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앨리스와 순이
할리우드 명남우(男優)들이 평범한 한국여성과의 사랑의 흡인권에 줄줄이 빨려들고 있다. 이름마저도 한국적인 순이와 우디 앨런과의 사랑을 필두로 박나경과 웨슬리 스나입스 그리고 지금 화제로 오르내리고 있는 앨리스 김과 니컬러스 케이지가 그 흡인 역학을 입증해주고 있다. 이 세 한국여성의 공통점으로 인기직업과는 거리가 먼―용모나 학벌이나 신분 그리고 끼와 거리가 있는―평범하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그 평범성에 미국의 선택받은 안정 인기인들을 매혹시키는 정신적 자원이 잠재돼 있다는 것이 된다. 그것이 뭣일까.
미국에서 남편 대상으로 선호되고 있는 것이 요트 경조(競漕)인 레가타 선수다. 삐걱거리는 결혼생활을 무난히 꾸려가는 정신을 레가타에서 터득한 때문이다. 레가타는 더불어 노 젓는 선수들의 이심전심 조율 없이는 안정도 진행도 불가능하다. 한 배를 탄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인내하고 봉사하는 역량이 절로 함양된다. 미국 초등학교에서 둘이서 한 다리씩을 묶고 세 다리로 뛰는 2인3각이 빈도 높게 선호되는 것도 이것이 더불어 뛰는 짝과의 합심 조율을 터득시키는 정신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자기본위의 미즘 농도가 사회적 위상이 높을수록 비례하는 미국인지라 유명인들의 배필과의 갈등은 필지다. 넘어지지 않는 인생 2인3각에 대한 적성을 평범한 한국여성에게서 보아낸 것일 게다.
고등학교만 나오면 부모에게 뉴욕이나 보스턴 가는 기차삯만 얻어들고 집을 떠나 자활, 크리스마스에 안부만 전하는 미국인들이라 일찍 상실한 가정에 원초적인 향수를 버리지 못한 것이 미국인이요, 이를 평생 선망하면서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은 ‘토틀 우먼’의 저자 마라벨 모건이다. 비록 미국생활에 길들어도 한국인의 생활 원점은 집이요, 심정적 회귀원점도 집이다. 더욱이 한국여성은 사회일선에 나갔더라도 주부로서 아내로서 여성의 본령은 굳건히 지키고 있기에 그것이 중년을 지난 미국의 명사들로 하여금 매력으로 작용했음 직하다. 미국 지성들에게 동양회귀가 급진전하고 있다던데 그 저변화로 앨리스와 순이의 좌표를 잡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규태 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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