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 이야기 1625

[한자 뿌리읽기]<220>망(망·그물 망)

[동아일보] 망은 손잡이와 그물망을 갖춘 물고기나 새를 잡는 그물을 그렸는데, 이후 소리부인 亡(망할 망)이 더해져 罔(그물 망)이 되었고, 다시 (멱,사)(가는 실 멱)이 더해져 網(그물 망)이 되었으나, 중국의 간화자에서는 망으로 되돌아갔다. 그래서 망은 ‘그물’이 기본 뜻인데, 罕(그물 한)은 장대(干·간)처럼 긴 손잡이가 달린 그물을, 조(보쌈 조)는 높다란(卓·탁) 키의 그물을, 羅(새그물 라)는 가는 실((멱,사))로 짠 새(추·추) 잡이 그물(망)을 말한다. 署(관청 서)도 그물(망)과 포획물을 삶을(者·자, 煮의 본래 글자) 도구를 ’배치함‘으로부터 나누어 배치한 기관(部署·부서)의 뜻이 나왔다. 또 岡(산등성이 강)은 그물망(망)처럼 이어진 산맥(山·산)의 ‘산등성이’를 말하며, 돌을 드..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19>缶(장군 부)

[동아일보] 缶는 윗부분은 절굿공이(午·오·杵의 본자)를, 아랫부분은 그릇(감·감)을 그려 그릇에 담긴 흙을 찧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그 흙은 질그릇을 만들기 위한 배土(배토)일 것이고, 여기서 질그릇(陶器·도기)의 의미가 나왔다. 질그릇은 인류가 지금도 유용하게 쓰고 있는 용기의 하나이다. 흙을 구우면 단단한 질그릇이 만들어지고, 이후 물이 새지 않도록 유약을 발라 자기를 만들었다. 도자기는 중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물산이었다. 도자기를 뜻하는 ‘차이나(china)’는 그것이 ‘중국’에서 만들어져 건너갔으며, 서양인들에게 중국하면 도자기가 떠올랐음을 반영한다. 그뿐만 아니라 도자기의 주 재료인 高嶺土(고령토)와 白土子(백토자)도 이들의 중국식 발음인 ‘카올린(kaolin)’과 ‘퍼툰체(petuntse)..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18>(멱,사)(가는 실 멱)

[동아일보] (멱,사)의 중간은 꼰 실타래를, 아래위는 첫머리와 끝머리를 그렸는데, 지금은 실타래와 끝머리만 남았다. 그래서 (멱,사)은 비단실이 원래 뜻이며, (멱,사)이 둘 모인 絲(실 사)와 대비해 ‘가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파생된 系(이을 계)는 삶은 고치에서 손(爪·조)으로 뽑아낼 때 실((멱,사))의 ‘연이어진’ 모습을, 요(작을 요)는 아래 위의 머리가 없는 실타래만 그려 ‘작음’을 나타냈다. ‘실크(silk)’가 絲의 대역어임에서도 볼 수 있듯, 비단은 중국의 대표적 물산이었고 갑골문이 쓰였던 상나라 때 이미 이의 제조 공정과 관련 글자들이 여럿 등장할 정도로 일찍부터 중요하고 다양한 기능을 담당해 왔다. 먼저, 經(경·날 경)은 원래 경으로 써 간단한 베틀을 그렸는데 이후 (멱,사)을..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17>米(쌀 미)

[동아일보] 갑골문에서의 米가 무엇을 그렸는지는 그다지 명확하지 않다. 아래 위의 세 점이 벼인지 벼를 찧은 쌀인지 분명하지 않고, 중간의 가로획도 벼의 줄기인지 쌀을 골라내기 위한 체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작은 점들이 벼라면 중간의 획은 이삭 줄기일 테고 벼를 찧은 쌀이라면 체일 테지만, 전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쌀은 전 세계 인구의 40% 정도가 주식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인들에게는 가장 대표적인 식량이다. 벼가 중국에 들어간 이후 쌀은 가장 중요한 식량이 되면서 米는 쌀은 물론 기장이나 조 등 일반 곡식까지 지칭하게 되었다. 예컨대 粉(가루 분)은 쌀(米)을 나누어(分·분) 만든 ‘가루’를, 粒(알 립)은 쌀(米)의 독립된(立·립) 단위인 ‘낱알’을, 粃(쭉정이 비)는 쌀에 비견되지..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16>竹(대 죽)

[동아일보] 竹은 곧게 뻗은 대와 양옆으로 난 잔가지를 그렸다. 갑골문이 쓰였던 기원전 13세기쯤의 황하 유역은 야생 코끼리가 살 정도로 기후가 따뜻해 대나무도 많았다. 대는 지금도 생활의 유용한 재료이듯, 당시에도 생필품은 물론 다양한 악기, 나아가 서사의 재료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곧게 자라는 대는 貞節(정절)의 상징이기도 했고, 대로 만든 말을 타며 함께 놀던 옛 친구(竹馬故友·죽마고우)를 연상케 하는 篤(도타울 독)처럼 깊고 ‘도타운’ 정을 뜻하기도 한다. 먼저, 대는 생활용품의 대표적 재료였다. 그래서 조(조리 조)는 쌀을 이는 데 쓰는 조리를, 筌(통발 전)은 물고기를 잡는 통발을, (겁,급)(책 상자 급)은 책상을, 簞(대광주리 단)은 대로 만든 밥그릇을, 箭(화살 전)은 화살대를, 筵(대..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15>立(설 립)

[동아일보] 立은 갑골문에서 팔을 벌리고 땅(一)에 ‘선’ 사람을 그렸으며, 立을 둘 합친 竝(幷·나란할 병)으로 ‘나란하다’는 의미를 그렸다. 또 位(자리 위)는 사람(人·인)이 서 있는(立) 자리라는 뜻이다. 이처럼 立은 ‘서다’가 원래 뜻이다. 그래서 站(우두커니 설 참)은 자리를 차지하고(占·점) 서 있음(立)을 말한다. 하지만 원나라 이후 몽골어 ‘잠(jam·역)’의 번역어로서 말을 갈아탈 수 있는 곳(驛站·역참)을, 지금은 기차역이나 정류소까지 뜻하게 되었다. 또 竭(다할 갈)은 목이 말라 입을 크게 벌리고(曷·갈) 선 사람(立)으로부터 기력이 소진한 상태를 그렸다. 또 端(바를 단)은 몸을 곧게 편 모습을 말하는데, (단,천)(시초 단)은 원래 돋아나는 싹과 뿌리를 그려 ‘시초’나 ‘發端(발..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14>穴(구멍 혈)

[동아일보] 穴은 입구 양쪽으로 받침목이 갖추어진 동굴 집을 그렸는데, 동굴 집은 지상 건축물이 만들어지기 전의 초기 주거 형식이다. 특히 질 좋은 황토 지역에서 쉽게 만들 수 있었던 동굴 집은 온도나 습도까지 적당히 조절되는 훌륭한 주거지였다. 따라서 穴의 원래 뜻은 동굴 집이고, 여기서 ‘굴’과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의 뜻이 나왔고, 이후 인체나 땅의 ‘혈’까지 지칭하게 되었다. 먼저, 穴이 굴을 뜻하는 경우인데, 突(갑자기 돌)은 개(犬·견)가 굴(穴)에서 ‘갑자기’ 뛰어나오는 모습을, 窟(굴 굴)은 몸을 굽혀야(屈·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굴’을, 교(움 교)는 제사에 쓸(告·고) 술 등을 저장하던 땅속으로 파고 들어간 ‘굴’을, 穽(허방다리 정)은 아래로 우물(井·정) 모양의 구덩이를 ..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13>禾(벼 화)

[동아일보] 禾는 익어 고개를 숙인 곡식의 모습인데, 이를 주로 ‘벼’로 풀이하지만 벼가 남방에서 수입된 것임을 고려하면 야생 ‘조’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벼가 수입되면서 오랜 주식이던 조를 대신해 모든 곡물의 대표로 자리하게 된다. 먼저, 禾가 벼와 관련된 것을 말하는 경우로, 秒(까끄라기 묘)는 벼의 잔잔한(少·小·소) ‘까끄라기’를, 제(돌피 제)는 벼의 동생(弟·제) 격인 ‘돌피’를, 稗(피 패)는 벼와 비슷하되 질이 떨어지는(卑·비) ‘피’를, 8(찰벼 나)는 점성이 뛰어난(z·연) ‘찰벼’를, 種(씨 종)은 곡물(禾)의 파종을 위해 남겨 둔 중요한(重·중) ‘씨’를 말한다. 둘째, 곡식의 수확은 농경사회에서 대단히 중요했는데, 年(秊·해 년)은 사람(人·인) 곡식(禾)을 수확하는 모습이고,..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 뿌리읽기]<212>示(보일 시)

[동아일보] 示는 갑골문에서 신에게 제사를 드리기 위한 제단을 그렸으며 이후 제물을 뜻하는 가로획이 위에 추가되었고, 다시 ‘설문해자’의 해석처럼 하늘이 내리는 화복을 상징하기 위해 글자의 아랫부분 양편으로 획이 더해져 지금처럼 되었다. 이를 따라 글자의 뜻도 제단에서 신이 길흉을 내려준다는 의미에서 ‘나타내다’와 ‘보여 주다’ 등으로 확장되었다. 그래서 示로 구성된 한자는 제사와 관련된 의미를 가진다. 먼저, 신을 나타내는 경우인데, 神(귀신 신)은 원래 번개(申·신, 電의 원래 글자) 신을, 社(토지 신 사)는 토지(土·토) 신을, 祖(조상 조)는 할아비(且·차)로 대표되는 조상신을 말한다. 둘째, 제사와 관련된 경우로, 祭(제사 제)는 고기(月·육)를 손(又·우)에 들고 제단(示)에 올리는 모습을,..

漢字 이야기 2021.09.22

[한자뿌리읽기]<211>石(돌 석)

[동아일보] 石은 갑골문에서 오른쪽은 암벽을, 왼쪽은 암벽에서 떨어져 나온 돌덩이를 그렸다. 돌은 인류가 최초로 사용했던 도구였고, 이후 갖가지 중요한 도구로 응용되었다. 그래서 돌은 침, 비석, 숫돌, 악기, 용기, 용량 단위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다. 먼저, 硯(벼루 연), 砥(숫돌 지), 碑(돌기둥 비) 등은 돌 자체를 응용한 경우인데, 硯은 눈에 보이도록(見·견) 글씨를 쓰게 먹을 가는 도구를, 砥는 돌을 밑받침(저·저)으로 삼아 칼을 가는 도구를, 碑는 하관할 때 관을 줄에 매어 내리도록 도와 주는(卑·비) 돌(石)을 말한다. 또 폄(돌 침 폄)은 돌로 만든 침을, 노(돌살촉 노)는 돌화살촉을, 砲(대포 포)는 돌을 쏘아 적을 공격하는 무기를 말했다. 지금의 大砲(대포)는 이미 돌이 아닌 화약을..

漢字 이야기 2021.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