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봉교수의 한시이야기 ▲ 김태봉 풀잎 위에 이슬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백로(白露)가 지나고 나면 철은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든다. 촉촉하고 정갈한 느낌으로 다가 오는 이슬은 가을밤의 정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귀한 존재이다. 가을밤 하늘에 밝은 달이 있다면 땅에는 촉촉하고 정갈한 이슬이 있다. 달과 이슬의 가을밤이면 사람들은 멀리 떨어져 있는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는 경향이 있다. 당(唐)의 시인 두보(杜甫)도 예외는 아니었다. ◈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月夜憶舍弟) 戍鼓斷人行(수고단인항) 수자리 북소리에 인적은 끊어지고 秋邊一雁聲(추변일안성) 변방의 가을에 외기러기 우는 소리 露從今夜白(노종금야백) 이슬은 오늘밤부터 하얗게 내리고 月是故鄕明(월시고향명) 이 달은 고향에서도 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