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의 비밀 465

[漢字, 세상을 말하다] 淸廉 청렴

[漢字, 세상을 말하다] 淸廉 청렴 중앙일보 “나라에는 네 강령(四維)이 있다.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개가 사라지면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세 개가 무너지면 근간이 뒤집어지고, 넷을 잃으면 망한다. 기울면 바로잡을 수 있고, 위태로운 것은 안정시킬 수 있고, 뒤집어지면 일으켜 세울 수 있으나, 망한 나라는 다시 일으킬 수 없다. 무엇을 네 가지 강령이라 부르는가? 첫째는 예(禮), 둘째는 의(義), 셋째는 염(廉), 넷째는 치(恥)이다. 예란 절도를 넘지 않음이요, 의란 제멋대로 나아가지 않음이고, 염이란 잘못을 은폐하지 않음이요, 치란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음이다.” 제(齊)나라 환공(桓公)을 도와 패업(覇業)을 이룬 관중(管仲)이 지은 관자(管子) ‘목민편(牧民篇)’의 앞부분이다. 나라 ..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習近平 습근평

[漢字, 세상을 말하다] 習近平 습근평 중앙일보 중국인의 이름에선 종종 세월을 읽을 수 있다. 대표적 인물로 마오쩌둥(毛澤東)의 후계자 화궈펑(華國鋒)이 있다. 한때 중국의 1인자였던 그의 본명은 쑤주(蘇鑄)다. 성은 물론 이름도 바꾼 경우다. 계기는 1938년, 그가 항일운동에 몸을 바치기로 결심하면서다. ‘중화항일구국선봉대(中華抗日救國先鋒隊)’에서 ‘화국봉’ 석 자를 취했다. 화궈펑을 물리치고 대권을 장악한 덩샤오핑(鄧小平) 역시 고친 이름이다. 아버지가 처음 지어준 이름은 덩셴성(鄧先聖). 성인에 앞서라는 거창한 뜻이 담겼다. 이에 마을 서당의 훈장이 훈수를 뒀다. 과한 것 아니냐고. 훈장은 대신 현자(賢)가 되기를 바란다(希)는 뜻의 시셴(希賢)이란 이름을 덩에게 주었다. 그러나 공산혁명을 하기엔..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政者,正也 정자, 정야

[漢字, 세상을 말하다] 政者,正也 정자, 정야 중앙일보 공자(孔子)와 같은 시대의 노(魯)나라 재상으로 계강자(季康子)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막강한 권력으로 국정을 좌지우지했다. '논어'에는 공자와 계강자가 정치를 놓고 나눴던 대화가 여러 차례 나온다.‘정치란 무엇이냐’는 계강자의 물음에 대해 공자의 첫 대답은 “정치란 곧 올바름이다(政者, 正也)”라는 것이었다. 공자는 “당신이 백성을 정도로 이끈다면, 누가 감히 정도를 걷지 않겠느냐(子帥以正, 孰敢不正)”라고 그 뜻을 설명했다. ‘올바름’이야말로 정치의 제일 덕목이라는 충고다. 계강자가 이번에는 “만일 도가 없는 사람을 죽여 도덕을 실현한다면 어떻습니까(如殺無道, 以就有道, 如何)”라고 물었다. 공자가 답하여 말하길 “그대가 정치를 한다고 하면서..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族刑 족형

[漢字, 세상을 말하다] 族刑 족형 중앙일보 공자는 “쉰 살이 돼 하늘의 뜻을 알았다(五十而知天命)”고 했다. 지명(知命)은 나이 오십을 가리킨다. 한자 지(知)에는 화살(矢)이 들어 있다. 화살은 고대 중국에서 신성한 물건이었다. 화살에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지금도 행해지는 예포(禮砲) 발사도 같은 의미다. 화살을 꺾는 행위는 서약 의식이다. 지는 신에게 맹세하듯 분명히 알게 됐다는 뜻이다. 씨족을 의미하는 족(族)에도 화살이 있다. 화살(矢)을 제외한 부분은 바람에 흩날리는 깃대다. 조상이 같은 씨족의 기(旗)다. 족은 깃대 아래서 화살을 꺾어 동족의 일원임을 서약하는 모습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2007년 대선에서 패한 뒤 “우리는 폐족(廢族)입니다”라고 했다. 폐족은 조상이 ..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無信不立 무신불립

[漢字, 세상을 말하다] 無信不立 무신불립 중앙일보 자공(子貢)이 스승 공자에게 치국(治國)의 도를 물었다. 공자가 답하길 “음식이 풍족하고, 군비가 넉넉하며, 백성의 신임을 얻으면 된다(足食足兵,民信之矣)”고 답했다. 자공이 다시 “셋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공자는 “먼저 군비를 버려야 한다”고 했다.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이라는 질문에 공자는 ‘음식을 버려서라도 믿음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백성들의 신임이 없다면 아무것도 존립할 수 없기 때문(民無信不立)”이라는 설명이다. 논어(論語) 안연(顔淵)편에 나오는 얘기다. 국가운영에 ‘믿음(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파한 것이다. 한자 자전인 설문(說文)은 ‘信’을 ‘誠’이라 했다(信, 誠也). 글자 ‘誠..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公薦 공천

[漢字, 세상을 말하다] 公薦 공천 중앙일보 민주(民主)는 백성(民)이 주인(主)이 된다는 말이다. 민(民)은 예리한 칼에 눈이 찔린 모습이다. 남자 포로의 경우 노예로 삼기 위해 눈을 찔러 반항 능력을 약화시켰다. 민(民)의 원래 의미는 ‘노예’다. 후에 그 의미가 점차 확대돼 일반 사람을 뜻하게 됐다. 주(主)는 등잔불의 심지를 뜻하는 위의 점 하나, 그리고 등잔대를 나타내는 아랫부분으로 구분된다. 심지는 등잔불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중심’이란 의미를 갖게 됐고, 다시 주인(主人)에서처럼 사람(人) 중의 중심(主)이라는 뜻을 가지게 됐다. 어느 한 사회가 민주적이냐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자신들의 지도자를 자신들의 손으로 뽑을 수 있는가 여부다. 선거(選擧)가 필요한 것이다...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盜賊 도적

[漢字, 세상을 말하다] 盜賊 도적 중앙일보 9000명의 졸개를 거느린 대도(大盜)인 도척(盜)이 자신을 교화시키겠다며 찾아온 공자(孔子)에게 따져 물었다. “지금 당신은 문(文)왕과 무(武)왕의 도를 닦고, 천하의 이론을 도맡아 후세 사람을 가르친다고 나섰다. 넓고 큰 옷에 가는 띠를 두르고 헛된 말과 거짓 행동으로 천하의 임금들을 미혹시켜 부귀를 추구하려는 것이다. 도둑 치고 당신보다 더 큰 도둑은 없는데, 세상 사람들은 어찌 당신을 도구(盜丘, 공자를 깎아내려 이르는 말로 구(丘)는 공자의 이름)라 부르지 않고, 나를 도척이라 부르는 것이냐!” 장자(莊子) ‘도척’편에 실린 허구의 이야기다. 도적(盜賊)의 애초 뜻은 도둑이 아니었다. 도(盜)를 파자(破字)하면 ‘물 수()’와 ‘하품할 흠(欠)’, ..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分裂 분열

[漢字, 세상을 말하다] 分裂 분열 중앙일보 “천하 대세를 논하자면, 분열이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통합이 오래되면 반드시 나눠진다(話說天下大勢, 分久必合, 合久必分)….” 나관중(羅貫中)의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는 이렇게 시작된다. 진(秦)나라가 무너진 뒤 통일왕조를 구축했던 한(漢)나라가 다시 분열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음을 축약한 말이다. 위(魏)·오(吳)·촉(蜀), 삼국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한자 ‘分(분)’은 ‘八’과 ‘刀(도)’가 합쳐진 글자다. 중국의 한자 자전인 설문(說文)에 따르면 ‘八’은 물건이 서로 나눠져 있는 모습(二物相離)을 형상한 글자다. ‘八, 離也’라 했다. 그 밑에 칼을 뜻하는 ‘刀’을 붙여 만든 글자 ‘分’은 결국 ‘칼로써 물건을 베어 서로 떨어져 있게 하는 것’이..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暴虎馮河 포호빙하

[漢字, 세상을 말하다] 暴虎馮河 포호빙하 중앙일보 호(虎)는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어슬렁거리며 걷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호랑이를 맨손으로 상대한다는 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다. 또 황하(黃河)를 큰 배를 타지 않고 걸어서 건너겠다는 건 자살행위와 다름없다. 이런 뜻의 성어가 포호빙하(暴虎馮河)다. 호랑이를 맨주먹으로 치고(暴), 황하를 걸어서 건넌다(馮)는 뜻인데 무모한 용기를 가리킨다. 공자가 제자인 자로(子路)의 만용(蠻勇)을 꾸짖을 때 사용했다. “나는 맨손으로 범을 잡으려 하고 맨발로 황하를 건너려다가 죽어도 후회함이 없는 자와는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일을 하는 데 있어 두려운 생각을 가지고 꾀를 쓰기를 좋아해 일을 성공시키는 사람과 함께할 것이다(暴虎馮河 死而無悔者 吾不與也必也臨..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成均 성균

[漢字, 세상을 말하다] 成均 성균 중앙일보 중국에서도 고대 원시사회가 발전하면서 계급이 형성됐고, 부족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족 지도자는 백성들에게 무엇인가를 알려야 했고, 또 가르쳐야 할 일이 생겼다. 지도자는 부족 사람을 광장으로 모아 집회를 갖고 제례(祭禮)·훈육(訓育) 등을 실시했다. 요순(堯舜)시대에 들어 국가의 틀이 잡히면서 이 같은 ‘광장 활동’은 교육으로 발전했고, 이를 일컬어 ‘성균(成均)’이라 했다. ‘성균’은 중국 고대의 학교였던 셈이다. 이는 주(周)나라 왕실의 제도를 담은 주례(周禮)에서 확인된다. 이 책의 ‘춘관(春官)·대사악(大司樂)’편에는 “대사악은 ‘성균의 법(成均之法)’을 관장한다. 이로써 왕실의 학습과 관련된 정책을 수립하고, 왕실 자제들을 모아 공부를 시..

漢字의 비밀 2021.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