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템플 스테이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게 불교체험을 시키기로 한
조계종에서 40일 동안 50개 사찰에서 10만명을 수용할 템플 스테이를
준비하고 있다 한다. 장경(藏經)찍어보기, 녹차 만들기도 있지만 좌선이
주가 될 것이요, 외국인도 그 무엇보다 선 체험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미국을 비롯, 유럽에 요가, 좌선, TM 같은 명상수도 풍조가 일고 있는
것에 부합이 되기 때문이다.
보스턴에서 동양회귀(東洋回歸)) 운동을 한다는 정신 의학자 알제르
박사를 소개받아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그의 진료실에는 미륵보살 반가상
같은 불상이 놓여 있었다. 그 불상을 진료실에 놓아둔 이유를 물었다.
의학의 발달로 불치병이 없어져가는데, 그 반동으로 정신질환이 급증하고
있고 근대 의학으로 나을 수 있게 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들 있다면서
부처님의 자비 사이클에 자신의 이지러진 사이클을 맞추는 것으로 그
한계 돌파를 시도하고 있으며, 거기에서 나타난 효험을 논문으로 쓰고
있다 했다. 그 주파 맞추는 행위가 좌선이라는 것이다.
세조때 학자요, 판서를 두루 역임한 김수온(金守溫)은 얽히고 설킨
정사(政事)를 명쾌하게 풀어내 소문났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만사를 제치고 절에 가 좌선을 하고 돌아오곤 했는데, 선의 어느 경지에
들면 난마(亂麻)가 가지런히 풀리듯이 실마리가 잡힌다는 것이다. 뇌에는
이성을 관장하는 좌뇌와 감성을 좌우하는 우뇌 사이에 그 두 뇌의 교환대
구실을 하는 간뇌(間腦)가 있다. 이 간뇌가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마비가 되어 교환능력에 경직이 생기고 이성을 상실한 단세포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이 간뇌 마비를 완화시키는 것이 예술적 또는 종교적 감동의
경지에 드는 것이요, 그 경지에 드는 한 방편으로 명상이나 좌선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김수온은 과학 이전에 간뇌의학을 터득한 셈이다.
미국의 신학자 하이 콕스 박사의 「동양회귀」라는 저서에 보면
서양사람들의 동양회귀 현상의 원인으로 첫째 개인주의의 당연한 귀결인
고독을 탈피하고 싶고, 둘째 인간적·인격적 만남이 격감하고 이해타산의
만남에 지쳐 있으며, 셋째 신이나 부권(父權)의 권위 타락으로 새로운
의존체의 모색 등을 들고 있다. 이 같은 서양사조를 감안해 볼 때 템플
스테이는 관광을 초월한 한국 인상을 고급화하는 호재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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