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 이야기 1625

[한자 뿌리읽기]<5>양(羊)과 길상(吉祥)

동아일보] 한자에서 羊은 대단히 좋은 의미로 쓰인다. 道德(도덕)의 지향점인 善에도, 藝術(예술)의 지향점인 美에도 들어 있다. 모두가 吉祥의 최고 상징어들이다. 羊은 양을 그린 상형자로, 곡선 모양의 뿔을 특징적으로 그렸다. 고기와 젖은 양식으로, 가죽과 털은 옷감으로 쓰였고 성질 또한 온순하고 군집생활을 하는 특징 때문에 羊은 일찍부터 가축화되었던 동물이다. 따라서 고대 중국에서 羊은 대단히 유용하고 중요한 존재이자 신에게 바치는 가장 대표적인 희생물이었기에 犧牲羊(희생양)이라는 말도 생겼다. 羊에 示가 더해지면 祥이 된다. 祥은 가장 소중한 가축인 양을 상에 올려 정성껏 제사를 모시는 모습이다. 이러한 정성에서 나온 신의 계시는 주로 吉兆(길조)였기에 지금의 상서롭다는 뜻이 생겼다. 羊은 善惡(선악..

漢字 이야기 2021.09.04

[한자 뿌리읽기]<4> 음(陰)과 양(陽)

[동아일보] 陰은 秦(진)의 小篆(소전)(왼쪽 그림)에서처럼 통상 읍(阜)가 의미부로 c이 소리부로 간주된다. 하지만 陰의 원래는 c이며, 읍가 추가된 것은 이후의 일이다. c은 今이 소리부이고 云이 의미부인데, 云은 지금은 ‘말하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원래는 구름의 모습을 그린 글자다. 따라서 c에 뿌리박힌 생각은 구름으로 인해 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흐린 날의 경우는 雨(우)를 더하여 d으로, 응달의 경우는 읍를 더하여 陰이 되었다. 읍는 지상가옥의 건축술이 발달하기 이전, 땅을 파 반지하식 흙집을 만들어 살았던 시기에 집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계단을 그린 글자로 이후 ‘집 위쪽의 땅’을 의미하였다. 따라서 陰은 자연스레 陰地(음지)와 연관지어졌다. 陽은 원래 양으로 썼..

漢字 이야기 2021.09.04

[한자 뿌리읽기]<3.>사람(人)과 사람

[동아일보] 세상살이에서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진정한 기쁨은 사람과의 만남에서 오기 때문이다. 北은 갑골문(왼쪽 그림)에서 사람(人)과 사람이 서로 등지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이는 사람이 서로 다른 생각을 품고 서로의 신의를 배반한다는 뜻이 된다. 중국은 북반구에 위치해 있었기에 남쪽은 陽地(양지)이자 중요한 방향이었다. 남쪽은 언제나 좋고 긍정적인 방향, 陽(양)으로 인식되었다. 때문에 집을 지어도 남쪽을 향하게 했다. 왕이 집전할 때도 남쪽을 향했으니, 이를 두고 南面(남면)이라 했다. 그래서 南面에는 ‘왕이 되다’는 뜻이 생겼다. 반대로 북쪽은 등진 쪽이자 나쁜, 부정적인, 陰(음)으로 인식되었다. 등진다는 것은 서로의 관계가 단절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싸움에 져서..

漢字 이야기 2021.09.04

[한자 뿌리읽기]<2>소한(小寒)과 추위

[동아일보] 어제는 小寒(소한), 진정한 겨울 추위가 시작되는 節氣(절기)다. 문명이 발달하기 전 겨울은 일년 중 가장 힘든 계절이었다. 하지만 寒은 商(상)대의 甲骨文(갑골문)에 나타나지 않는다. 周(주)대의 金文(금문)에서 寒자는 그림처럼 대단히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즉 집(면) 안에 사람(人)이 있고 사람의 발아래에 얼음(빙)을 그려 놓았다. 좌우 양쪽에 놓인 풀(‘)은 짚단이거나 깔개로 보인다. 추위를 막고자 집을 짚단으로 둘러쳐 놓은 모습이다. 얼마나 추운지 그렇게 했어도 얼음이 얼었나 보다. 이후 형체 변화가 심해졌지만 지금의 寒자에도 집(면)과 얼음(빙)은 그대로 남아 있다. 지금은 가엾고 딱하다는 뜻으로 변해버린 寒心(한심)이라는 단어도 원래는 추위와 한기가 심장에까지 스며들어 지극히 공..

漢字 이야기 2021.09.04

[한자 뿌리읽기]<1>처음(初)과시작(始作)

[한자 뿌리읽기]처음(初)과시작(始作) | 기사입력 2006-06-13 11:31 |최종수정 2006-06-13 11:31 [동아일보] 한자에서 '처음‘을 뜻하는 글자는 많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始다. 始는 女(계집 여)가 의미부이고 台(기뻐할 이·별 태)가 소리부다. 女가 의미부인 것은 만물의 시작이 여성 혹은 암컷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창조주가 남자인 아담부터 존재케 한 기독교적 사상과는 궤를 달리한다. 만물의 기원을 대지이자 어머니인 여성으로 규정한 것이다. 소리부인 台가 의미에도 관여한다고 보면, ’어머니(女)가 아이를 가져서 기뻐한다(台)‘는, 생명의 탄생과 모성의 시작이 동양 사상의 연원이요 시작인 셈이다. 初 首 元 등도 시작을 뜻하는 한자다. 初는 갑골문(그림 왼쪽)에서처럼 여..

漢字 이야기 2021.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