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 이야기 1625

[한자 뿌리읽기]<200>玉(옥 옥)

[동아일보] 玉은 원래 여러 개의 옥을 실로 꿴 모습이나, 이후 王(왕 왕)과 형체가 비슷해지자 오른쪽에 점을 남겨 구분했다. ‘옥의 아름다움은 다섯 가지 德(덕)을 갖추었으니, 윤기가 흘러 온화한 것은 仁(인)의 덕이요, 무늬가 밖으로 흘러나와 속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義(의)의 덕이요, 소리가 낭랑하여 멀리서도 들을 수 있는 것은 智(지)의 덕이요, 끊길지언정 굽혀지지 않는 것은 勇(용)의 덕이요, 날카로우면서도 남을 해치지 않는 것은 潔(결)의 덕이다’고 한 ‘설문해자’의 말처럼 옥은 중국에서 최고의 덕목을 갖춘 물체로 인식되었다. 그래서 옥은 단순한 보석을 넘어서 더없이 보배로운 吉祥(길상)의 상징이었고, 珍(보배 진), 瑞(상서 서), 寶(보배 보)는 이러한 의미를 담았다. 그것은 옥이 갖고..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99>玄(검을 현)

[동아일보] 玄을 ‘설문해자’에서는 ‘아직 덜 자란 아이’라고 했지만 자형과 그다지 맞아 보이지 않는다. 대신 玄을 실타래를 그린 요(작을 요)의 변형으로 풀이하는 것이 더 합당해 보인다. 즉 요는 (멱,사)(가는 실 멱)의 아랫부분을 줄인 형태이고, (멱,사)은 絲(실 사)의 반쪽이다. 다시 말해 絲를 절반으로 줄인 것이 (멱,사)이요, (멱,사)을 절반으로 줄인 것이 요이며, 이로부터 요에 ‘작다’는 뜻이 나온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水(물 수)와 玄이 둘 모인 玆(이 자)가 결합된 滋(불을 자)는 갑골문에서 물(水)에 실타래(玄)를 담가 놓은 모습인데, 染色(염색)한 실타래를 물에 씻는 모습으로 추정된다. 염색한 실타래를 냇물에 담그면 색깔이 주위로 퍼져 나가 물이 검고 혼탁해지기에 滋에 ‘불어나..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98>犬(개 견)

[동아일보] 犬은 개를 그렸는데, 치켜 올라간 꼬리가 특징적이다. 개는 청각과 후각이 뛰어나고 영리해 일찍부터 가축화되어 인간의 곁에서 사랑을 받아왔다. 그래서 犬으로 구성된 글자는 개, 개의 속성, 개의 기능 등을 뜻한다. 첫째, 개를 지칭하는 경우다. 표(개가 달리는 모양 표)는 개가 여럿 모여 달리는 모습을, 獒(개 오)는 큰 개를 말한다. 또 狗(개 구)는 수입개의 번역어라는 해석도 있지만 ‘예기’의 주석처럼 ‘큰 개를 犬, 작은 개를 狗’라고 한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둘째, 개는 대단히 공격적인데, 犯(범할 범), 狂(미칠 광), 猛(사나울 맹), 猥(함부로 외), 獄(옥 옥) 등은 모두 개의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 글자이다. 개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며 둘만 모여도 으르렁거리며 싸우길 좋아하는데 ..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97>牛(소 우)

[동아일보] 牛는 소의 전체 모습으로도 보지만 사실은 소의 머리로 보인다. 갑골문과 금문을 비교해 볼 때 위쪽은 크게 굽은 뿔을, 그 아래의 획은 양 귀를, 세로획은 머리를 간단하게 상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정착 농경을 일찍 시작한 중국에서 소는 농경의 주요 수단이었다. 犁(쟁기 려)는 소를 이용해 밭을 가는 날카로운(利·리) 날을 가진 ‘쟁기’를 말한다. 소와 쟁기를 이용한 경작법을 대단히 일찍부터 응용한 중국의 농업은 생산 혁명을 이룬 쾌거로 기록되고 있다. 物(만물 물)은 牛와 勿(말 물)로 이루어졌는데, 갑골문에서 勿은 쟁기질할 때 갈라지는 흙덩이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物 역시 소를 이용한 쟁기질 모습을 그렸고 쟁기질에 쓸 색깔(色·색) 좋은 소를 ‘고르다’는 뜻이 바로 物色..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96>爻(효 효)

[동아일보] 爻는 실이나 새끼를 교차되게 짜거나 매듭짓는 모습이며, 이로부터 그렇게 짠 면직물이나 ‘섞인 것’을 뜻하게 되었다. 예컨대, 敎(가르칠 교)는 아이(子·자)에게 문자의 전 단계인 매듭(結繩·결승)짓는 법을 매로(복·복) 가르치는 모습이며, 學(배울 학)은 복 대신 매듭짓는 두 손과 배우는 장소인 집(멱·멱)이 더해졌다. 또 樊(울타리 번)은 두 손(공·공)으로 나무(木·목)를 교차되게(爻) 엮어 ‘울타리’를 만드는 모습이며, 爽(시원할 상)은 사람(大·대)의 양 겨드랑이에 성글게 짠(爻) 베를 그려 ‘시원하게’ 통풍됨을 그렸다. 肴(안주 효)는 고기(肉·육) 등 여러 음식을 섞어(爻) 만든 ‘안주’를, 여기서 나온 淆(뒤섞일 효)는 물(水·수)이 한데 뒤섞임을 말한다. 爾(너 이)는 갑골문부..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95>爪(손톱 조)

[동아일보] 爪는 손발톱을 그렸는데, 금문의 자형은 대단히 사실적이다. 인간의 손발톱은 퇴화해 기능을 많이 상실했지만, 동물에게서는 아직도 살아남기 위한 필수 도구다. 그래서 爪는 손동작 중에서도 공격 방어 명령 선택 등의 뜻을 가진다. 첫째, 공격의 의미가 든 것으로 爭(다툴 쟁)은 손톱(爪)과 손(又·우)으로 중간의 물건을 서로 빼앗으려 ‘다투는’ 모습이다. 爰(이에 원)도 큰 패옥(瑗玉·원옥)을 차지하려 손톱과 손(又)으로 ‘당기는’ 모습이었는데, 이후 발어사로 쓰이자 다시 手(손 수)를 더한 援(당길 원)으로 분화했다. 여기서 파생된 煖(따뜻할 난)이나 暖(따뜻할 난)은 불(火·화)이나 열(日·일)을 당겨 가까이 하면 따뜻해진다는, 緩(느릴 완)은 실((멱,사)·멱)을 당겨 ‘느슨하게’ 하다는 뜻..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94>火(화·불 화)

[동아일보] 불은 인류의 문명 생활을 가능하게 한 중요한 도구다. 火는 넘실거리며 훨훨 타오르는 불꽃을 그렸으며, ‘불’과 불에 의한 요리법, 강렬한 열과 빛, 火星(화성), 재앙, 나아가 식사를 함께 하는 군사 단위인 10명을 지칭한다. 먼저 불(꽃)을 직접 말하는 경우로, 炎(불탈 염)은 火가 둘 모여 불이 강하게 타오름을 그렸으며, 타오르는 불(炎)에 물(水·수)을 끼얹으면 그 기세가 줄어들어 淡(묽을 담)이, 言(말씀 언)을 더하면 이야기로 꽃 피우다는 談(말씀 담)이 된다. (염,혁)(불꽃 염)은 더욱 강하게 타오르는 불을, 炊(불 땔 취)는 입으로 불며(欠·흠) 불을 일으키는 모습을, 焚(사를 분)은 사냥이나 경작을 위해 숲(林·림)을 불태우는 모습을 그렸다. 또 灰(재 회)는 불(火)을 손(..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93>水(물 수)

[동아일보] 水는 굽이쳐 흐르는 물을 그렸다. 그래서 水는 ‘물’이나 물이 모여 만들어진 호수나 강, 또 물과 관련된 동작을 비롯해 모든 액체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먼저, 氷(빙·얼음 빙)은 얼음(빙·빙)이 물(水)에서 만들어짐을, 池(못 지)는 물을 한 곳으로 모이게 하는 여성(也·야)과 같은 곳을, 海(바다 해)는 물에서의 어머니(每·매)와 같은 존재를, 源(근원 원)은 대평원(原·원)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근원을 말한다. 그런가 하면 洪(큰물 홍)은 모두가 함께(共·공) 손을 맞대어 막아야 하는 ‘큰물’을, 消(사라질 소)는 물이 수증기처럼 작은(肖·초) 크기의 물방울로 변하여 ‘사라짐’을 말한다. 또 江(강 강)과 河(강 하)는 원래 각각 長江(장강)과 黃河(황하)를 지칭하는 고유명사였는데, 이..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92>氏(성씨 씨)

[동아일보] 氏의 자원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만, 갑골문을 보면 허리를 숙인 채 물건을 든 모습이라는 해석이 비교적 타당해 보인다. 氏가 ‘씨’, ‘뿌리’, ‘낮다’, ‘들다’ 등의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보아 손에 든 것은 씨앗으로 추정된다. 먼저, 씨를 뿌리는 모습에서 ‘씨’와 ‘뿌리’의 개념이 나왔는데 氏族(씨족)이나 姓氏(성씨)는 이런 뜻을 반영하였다. 昏(어두울 혼)은 해(日·일)가 씨 뿌리는 사람(氏)의 발 아래로 떨어진 시간대를 말하였으며, 옛날의 결혼은 이 시간대에 이루어졌기에 婚(혼인할 혼)이 만들어졌다. 또 해가 지면 ‘어두워’ 사물을 제대로 분간할 수 없으므로 昏은 ‘불분명함’을 뜻하게 되었는데, 혼(어리석을 혼)이나 t(물 흐릴 혼), u(눈 어두울 혼) 등에는 이러한 뜻이 담겼다. ..

漢字 이야기 2021.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