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松下 政經塾
일본에 대변혁이 있을 때마다 선견 있는 지사(志士)들이 세운 사숙(私塾)
출신들이 개혁을 주도하곤 했다. 명치유신(明治維新)만 해도 봉건사회의
지도 이념이었던 유학(儒學)에 대항하는 신흥 학문을 한 사숙 출신들에
의해서였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게이오(慶 )대학의 전신인
후쿠사와(福澤諭吉)의 게이오의숙과 요시다(吉田松陰)의
요시다촌숙(松下村塾)을 들 수 있다. 이 젊은 사숙 출신들이
정치·사회개혁의 선봉에서 역사상 가장 강한 일본을 만들어 냈었다.
이번에 있었던 일본의 지방선거에서 23명 출마에 20명을 당선시킨 한
사숙이 뜨고 있다. 이 마쓰시타 정경숙(松下 政經塾)이 24년 동안 배출한
총 200명 가운데 이미 국회의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가 5선 의원을
비롯, 20명에 이르고 시·도지사를 비롯해 지방의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도 30명에 이르고 있어 이 사숙을 일컬어 마쓰시타 정경사관학교 또는
지식특공대로도 불르고 있다. 거의가 30대의 젊은이요, 무소속이 많은
것이 특징으로 이 정경숙 창립 25년을 맞는 내년에는 25명 이상의
국회의원으로 젊은 신당을 창당, 기성 정치 풍토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초등학교도 못 다녔으면서 마쓰시타전기(松下電器)라는 신화를 이룩한
마쓰시타(松下幸之助)가 세운 사숙으로 그 설립 동기가 주의를 끈다.
2차대전 후 패전국으로 사람들이 굶주려 죽어 가는데 하늘을 나는
참새들은 살이 통통 쪘으니 정치·경제에 뭣인가 잘못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10개 있던 대학이 100개로 늘었으면 좀더 잘 살고 못된 짓하는
사람도 줄 텐데 늘수록 더 못돼 가고 있으니 뭣인가 잘못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입시하면 지옥을 연상하는데 많이 배우려는 좋은 일로 지옥을
만든다는 것은 뭣인가 잘못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개개인의
가계(家計)에는 빚이 없는데 나라는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은
뭣인가 잘못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같은 원천 문제들이 기성
대학에서 취득하는 지혜나 지식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설립된
사숙이다. 대학 졸업생 가운데 20명을 정선하여 분야별 세계 최고의
권위자를 초빙, 강의시켜 첨단 지식을 터득한 엘리트로 하여금 그 분야의
일본 전통에 접목시켜 제3의 창조를 해나가고 있는 태풍의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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