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의 비밀 465

[漢字, 세상을 말하다] 講信修睦 강신수목

[漢字, 세상을 말하다] 講信修睦 강신수목 중앙일보 “대도(大道)가 행해지면 천하에 공의가 구현될 것이다(天下爲公). 현자(賢者)를 뽑아 위정자로 삼고 능력 있는 자에게 관직을 부여하며(選賢與能), 서로 믿음을 가르치고 화목한 사회를 구현한다(講信修睦). 그러므로 사람들은 자신의 어버이만 어버이로 알지 않고 자기 자식만 자식으로 알지 않게 된다. 노인(老人)으로 하여금 편안한 여생을 보내게 한다. 젊은이는 일할 조건이 보장되고, 어린이는 길러주는 사람이 있으며, 의지할 곳이 없는 과부나 홀아비를 돌보며, 폐질자(廢疾者)도 모두 부양받게 된다. 남자는 적령이 되면 결혼할 상대가 주어지고, 여자도 시집갈 곳이 있다. 재화(財貨)가 땅에 버려지는 것을 싫어하지만 반드시 자기가 사적으로 저장할 필요가 없다. 스..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人生如朝露 인생여조로

[漢字, 세상을 말하다] 人生如朝露 인생여조로 중앙일보 참으로 알 수 없는 게 인생사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갑작스러운 몰락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그는 올 초까지만 해도 중국의 정치 스타였다. 태자당 출신인 데다 미모의 부인을 두고, 국무원 상무부장 역임 등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올가을엔 중국의 최고지도부인 9인의 정치국 상무위원회 진입이 유력했었다. 그러다 심복의 배신과 부인의 외국인 독살 혐의가 불거지며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의 신세가 ‘외로운 성의 지는 해(孤城落日)’와 같다고나 할까. 그로서는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다(人生如朝露)’고 읊조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인생이라는 게 해가 뜨면 곧 스러지는 아침 이슬과 같이 덧없다는 것이다. 당(唐)대의 백낙천..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天高皇帝遠 천고황제원

[漢字, 세상을 말하다] 天高皇帝遠 천고황제원 중앙일보 중국 원(元)나라의 마지막 황제였던 순제(順帝·1333~1367년 재위) 때의 일이다. 13세기 초 중국 대륙으로 거점을 옮긴 원나라는 순제에 들어서면서 멸망의 기운이 뚜렷했다. 몽골인들의 가혹한 정치로 민심은 흉흉했고,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절강(浙江)성 태주(台州)·온주(溫州)에서도 일부 한족이 민병을 조직해 반란을 일으켰다. 그들은 반원(反元)의 기치를 내걸며 이렇게 외쳤다. “하늘은 높고 황제는 멀리 있으니(天高皇帝遠), 백성들은 적은데 관리들은 많다(民少相公多). 하루에도 세 차례씩 두들겨 맞으니(一日三遍打), 어찌 반란을 일으키지 않고 기다리겠는가(不反待如何)”라는 내용이었다. 순제를 비롯한 몽골 집권세력들은 결국 반란세력에 쫓겨 다..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潛龍 잠룡

[漢字, 세상을 말하다] 潛龍 잠룡 중앙일보 올해는 용(龍)의 해다. 용은 비늘이 있는 짐승의 우두머리이자, 신출귀몰하고 변화무쌍하며 춘분(春分)에 하늘에 올라 추분(秋分)에 연못에 잠긴다고 설문해자(說文解字)는 풀이했다. 또 다른 자전 광아(廣雅)는 용의 구분법을 제시했다. 비늘 달린 용을 교룡, 날개 달린 것은 응룡, 뿔이 있으면 규룡, 뿔이 없으면 이룡, 승천하지 못한 것을 반룡으로 나눴다. 용은 발톱[爪] 숫자로 등급이 나뉜다. 다섯 발톱을 가진 오조룡(五爪龍)은 천자, 네 개는 제후, 셋은 대부를 뜻했다. 삼라만상(森羅萬象)의 이치가 담겼다는 주역(周易)은 건(乾)괘로 시작한다. 건(乾)은 하늘이다. 하늘에는 용이 산다. 건괘는 다양한 용을 이야기한다. 연못 아래 숨어 있는 잠룡(潛龍), 밭[田..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夏冬 하동

[漢字, 세상을 말하다] 夏冬 하동 중앙일보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인 봄은 따스한 햇볕을 떠올리게 한다. 봄 춘(春)은 바로 풀(艸)이 따스한 햇볕(日)을 받아 땅에서 어렵게(屯) 돋아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 한다. 가녀린 새싹이 꽁꽁 얼었던 땅을 어렵사리 비집고 올라오는 모습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마저 갖게 한다. 여름 하(夏)는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을 추는 모습에서 나온 글자라 한다. 글자를 보면 몸통과 팔은 사라졌지만 머리(頁)와 춤추는 발()은 남아 있다. 그렇다면 무당은 왜 춤을 추는 것일까.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옛날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뭄이 자주 들었다. 이렇다 할 대비책을 세우지 못한 고대인들로서는 무당을 앞세워 기우제(祈雨祭)를 지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漢字의 비밀 2021.12.15

[漢字, 세상을 말하다] 革新 혁신

[漢字, 세상을 말하다] 革新 혁신 중앙일보 입력 2012.05.21 00:32 옛날 짐승의 가죽은 귀했다. 옷을 짜고 그릇을 만드는 재료로 활용됐다. 짐승을 잡아 털을 벗겨내고 껍질만 칼로 떠낸 것이 바로 가죽이다. 가죽을 말리기 위해 양지에 펼쳐 널면 가운데는 원형 몸통이, 위에는 머리가, 아래에는 다리와 꼬리가 붙어있게 된다. 이를 상형으로 표시한 글자가 바로 가죽이라는 뜻의 ‘革(혁)’이다. 가죽은 전쟁용 방패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기도 했다. 맹자(孟子) 공손추(公孫丑) 편에는 ‘국가를 공고히 함에 위험한 지형에 의지하지 말고(固國不以山溪之險), 천하에 위엄을 떨칠 때 군사와 병기에 의존하지 말라(威天下不以兵革之利)’고 했다. 여기에 나오는 ‘革’이 바로 가죽으로 만든 방패였다. ‘革’에는 ‘바..

漢字의 비밀 2021.12.14

[漢字, 세상을 말하다] 近水樓臺 근수누대

[漢字, 세상을 말하다] 近水樓臺 근수누대 중앙일보 입력 2012.05.28 09:01 “천하의 근심을 먼저 걱정하고, 세상 사람들이 모두 즐거워한 뒤에 즐거워하라(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歟).” 북송(北宋)시대의 걸출한 문인 범중엄(范仲淹·989~1052)이 지은 ‘악양루기(岳陽樓記)’의 한 구절이다. 이를 줄인 ‘선우후락(先憂後樂)’은 동서고금을 초월해 식자라면 마땅히 갖춰야 할 기본 자세다. 범중엄이 지금의 중국 항저우(杭州) 인근 전당(錢塘)에서 지방관으로 근무할 때였다. 그는 인근 관리들 가운데 인재를 조정에 추천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도왔다. 어느 날 외지 순찰을 도느라 범중엄의 눈에 들지 못한 소인(蘇麟)이 시를 지어 보냈다. “물 가까이 있는 누대는 먼저 달을 얻고(近水樓臺先得月..

漢字의 비밀 2021.12.14

[漢字, 세상을 말하다] 一衣帶水 일의대수

[漢字, 세상을 말하다] 一衣帶水 일의대수 중앙일보 입력 2012.06.04 14:07 업데이트 2012.06.04 15:52 8월 24일로 한·중 수교 20년을 맞는다. 이에 맞춰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많은 기념행사가 열리는 건 불문가지(不問可知)다. 부처님오신날인 지난달 28일엔 35세 이하의 젊은 공무원들로 구성된 중국청년간부대표단 150명이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우상)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 같은 한·중 교류 행사 때 중국 측으로부터 곧잘 듣게 되는 성어(成語) 하나가 있다. 바로 ‘일의대수(一衣帶水)’다. ‘한 줄기 띠와 같이 좁은 냇물이나 강’이라는 뜻의 말이다. 강물이 흐르는 것을 멀리서 보자니, 그것이 마치 허리에 두른 좁은 띠처럼 너른 들판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다는 데서 나왔다..

漢字의 비밀 2021.12.14

[漢字, 세상을 말하다] 廉恥 염치

[漢字, 세상을 말하다] 廉恥 염치 중앙일보 입력 2012.06.11 00:00 뻔뻔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염치(廉恥)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타인에게 자기 잘못을 떠넘기고, 비방한다. 이런 몰염치(沒廉恥)한 사람들이 많을수록 사회는 시끄럽고 어지러워진다. 한자 ‘廉恥’는 ‘廉操(염조)와 知恥(지치)’의 약자다. ‘청렴하고, 지조를 지키고, 수치심을 아는 것’을 뜻한다. 성현들은 ‘수치심을 아는 것(知恥)’에서 인간의 도리가 비롯된다고 말하고 있다. 공자는 중용(中庸)에서 ‘학문을 즐기는 것은 지혜에 가까워지는 것이며, 힘써 행하는 것은 인(仁)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또 수치를 아는 것은 용기에 가까워지는 것(好學近乎知, 力行近乎仁, 知恥近乎勇)’이라고 했다. 염치가 있어야 용기가 생기고, 용기가 있어야..

漢字의 비밀 2021.12.14

[漢字, 세상을 말하다] 長城 장성

[漢字, 세상을 말하다] 長城 장성 중앙일보 입력 2012.06.18 00:04 업데이트 2012.06.18 09:23 장성(長城) 토굴 물을 말에게 먹이는데/ 물이 차가워 말의 골수가 상하겠네. (중략) 장성은 어찌 그렇게도 길게 이어져/ 이어지고 이어지길 삼천리./ 변방 성에는 젊은이들이 많고/ 집 안에는 과부들만 많구나./ 편지 써서 집에 보내 말하길/ “다른 데 시집가오, 기다리지 말고./ 새 시부모 잘 받들고/ 때때로 옛 낭군 생각해주오”라 하니./ 답장을 변방에 보내 말하길/ “당신 지금 무슨 말을 그리 야속하게 하시오./ 몸은 재난을 만났으나/ 어찌 다른 집 부인 되리오./ 아들 낳으면 신중히 생각해 거두어 살리지 않고/ 딸 낳으면 고기 포를 먹여 기르겠소./ 그대 홀로 장성 아래를 보지 못..

漢字의 비밀 2021.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