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 녹차 즐기는 뉴요커
지금 뉴욕에서는 웰빙문화의 일환으로 녹차 붐이 일고 있어, 커피 소비량을 위협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람들이 들끓는 카페를 들여다보면 녹찻집이게 마련이요, 동양계 음식점들도 요리 메뉴보다 차로 수입을 올리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편리만을 추구해 과속하는 미국 문명에 대한 염증이 미국 청장년층으로 하여금 이스트 터닝, 곧 동양회귀(東洋回歸)를 하게 해왔고, 그 회귀 정도를 동양차인 녹차 기호가 나타내준 것일 게다.
이미 녹차는 그 떫은 맛이 선(禪) 경지의 맛으로 서양사람들에게 알려지기도 했지만, 국내외 학계에서 많은 질병의 예방 음료로도 권위 있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근간에 미국심장학회 학술지에 차를 마시는 사람이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44%나 적으며 마비 이후 죽을 확률도 28%나 낮다는 연구 보고가 나오자 학계에서 ‘예상을 넘는 놀라운 사실’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학협회 ‘내과학보’ 최신호에 녹차나 홍차를 습관적으로 마셔온 사람의 등뼈 허리뼈 관절 등 뼈마디의 골밀도(骨密度)가 저하되지 않는다는 연구 보고도 있었다. 당뇨나 비만에 특효를 내는 성분이 녹차에서 추출되었고, 부인의 자궁 경부암도 녹차의 주성분 치료로 사그라졌다는 국내 연구 보고도 있었다. 협심증 환자에게 홍차를 먹이면 혈관이 확장되고, 일본에서는 차 소비율과 암 발생률과는 정확하게 반비례한다는 통계조사도 있었다.
유럽 열강들이 전쟁을 마다하지 않고 인도와 중국 원산의 차를 입수하려 들었던 것은 그 치유효과 때문이었다. 1559년 베네치아의 람지오가 저술한 ‘항해와 여행’에 페르시아 상인으로부터 들었다고 전제하고, 중국차를 공복에 한두 잔 마시면 열이 내리고 두통 위통 협복통 관절통 통풍이 분명히 낫는다고 적고 있다. 영국의 인도와 실론(현 스리랑카) 식민화의 저의 가운데 하나가 영국 상류사회의 지병인 통풍 특효약인 녹차를 얻기 위해서였음은 알려진 사실이다. 뉴욕에서 투약 없이 진한 홍차만으로 치유율을 높인 소아과 의사가 언론에 각광받았던 기억도 난다. 마음의 병, 몸의 병에 양수 겸장인 녹차를 새삼 뒤돌아보게 하는 뉴요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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