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축구 내셔널리즘
1936년 히틀러 치하의 베를린올림픽 기록 영화 「민족의 제전」을 기억할
것이다. 베를린뿐 아니라 온 독일을 나치 깃발로 메우고 매스게임으로
열기를 진폭시켜 그 열기를 니치즘에 유입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무솔리니도 축구를 국민 스포츠로 진작시켜 그 열기를 파시즘의
원동력으로 삼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스포츠 열기는 이념의 원동력뿐
아니라 내셔널리즘의 원동력으로도 이용되어왔다. 1973년 미국
프로야구의 빅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을 때 그 하프타임에 미 국방장관인
멜빈 레어드의 깜짝쇼가 벌어졌었다.
90명의 젊은이가 해군 병역에 자원
선서하는 세리머니를 베푼 것이다. 이 과열된 스포츠 열기를 애국심에
접목시킴으로써 당시 팽배해 있던 반전주의(反戰主義)를 누그러뜨리는
발단으로 평가받았다.
스포츠 열기의 경제효과가 막대하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축구가 삶의
보람이 돼 있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주말축구에 승리하면 동시에 다음주
생산성이 12.3%가 오르고 패배하면 사고발생률이 15.5%가 증가한다는
수십년 동안의 평균통계가 나와 있다. 1966년 런던월드컵에서 잉글랜드가
승리하자 호주와 뉴질랜드에의 이민이 격감하고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잉글랜드가 패배하자 격감률 이상으로 급증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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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했던
공산치하에서 동독 국민과 헝가리 국민이 동구권에서 가장 먼저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스포츠 부흥과 열기 때문이란 지적은 상식이다.
스포츠 열기는 정신력이나 경제력의 휘발유이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월드컵 32강전 16강전 8강전을 치르면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인파가
기하급수로 늘어왔으며, 실내외가 다르지 않고 경향이 다르지 않으며
남녀노소가 다르지 않게끔 열기가 온 국민을 녹여 한덩어리로 만든 전례
없는 열기를 피부로 확인했다. 우리에게 이런 자원이― 하고 놀랄 정도의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이 열기가 특정 이념이나 정치정당 또는
장삿속으로 이용당하지 못하게끔 지켜야겠고 「님 향한 단심(丹心)을
다리미에 숯불 담듯」 한다듯이 이 열기를 원자로에 핵연료 담듯이
차곡차곡 채워 어떻게 국가발전 경제발전에 접목시킬 수 있는가 머리
맞대고 강구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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