다는 대목이 중국문헌들에 빠지지 않았음이며, 큰 활을 뜻하는 동이(東夷)라 불렸음도 선궁(善弓) 유전인자가 고대부터 흘렀음을 말해준다. 그 전통을 이어 의주나 북청 등 변방지역의 여인들은 말을 달리며 쏘는 치마사(馳馬射)에 능했고 큰 고을들에서는 남촌 북촌 편을 갈라 여궁을 겨루어 예로부터 “조선은 활, 중국은 창, 일본은 조총”이란 말이 나돌았었다. 여궁의 6연패는 이 세 가지 요인의 복합과 피나는 연습이 뒷받침하여 얻어진 필연으로 본다.
(이규태 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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