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 이야기 1625

[한자뿌리읽기]<210>矢(화살 시)

[동아일보] 矢는 갑골문에서 화살의 촉과 대와 꼬리를 사실적으로 그렸다. 화살은 대표적인 사냥 도구이자 무기였으며, 때로는 화살의 곧음처럼 ‘정확함’을, 때로는 길이를 재는 척도를 나타내기도 했다. 먼저 원래 뜻인 ‘화살’의 의미로 쓰인 경우인데, 雉(꿩 치)는 화살(矢)을 쏘아 잡는 새(추·추)인 ‘꿩’을 나타냈다. ‘설문해자’에만 나열된 꿩(雉)의 종류가 14가지나 될 정도로 꿩은 대표적인 사냥감이었다. 矯(바로잡을 교)는 화살(矢)이 곧바르게(喬·교) 펴질 수 있도록 바로잡는 도구를 말한다. 그런가 하면 矣(어조사 의)는 원래 以(써 이)와 矢로 이루어져 화살이 날아가 버린 것처럼(矢) 이미 말이 종결된 것을 나타내는 조사로 쓰였는데, 以는 독음을 나타낸다. 다음은 화살의 속성에서 파생된 의미로 쓰..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09>目(눈 목)

[동아일보] 目은 눈동자가 또렷하게 그려진 눈의 모습인데, 소전에 들면서 자형이 세로로 변하고 눈동자도 가로 획으로 바뀌었다. 먼저, 目이 눈을 직접 가리키는 경우인데, 冒(무릅쓸 모)는 눈 위로 모자를 덮어쓴(F·모) 모습에서 ‘모자’와 ‘덮다’의 뜻을 그렸고, 冒가 冒險(모험)에서처럼·위험(險)을 덮어버리다(冒), 즉 ‘무릅쓰다’는 뜻으로 자주 쓰이자 다시 巾(수건 건)을 더한 帽(모자 모)로 분화했다. 또 盲(소경 맹)은 눈(目)을 못 쓰거나 없어(亡·망) 보지 못하는 사람을, 묘(애꾸눈 묘)는 눈(目)이 하나 적은(少·소) 것을 말한다. 나아가 眉(눈썹 미)는 눈(目)과 위에 있는 눈썹을 그렸고, 盼(눈 예쁠 반)은 눈(目)의 검은자위와 흰자위가 분명하여(分·분) ‘예쁜’ 모습을 그렸다. 그런가 ..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08>皿(그릇 명)

[동아일보] 皿은 아가리가 크고 두루마리 발을 가진 그릇을 그렸는데, 금문에서는 金(쇠 금)을 더하여 그것이 질그릇이 아닌 청동기임을 강조했다. 청동으로 만든 그릇은 대단히 값 비싸고 귀하여 주로 제사 등에서 의례용으로 쓰였다. 먼저 皿은 일반적인 그릇을 지칭하는데, 盂(바리 우)는 우승컵처럼 생긴 커다란 사발을, 盆(동이 분)은 대야를, 盒(합 합)은 뚜껑을 가진 찬합 같은 그릇을 말한다. 또 盛(담을 성)은 그릇(皿)에 가득 담음을, 盈(찰 영)은 그릇(皿)에 가득 참을 말한다. 益(더할 익)은 물(水·수)이 그릇(皿)에서 ‘넘치는’ 모습을 그렸고, 여기에서 ‘더하다’는 뜻이 나오자 원래 뜻은 다시 水를 더한 溢(넘칠 일)로 분화했다. 둘째, 청동 그릇은 제사를 드릴 때, 특히 맹약을 맺을 때 희생의..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07>白(흰 백)

[동아일보] 白의 자원도 의견이 분분하여, 이것이 껍질을 벗긴 쌀, 태양(日·일)이 뜰 때 비치는 햇빛, 엄지손가락 그림 등 여러 의견이 제시되었으나, 마지막 견해가 가장 통용되고 있다. 엄지손가락은 손가락 중에서 가장 큰 ‘첫 번째’ 손가락이다. 그래서 白의 원래의미는 ‘첫째’나 ‘맏이’로 추정되며, ‘맏이’의 상징에서 ‘가깝다’의 뜻이 나왔을 것이다. 이후 白은 告白(고백)처럼 속에 있는 것을 숨김없이 ‘말하다’는 뜻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는데, 그것은 祝(빌 축)에서처럼 ‘맏이(兄·형)’가 천지신명께 드리는 제사를 주관했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白은 속의 것을 숨기지 않고 죄다 밝힌다는 뜻에서 ‘潔白(결백)’과 ‘희다’의 뜻이 나왔고, 그러자 원래 뜻은 人(사람 인)을 더한 伯(맏 백)으로 분화했다...

漢字 이야기 2021.09.18

[한자 뿌리읽기]<206>발(등질 발)

[동아일보] 발(止·지)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놓인 모습이 발이며, 이 때문에 ‘등지다’, ‘떨어지다’, ‘멀어지다’ 등의 뜻이 생겼다. 발로 구성된 登(오를 등)은 원래는 두 발(발), 굽 높은 그릇(豆·두), 두 손(공·공)으로 이루어져, 그릇(豆·두)에 담긴 음식이나 곡식을 신전으로 나아가(발) ‘드리는’ 모습을 그렸으며, 이로부터 登에 ‘오르다’는 뜻이 생겼다. 豆에 주로 콩 같은 곡식을 담아 두었던 때문인지 豆는 이후 大豆(대두)처럼 ‘콩’이라는 뜻으로 주로 쓰였고, 그러자 원래 의미는 木(나무 목)을 더한 두(나무그릇 두)로 분화했다. 그래서 登에서 파생된 글자들은 모두 ‘오르다’의 뜻을 가진다. 예컨대 嶝(비탈길 등)은 산(山·산)으로 오르는 ‘비탈길’을, 燈(등잔 등)은 불(火·화)을 올리..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205>(녁,역)(병들어 기댈 녁)

[동아일보] (녁,역)은 갑골문에 의하면 병상(장·장)에 사람(人·인)이 아파 누워 있는 모습인데, 때로는 흐르는 피나 땀을 더하여 사실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후 소전체에 들면서 사람과 병상이 하나로 합쳐져 지금의 (녁,역)이 되었으며, 주로 질병과 관련된 의미를 나타낸다. 예컨대, (녁,역)은 疫(돌림병 역), 학(학질 학), 疥(옴 개) 등과 같이 구체적인 병명이나, 痛(아플 통), 痒(앓을 양) 등과 같이 질병의 정황을 나타내기도 한다. 疾(병 질)과 病(병 병)은 모두 병에 대한 통칭이지만, 옛날에는 일반적인 병을 疾, 질병 중에서도 중증인 경우를 病이라 구분해 썼다. 疾은 갑골문에서 사람의 몸(大·대)에 화살(矢·시)이 박힌 모습을 그렸는데, 소전체에 들면서 사람(大)이 병상(장)으로 변해 지금..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204>田(밭 전)

[동아일보] 田은 가로 세로로 경지 정리가 잘 된 농지의 모습이며, 그래서 농사나 농경지와 관련된 의미를 가진다. 思(생각 사)는 넓은 논밭(田)에서 농사를 어떻게 잘 지을 것인가를 마음(心·심)속으로 ‘그려 보는’ 모습이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사유를 인간의 조건으로 보았지만, 思는 행위와 사유가 결코 분리될 수 없이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또 男(사내 남)은 논밭에서 쟁기(力·력)를 부리는 남자를, 里(마을 리)는 농사지을 농경지(田)가 있는 땅(土·토), 즉 논밭을 일굴 수 없는 불모지는 마을이 형성될 수 없음을 뜻한다. 따라서 마을(里)은 세금을 낼 수 있는 넓은 농지를 중심으로 형성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田은 동시에 소유 개념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界(경계 계), 甸(경기 전),..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203>用(쓸 용)

[동아일보] 用의 자형을 두고 해석이 많다. 희생에 쓸 소를 가두어 두던 우리에서 ‘쓰다’의 뜻이, 중요한 일의 시행을 알리는 데 쓰는 ‘종’으로부터 ‘시행’의 뜻이 나왔다고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살피면 가운데가 卜(점 복)이고 나머지가 뼈((대,알)·알)로 구성되어 점복에 쓰던 뼈를 그렸다는 설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점(卜)은 고대 사회에서 중대사를 결정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였고, 공동체에서 시행되던 거의 모든 일이 점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 때문에 점을 칠 때 쓰던 뼈로써 시행의 의미를 그렸고, 여기서 使用(사용), 應用(응용), 作用(작용) 등의 뜻이 생겼다. 이후 중요한 일이 결정되어 모든 구성원들에게 이의 시행을 알리는 행위로서 ‘종’이 주로 사용되었기에 다시 ‘종’의 의미가 나왔다..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202>甘(달 감)

[동아일보] 甘은 입(口·구)에 가로획(一)을 더해, 입속에 무엇인가 ‘맛있는 것’이 들어 있는 모습으로 ‘달다’의 뜻을 그렸다. 그래서 甘에서 파생된 柑(사탕수수나무 감)은 단맛(甘)을 내는 나무(木·목)인 ‘사탕수수’를 지칭하며, 甛(달 첨)은 혀(舌·설)로 느끼는 단맛(甘)을 말하고 이로부터 감미로움과 아름다움의 뜻이 생겼다. 甚(심할 심)은 원래 甘과 匕(비수 비)로 구성되어 숟가락(匕)으로 맛있는 것(甘)을 떠먹는 모습을 그렸는데, 이후 匕가 匹(짝 필)로 바뀌어 지금처럼 되었다. 甚에서 숟가락으로 떠먹던 맛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斟(술 따를 짐)이 국자(斗·두)로 甚을 떠는 모습이고, …(오디 심)과 (심,침)(오디 심)이 직접 오디(뽕나무 열매)를 지칭함을 고려해 ..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201>生(날 생)

[동아일보] 生은 갑골문에서 땅(一) 위로 솟아나는 싹(철·철)의 모습을 그렸는데, 때로는 땅을 나타내는 가로획 대신 土(흙 토)를 넣어 그 의미를 더욱 구체화하기도 했다. 그래서 生의 원래 뜻은 초목이 ‘자라나다’이며, 이로부터 出生(출생)이나 生産(생산) 등의 뜻이 생겼다. 여기서 다시 生物(생물)처럼 ‘살아 있음’을, 生鮮(생선)처럼 ‘신선함’을, 天生(천생)처럼 ‘천부적임’을, 生疎(생소)처럼 ‘낯설다’는 뜻을, 다시 書生(서생·공부하는 사람)이나 小生(소생·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처럼 ‘사람’을 뜻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笙(생황 생)은 소리를 만들어 내는(生) 대나무(竹·죽)로 만든 악기를, 牲(희생 생)은 희생에 바칠 산(生) 소(牛·우)를, 姓(성 성)은 여자(女·여)가 낳은(生) 모계 중..

漢字 이야기 2021.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