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뻐꾸기 인간
오목눈이라는 작은 새가 제 몸집보다 10배나 큰 뻐꾸기 새끼를
먹여기르는 장면이 포착되어 어제 보도되었다. 뻐꾸기는 제집을 짓지
않고 꾀꼬리 등 다른 새 둥지에 몰래 알을 낳아놓는다. 낳아 맡긴
알이라하여 탁란(託卵)이라고 하나 실은 속임수로 낳아놓는
사란(詐卵)이다. 그럼 제 알인 줄 알고 품어 부화시키는데 뻐꾸기 알이
일찍 부화, 다른 알들을 둥지 밖으로 떼밀어 깨트려 버린다. 그것도
모르고 제 새끼인 줄로만 알고 먹이를 날라다 먹여 기른다. 그래선지
뻐꾸기의 이미지는 세계적으로 좋지가 않다.
호(胡) 뻐꾸기 우는 소리를 「궈다사체(郭打殺妾)
이바이바거(一百八個)」로 듣는다. 곽(郭)이라는 사나이가 그의 첩을
108번 때려서 죽였다는 뜻이다. 왜(倭) 뻐꾸기 우는
소리는「뎃벤가케다카(天 掛高)」로 듣는다던데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이코노믹 애니멀의 이윤 추구를 빗댄 역시 마이너스 이미지다. 간통한
아내를 가진 사나이를 「쿡컬드」라 하는데 양(洋) 뻐꾸기 우는 소리에서
비롯됐고ㅡ. 우리 한(韓) 뻐꾸기는 빈곤 염원인 포복(飽腹)포복하고 우는
것으로 들었다. 산감자 캐어 눈먼 형을 정성들여 먹여살리는 아우를
불신, 형이 때려 죽였다. 후에야 진심을 안 형이 죽어 뻐꾸기가 되어
산감자 익는 유월이면 포복포복하고 운다 하니 뻐꾸기 이미지가 좋게
발붙일 땅은 세상에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지금 우리 주변에도 뻐꾸기 인간들이 판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원정출산이니 하여 미국 국적 따는 데 혈안이 되고 우리말도 못하는
아기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 국적을
땄으면 그 나라 가서 살 일이지, 살기는 남의 둥지에서 살며 이로운 것은
택하고 이롭지 못한 것은 피한다는 것은 뻐꾸기의 사란(詐卵)과 다를 게
없다. 지난번 지방선거에서도 문제됐었지만 이번 보선 출마자도 병역
미필과 세금 한푼 내지 않은 후보자가 적지 않다 하니 의무 불이행으로
자기 둥지는 버리고 노른자위만 노리는 뻐꾸기다. 마늘 파동도 관계
부처나 상부기관에서 서로 몰랐다 하고 있으니 뻐꾸기 알을 마늘 농가에
낳아놓고 발뺌하는 격이 됐다. 타임지 커버스토리로까지 오른 연예계
비리도 악재(惡才)가 돈주고 양재(良才)가 차지할 자리를 밀어내어
차지했으니 뻐꾸기다. 뻐꾸기 울음에 귀가 따가운 작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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