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 이야기 1625

[한자 뿌리읽기]<230>自(스스로 자)

[동아일보] 自는 코를 그렸는데, 앞에서 본 모습이다. 서양인들은 코를 그릴 때 주로 측면의 모습을 그리지만 동양인들은 정면의 모습을 그린다. 그것은 서양인들의 코가 높은 반면 동양인들은 납작하기 때문일 것이다. 코는 후각기관이자 숨을 내쉬는 기관이기에 自는 ‘냄새’나 ‘호흡’과 관련되어 있다. 코는 얼굴에서 개인적 차이가 가장 심한 부위이기에 개인을 대표하는 것으로 인식되었고, 여기에서 自己(자기) 自身(자신)이라는 뜻이, 自由(자유)는 물론 自然(자연·스스로 그러함)의 뜻까지 생겼다. 그러자 원래의 ‘코’는 소리부인 비(줄 비)를 더해 鼻(코 비)로 분화했다. 중국인들이 자신을 가리킬 때 우리와는 달리 코에다 손가락을 갖다 대는 것도 이와 관련되어 있는 듯 보인다. 먼저, 코를 지칭한 경우이다. C(..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29>臣(신하 신)

[동아일보] 臣은 가로로 된 자연스러운 눈과 달리 세워진 모습인데, 이는 머리를 숙인 채 위를 쳐다보는 눈으로 노예를 상징화했다. 갑골문에서 臣은 항복했거나 포로로 잡힌 남자 노예를 뜻하며, 왕실의 노예를 감독하는 노예의 우두머리를 지칭하기도 했다. 이로부터 臣에 신하의 뜻이 담겼고 군주제 시절 임금에게 자신을 낮추어 부르던 호칭으로 쓰이기도 했다. 그래서 臣은 目(눈 목)이나 見(볼 견)과 같이 눈을 그렸지만 ‘보다’는 의미보다는 굴복과 감시의 이미지를 강하게 담고 있다. 먼저 굴복의 의미가 담긴 글자로 臣, 宦(벼슬 환), 臧(착할 장) 등이 있다. 宦은 집(면·면) 속에 갇힌 눈(臣)을 그려 궁실의 제한된 공간 속에 갇혀 일하는 말단 관리, 즉 宦官(환관)을 말했다. 臧은 한쪽 눈(臣)이 창(戈·과..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28>肉(고기 육)

[동아일보] 肉은 살결이 갖추어진 고깃덩어리를 그렸으며, 이후 따로 쓰거나 상하 구조에는 肉, 좌우구조에는 月(달 월)로 구분해 썼다. 肉이 둘 중복되면 多(많을 다), 손(又·우)에 고기를 쥔 모습이 有(있을 유)이다. 이처럼 肉은 소유의 상징이었으며, 뼈와 살로 구성된 몸의 특징 때문에 각종 신체 부위를 지칭한다. 먼저 신체 부위를 말한 것으로, 肝(간 간)은 생명을 유지하는 근간(干·간)임을, 臆(가슴 억)은 마음(意·의)을 담아 두는 부위임을, 腺(땀샘 선)은 땀이 샘(泉·천)처럼 솟아나는 곳임을 뜻한다. 脣(입술 순)은 입술의 이미지를 조개(辰·신, 蜃의 본래 글자)에서 가져왔고, 腦(뇌 뇌)는 원래 머리(신·신)에 머리칼(천·천)이 더해진 모습이었으나 이후 肉이 추가되었다. 또 胸(가슴 흉)은..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27>聿(붓 률)

[동아일보] 聿은 손에 잡은 붓을 그렸다. 이후 붓대는 주로 대(竹·죽)로 만들어졌기에 筆(붓 필)이 생겨났고, 간화자에서는 대(竹)로 된 붓대와 털(毛·모)로 된 붓 봉을 상징화한 筆로 변했다. 먼저, 필기구로서의 붓이다. 書(글 서)는 그릇에 담긴 먹을 찍어 ‘글’을 쓰는, 晝(낮 주)는 햇빛(日·일)이 있는 ‘낮’에 글을 쓰는, 畵((화,획)·그림 화)는 붓으로 그림이나 도형을 그리는 모습이다. 畵에서 파생된 劃(그을 획)은 도형이나 획을 칼(刀·도)로 새김을 말한다. 肅(엄숙할 숙)은 수놓을 밑그림을 붓으로 그리는 모습이며, 수는 주의를 집중해 놓아야 하므로 이에 ‘엄숙’의 뜻이 생겼고, 그러자 다시 繡(수놓을 수)가 나왔다. 또 律(법 률)은 길(척·척)에서 ‘법령’을 써 붙이고 있는 모습이고,..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26>耳(귀 이)

[동아일보] 耳는 귓바퀴와 귓불이 갖추어진 귀를 그렸으며, 이후 木耳(목이)버섯처럼 귀 모양의 물체나 솥의 귀(鼎耳·정이)처럼 물체의 양쪽에 붙은 것을 지칭하기도 했다. 또 소용돌이 모양의 귀는 여성의 성기와 닮아 생명과 연계되기도 했으며, 신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총명함을 상징하기도 한다. 먼저, 귀를 직접 지칭한다. 聞(들을 문)은 문(門·문) 틈으로 귀를 대고 ‘들음’을, 聲(소리 성)은 악기 연주(O·경)를 귀로 듣는 모습이다. 聯(잇닿을 련)은 원래 耳와 絲(실 사)로 구성되어, 얼굴의 양끝에 실(絲)처럼 ‘연결된’ 귀라는 이미지를 그렸다. 둘째, 귀는 총명함의 상징이다. 원시 시절, 적이나 야수의 접근을 남보다 먼저 감지할 수 있는 남다른 청각을 가진 자는 집단의 우두머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25>(뇌,뢰)(쟁기 뢰)

[동아일보] (뇌,뢰)는 갑골문에서 손잡이와 보습이 달린 쟁기를 그렸는데, 금문에서는 손(又·우)을 더하기도 했으며, 소전체에서는 아래가 나무(木·목), 위가 가름대 모양으로 변해 나무로 만든 쟁기를 상징화했다. 쟁기는 논밭의 흙을 파 일으키는 농기구를 말하는데, 정착 농경을 일찍부터 시작한 중국에서 쟁기의 발명은 농업 혁명에 비견될 정도로 생산력 향상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으며, 중국 문명을 선도한 신기술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쟁기는 농기구를 대표했다. 예컨대 파(써레 파)는 흙덩이를 부수어 흙을 고르는 ‘써레’를, L(보습 사)는 쟁깃술 끝에 맞추는 ‘보습’을, 가(도리깨 가)는 곡식을 두드려 터는 ‘도리깨’를, (서,저,조)(鋤·호미 서)는 긴 손잡이가 달린 ‘호미’를, 우(곰방메 우)는 씨앗을 ..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24>而(말 이을 이)

[동아일보] 而의 위쪽 가로획(一)은 코를, 그 아래 세로획은 人中(인중)을 상징하며, 나머지 늘어진 획의 바깥은 콧수염을, 안쪽은 턱수염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수염은 남자다움과 힘과 권력의 상징이다. 그래서 서구에서도 아슈토레스 여신처럼 턱수염을 가진 여신은 이중의 性(성)을 가진 것을 상징하며, 한자에서도 여자(女·여)의 수염(而)이라는 뜻을 그린 H(희롱할 사)로써 ‘놀림’과 ‘희롱’의 뜻을 담았다. 而의 원래 뜻은 ‘수염’이다. 하지만 而가 가차되어 접속사로 쓰이게 되면서 원래 뜻을 나타낼 때에는 삼(터럭 삼)을 더하여 I(구레나룻 이)로 분화했다. 또 I에서의 而가 이미 ‘수염’의 뜻을 상실했기에 의미를 더 분명하게 하고자 頁(머리 혈)로 대신한 須(모름지기 수)로 얼굴(頁)에 ..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23>老(늙을 로)

[동아일보] 老는 갑골문에서 긴 머리칼과 굽은 몸, 내민 손에 지팡이를 든 모습이 상세히 그려졌다. 금문부터는 지팡이가 匕(비수 비)로 변했는데, 이는 化(될 화)의 생략된 모습이며 ‘머리칼’이 하얗게 변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현대 후기 산업사회에서 노인은 생산력을 상실한, 그래서 사회의 구성에 부담을 주는 존재로 전락했지만, 정착 농경사회를 살았던 고대 중국에서 노인은 지혜의 원천이었다. 축적된 경험이 곧 지식이던 그 사회에서는 풍부한 경험을 확보한 노인은 그 사회의 지도자였고 대소사를 판단하는 준거를 제공했다. 그래서 노인은 존중의 대상이었으며, 그 때문에 노인에 대한 구분도 상세하게 이루어졌다. 노인(老)을 몇 살부터로 규정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쉰 ..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22>羽(깃 우)

[동아일보] 羽는 깃촉(羽莖·우경)과 털이 갖추어진 깃털을 그렸다. ‘날짐승의 털을 羽, 길짐승의 털을 毛(모)라 한다’는 말처럼, 새의 깃털은 날 수 있는 날개이자 자신을 뽐내는 수컷의 상징물이었으며, 활이나 붓을 만드는 재료이기도 했다. 먼저, 깃털의 의미로 쓰인 경우로, 翟(꿩 적)은 멋진 깃털(羽)을 가진 새(추·추)라는 의미를 담았고, 여기서 파생된 耀(빛날 요)는 ‘화려한’ 꿩(翟)의 깃털처럼 빛남(光·광)을 말한다. 翁(늙은이 옹)의 羽도 수컷을 상징하여 원래는 ‘아버지’를 뜻하던 것이 남자에 대한 존칭으로 의미가 확대되었다. 둘째, 깃으로 만든 각종 물품을 말하는데, 중국의 전설에서 활쏘기의 명수였던 后예(후예)를 말하는 예(사람 이름 예)는 두 손(공·공)으로 활(羽)을 쏘는 모습이고, ..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21>羊 (양 양)

[동아일보] 羊은 갑골문에서 양의 굽은 뿔과 몸통과 꼬리를 그렸다. 양은 온순한 성질, 뛰어난 고기 맛, 유용한 털 때문에, 고대 중국인들에게는 단순한 가축을 넘어서 상서로움과 선과 미와 정의의 표상이며 신께 바치는 대표적 희생이었다. 먼저, 양을 직접 지칭하는 경우로, 群(무리 군)은 군집생활을 하는 양의 특징을, 羌(姜·종족 이름 강)은 원래 양(羊)을 치며 토템으로 삼아 살던 중국 서북쪽 사람(인·인)들을, 養(기를 양)은 양(羊)을 먹여(食·사) ‘기르는’ 모습을 그렸다. 둘째, 양고기는 뛰어난 맛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 羔(새끼 양 고)는 구이(火·화)에 쓸 ‘어린 양’을, 羹(국 갱)은 양(羔)으로 곤 맛있는(美·미) ‘수프’를, 羨(부러워 할 선)은 양고기에 군침 흘림(연·연)을 그렸다..

漢字 이야기 2021.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