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의 비밀 465

[漢字, 세상을 말하다] 端午 단오

[漢字, 세상을 말하다] 端午 단오 중앙일보 입력 2012.06.25 00:20 음양으로 따지면 홀수인 기수(奇數)는 양(陽)이요, 짝수인 우수(偶數)는 음(陰)이다. 기수가 겹치면 생기(生氣)가 배가된다. 그래서 음력 3월 3일이나 5월 5일, 7월 7일, 9월 9일은 모두 중요한 날로 여겨졌다. 그중에서도 5월 5일 단오(端午)는 1년 중 양기(陽氣)가 가장 왕성한 때라 해서 큰 명절로 간주됐다. 설날·한식·한가위와 함께 4대 명절로 꼽힌다. 단오의 ‘단(端)’은 ‘처음’을 뜻하며 ‘오(午)’는 ‘오(五)’ ‘다섯’을 의미한다. 단오는 따라서 초닷새(初五日)라는 뜻이다. 중오절(重五節)이나 천중절(天中節), 단양(端陽)이라고도 불린다. 우리말로는 수릿날이라 한다. ‘수리’에는 ‘높다(高)’ ‘위(上)..

漢字의 비밀 2021.12.14

[漢字, 세상을 말하다] 視而不見 시이불견

[漢字, 세상을 말하다] 視而不見 시이불견 중앙일보 입력 2012.07.02 00:10 대학(大學)은 중용(中庸) 논어(論語) 맹자(孟子) 등과 함께 4서(四書)에 속하는 책이다. 본래 예기(禮記)의 한 편(篇)이었던 것을 송나라 유학자 정호(程顥)가 따로 떼어내 구성했다. 윤리·정치·철학 등의 학문과 현실 정치 참여를 가르치고 있다. 무릇 천하를 경영하겠다고 나선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대학은 첫 장에서 ‘대학의 길(大學之道)’을 밝히고 있다. 명명덕(明明德·명덕을 밝히는 일), 친민(親民·백성을 새롭게 하는 일), 지지선(止至善·지극한 선에 다다르는 일)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대학의 ‘3강령(三綱領)’이라고 한다. 이어 3강령을 구현하기 위한 수양의 길을 8단계로 제시했다. 격물(..

漢字의 비밀 2021.12.14

[漢字, 세상을 말하다] 太學 태학

[漢字, 세상을 말하다] 太學 태학 중앙일보 입력 2012.07.09 00:04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으니 천하에 왕 노릇 하는 것은 더불어 있지 않다. 부모님이 모두 살아 계시고 형제자매가 아무 탈 없는 것이 첫째 즐거움이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고, 아래를 굽어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둘째 즐거움이요, 천하의 영재를 얻어 그들을 가르치는 것(得天下英才而敎育之)이 셋째 즐거움이다.” 맹자(孟子)의 ‘군자삼락(君子三樂)’이다. 교육(敎育)이란 말이 여기서 나왔다. 교(敎)는 본받을 효(爻), 자식 자(子), 때릴 복()의 합자(合字)다. 효(爻)는 교차하는 기둥을 가진 건물을 뜻한다. 즉 교사(校舍)를 말한다. 자(子)는 그곳에서 공부하는 자제들이다. 복()은 손에 나뭇가지나 회초..

漢字의 비밀 2021.12.14

[漢字, 세상을 말하다] 夢 몽

[漢字, 세상을 말하다] 夢 몽 중앙일보 입력 2012.07.16 00:12 꿈 몽(夢)은 잠을 자고 있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라 한다. 맨 위의 초()는 눈썹의 상형이며, 그 아래 망()은 눈을 상형화한 것이다. 눈썹과 눈 아래에 있는 멱()은 덮고 있는 천을 뜻한다고 하기도 하고, 또는 사람 인(人)의 변형이라는 해석도 있다. 맨 아래에 있는 석(夕)은 반달 모양이 변한 글자로 저녁을 의미한다. 몽(夢)은 따라서 저녁에 이불 덮고 잠을 자면서 보게 되는 것, 즉 꿈이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꿈 하면 우선 현실과는 유리된 것으로, 분명치 않고 흐리멍덩한 상태를 떠올리게 된다. 꿈인지 생시인지 어렴풋한 상태인 비몽사몽(非夢似夢)이 그렇고, 술에 취한 듯 살다가 꿈을 꾸듯이 죽는다는 뜻과 같이 이렇다 할 삶..

漢字의 비밀 2021.12.14

[漢字, 세상을 말하다] 法不阿貴 법불아귀

[漢字, 세상을 말하다] 法不阿貴 법불아귀 중앙일보 입력 2012.07.23 00:49 춘추전국시대 위나라 영공(靈公)에게 미자하(彌子瑕)라는 남총(男寵·남자 친구)이 있었다. 영공은 젊은 미자하의 일거수일투족이 마음에 들었다. 어느 날 미자하가 복숭아를 하나 먹다가 절반을 영공에게 주었다. 영공은 기뻐하며 받아 먹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미자하가 늙자 영공의 사랑도 바뀌었다. 그는 미자하가 먹다 남은 복숭아를 준 일을 생각해 내고는 괘씸하다고 여겼다. 영공은 결국 미자하에게 벌을 내리고, 쫓아냈다. 한비자(韓非子) 세난(說難) 편에 나오는 얘기다. 법가(法家)의 흐름을 연 한비자는 이 고사를 인용한 뒤 ‘사람이 바뀐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건이 다른 것도 아닌데 어찌 상벌이 다를 수 있느냐’고 한탄..

漢字의 비밀 2021.12.14

[漢字, 세상을 말하다] 跳躍 도약

[漢字, 세상을 말하다] 跳躍 도약 중앙일보 입력 2012.07.30 00:20 “무릇 말이 초원에서 노니는 망아지였을 때에는 펄쩍펄쩍 뛰고 발길질하고(跳躍揚蹄·도약양제) 꼬리를 뻗치며 달리므로 사람이 제어할 수 없다. 깨물어 씹으면 살가죽을 뜯고 뼈를 부수며, 발길질하면 오두막을 무너뜨리고 가슴을 함몰시킬 수 있다. 그러나 마부가 길들이고 훌륭한 조련사가 가르쳐서 멍에를 메우고 고삐를 매고 재갈을 물리면 험한 길을 달리게 하고 해자를 뛰어넘게 해도 순순히 따르게 된다. 그러므로 말의 형체 자체는 변화시킬 수 없지만, 말을 마음껏 부릴 수 있게 되는 것은 가르침의 결과다. 말은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한 짐승이지만 사람의 기지(氣志)가 통할 수 있다. 이는 가르침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하물며..

漢字의 비밀 2021.12.14

[漢字, 세상을 말하다] 淚 루

[漢字, 세상을 말하다] 淚 루 중앙일보 입력 2012.08.06 00:23 요즘 우리는 매일 희비(喜悲)가 교차(交叉)되는 모습을 목격한다. 지난달 말부터 멀리 영국에서 벌어지는 런던 올림픽을 통해서다. 전혀 각본이 짜여지지 않은 지구촌 인류의 숨가쁜 승부가 하루가 멀다 하고 연일 진한 감동을 전한다. 패배의 슬픔과 승리의 기쁨이 모였다가 또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비환취산(悲歡聚散) 또는 비희겸집(悲喜兼集)의 드라마는 앞으로 12일까지 일주일은 더 전개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만나는 게 있다. 바로 눈물(淚)이다. 눈물 루는 삼수 변에 허물 려(戾)가 더해져 만들어진 글자다. 잘못을 후회하며 흘리는 게 바로 눈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마치 비처럼 마구 흘러내리는 눈물은 루하여우(淚下..

漢字의 비밀 2021.12.14

[漢字, 세상을 말하다] 愼獨 신독

[漢字, 세상을 말하다] 愼獨 신독 중앙일보 입력 2012.08.13 01:54 남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착한 일을 행하기란 쉽다. 남들이 다 들을 수 있는 곳에서는 모두 고운 말을 쓴다. 그러나 남들이 지켜보지 않고, 남들이 들을 수 없는 곳에서 스스로 언행(言行)을 조심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중용(中庸)에선 “군자는 보지 않는 곳에서 삼가고(戒愼乎 其所不睹), 들리지 않는 곳에서 스스로 두려워한다(恐懼乎 其所不聞)”고 쓰고 있다. 이런 경지에 오른 상태가 바로 ‘신독(愼獨)’이다. 남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즉 혼자 있을 때 스스로 삼간다는 뜻이다. 유학에서 말하는 개인 수양(修身)의 최고 단계다. 중용(中庸)은 이어 “숨겨져 있는 것보다 더 잘 보이는 것은 없고(莫見乎隱), 아주 작은 것보..

漢字의 비밀 2021.12.14

[漢字, 세상을 말하다] 矛盾 모순

[漢字, 세상을 말하다] 矛盾 모순 중앙일보 입력 2012.08.20 00:48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다(光陰似箭·광음사전)”는 말이 있는가 하면, “하루가 1년과 같다(度日如年·도일여년)”는 시구도 있다. “가난함이 뜻을 바꾸지 못한다(貧賤不能移)”라고 '맹자(孟子)'는 말했지만, 송나라 스님 유백(惟白)은 “사람이 가난하면 뜻이 작아지고, 말이 마르면 털이 길어진다(人貧志短 馬瘦毛長)”고 반대논리를 펼쳤다. 이렇게 모순(矛盾)되는 고사성어는 적지 않다. 송나라의 유학자 주돈이(周敦)는 연꽃의 독야청청(獨也靑靑)을 “진흙에서 나왔지만 더럽혀지지 않았다(出泥而不染)”고 칭찬했다. 한 잠언집은 “주사(朱沙)를 가까이 하면 붉어지고, 먹을 가까이 하면 검게 된다(近朱者赤 近墨者黑)”라며 환경을 강조한다. 방..

漢字의 비밀 2021.12.14

[漢字, 세상을 말하다] 선시어외

[漢字, 세상을 말하다] 선시어외 중앙일보 입력 2012.08.27 00:00 업데이트 2012.08.27 00:12 ‘매사마골오백금(買死馬骨五百金)’이란 말이 있다. ‘죽은 말의 뼈를 오백 냥을 주고 사온다’는 뜻이다.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 이야기다. 전국시대 연(燕)나라 소왕(昭王)이 제위(帝位)에 올랐을 때 안으론 내분, 밖으론 제(齊)나라의 침략으로 영토를 적지 않게 빼앗기는 등 국력이 크게 약해진 상태였다. 하루는 소왕이 옛 스승 곽외를 찾아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인재 등용방법을 상의했다. 이에 곽외가 말했다. “어떤 임금이 천리마(千里馬)를 구하려 천 냥의 돈을 걸었으나 3년이 지나도 천리마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어느 하급 관리가 천리마를 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한데 그는 죽은 천..

漢字의 비밀 2021.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