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이면서 소설가인 작가 전영택이 1925년 ‘조선문단’ 1월호에 발표했던 작품 ‘貨水盆(화수분)’을 들어봤을 것이다.
작가 전영택은 김동인, 주요한, 김환 등과 함께 문예지 ‘창조’의 동인으로 활동하였고, 현진건, 김동인, 염상섭 등과 더불어 근대소설을 정착시키는데 일익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다.
이 작품이 발표된 1920년대 중반에는 일제 침략 이후의 궁핍과 가난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이 발표되었던 시기인데 이 작품은 그 궁핍과 고통을 고발하기보다는 그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극복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인 작품이다.
소설가인 ‘나’의 시점으로 서술되어서 1인칭 관찰자 시점을 취하고 있는 이 소설은 그의 문간방에 살았던 화수분 일가의 가난과 고통, 그리고 그로 인한 비극을 간결한 문체로 형상화하고 있다.
그런데, 주인공 이름인 ‘화수분’은 소설의 설정과는 정반대로 ‘재물이 자꾸 생겨서 아무리 써도 줄지 아니하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왜 그렇게 했을까? 오늘은 화수분의 한자적 의미와 주인공의 이름을 그렇게 정한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貨 (재물 화)
· 貝(조개 패)과 化(될 화)의 형성자

貝(조개 패)는 옛날 돈으로 썼던 보배조개를 양쪽으로 벌린 모양을 본뜬 글자다. 그래서 貝(조개 패)가 들어가는 글자는 화폐, 재산, 부, 상행위 등과 관련된 의미를 가진다.
化(될 화)는 人(사람 인)에 거꾸로 선 사람인 匕(비수 비)를 합한 글자로, 사람이 바뀌었기 때문에 ‘교화하다’에서 ‘변화하다’, ‘죽다’, ‘되다’의 뜻이 되었다.
따라서 貨(재물 화)는 재물을 바꾸는데 쓰는 ‘화폐’가 되는 것이다.
참고로 풀이 꽃으로 바뀌어서 花(꽃 화)가 되는 것이다.
水 (물 수)
· 강물이 흘러갈 때 생기는 물결의 모양을 본뜬 글자다

盆 (동이 분)
· 皿(그릇 명)과 分(나눌 분)의 형성자

皿(그릇 명)은 아가리가 크고 두루마리 발을 가진 그릇을 그렸는데, 금문에는 金(쇠 금)을 더하여 그것이 질그릇이 아닌 청동기임을 강조했다. 청동으로 만든 그릇은 대단히 값 비싸고 귀하여 주로 제사 등에서 의례용으로 쓰였다.
分(나눌 분)은 八(여덟 팔)에 刀(칼 도)를 합한 글자로, 물건을 칼로 잘라서 나눈다는 의미로 ‘나누다’, ‘분별하다’의 뜻이다.
결론적으로, 盆(동이 분)은 물이나, 술 따위를 나누어서 담을 수 있는 ‘큰 질그릇’을 의미한다.
河 (물 하)
· 水(물 수)와 可(옳을 가)의 의성자로서 형성자이다.
· 본래 河자는 황하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였는데, 뒤에 보통명사로 쓰였다.
河는 黃河(황하)를 지칭하던 고유명사였는데, 역시 뒤에 보통명사로 바뀌었다. 可는 ‘콸콸’ 흐르는 황하의 물소리를 나타낸 의성어로 河도 의성어를 이용한 형성자가 된다.
정리하면, 貨水盆(화수분)은 물을 가득 채우면 아무리 써도 없어지지 않을만큼 큰 동이에 들어 있는 재물처럼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 보물단지’를 의미하는 단어다.
이 말은 중국 진시황 때에 있었다는 河水盆(하수분)에서 비롯된 말이다. 중국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을 때, 군사 십만 명을 시켜 黃河水(황하수)를 길어다 큰 구리로 만든 동이를 채우게 했다. 그런데 그 물동이가 얼마나 컸던지 한번 채우면 아무리 써도 없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황하수 물을 채운 동이를 河水盆(하수분)이라고 하던 것이 나중에 확대되어서 재물이 자꾸 생겨서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다는 貨水盆(화수분)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그렇데, 이렇게 좋은 의미를 지닌 貨水盆(화수분)을 소설에서는 가장 불행하게 죽는 주인공의 이름으로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너무도 가난하여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지닌 주인공의 이름을 貨水盆(화수분)이라 한 것은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역설적 제목 설정이 된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동일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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