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봉 교수의 한시 이야기 ▲ 김태봉 여름 무더위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계곡이나 해변을 찾아가거나 부채, 선풍기 에어컨을 총동원해도 무더위를 피하기는 쉽지 않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은 무더위에도 예외가 아니다. 무더위가 무섭다고 무조건 피해 도망 다니기만 하면 도리어 무더위에 당하기 십상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즐기는 편을 택하는 것이 낫다. 조선(朝鮮)의 시인 기대승(奇大升)의 눈에 여름 풍광은 마냥 정답기만 하였다. 여름 풍경(夏景) 蒲席筠床隨意臥(포석균상수의와) 부들자리 대나무 침상에 누우니 虛欞踈箔度微風(허령소박도미풍) 빈 창과 성긴 발로 미풍이 불어 든다. 團圓更有生凉手(단원갱유생량수) 둥근 부채질에 다시 서늘해지니 頓覺炎蒸一夜空(돈각염증일야공) 찌는 듯한 더위가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