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의 한국사 450

[뉴스 속의 한국사] 왕이 "사관이 모르게 하라"고 하자 그 말까지 기록했죠

[뉴스 속의 한국사] 왕이 "사관이 모르게 하라"고 하자 그 말까지 기록했죠 입력 : 2022.01.06 03:30 조선왕조실록 ▲ /그래픽=안병현 최근 한국고전번역원이 조선왕조실록 일부의 새 번역본을 출간했습니다. '태조실록' '정종실록' '태종실록' '정조실록' 부분이에요. 조선왕조실록은 한문으로 기록돼 읽기 어려웠는데, 1993년 우리말로 모두 번역됐어요. 하지만 여전히 어렵고 잘못 옮긴 곳도 있다는 지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훨씬 읽기 좋은 번역본을 냈다는 거예요. 우리나라 국보이자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이 어떤 책인지 알아볼까요? 임금도 볼 수 없었던 역사 기록이었어요 "이제 태종실록 편찬을 마쳤으니 내가 옛 임금들처럼 이를 한번 보려고 하는데 어떻겠는가?..

[뉴스 속의 한국사] 1만㎞ 건너온 서역의 흔적들… 신라와 이슬람의 만남

[뉴스 속의 한국사] 1만㎞ 건너온 서역의 흔적들… 신라와 이슬람의 만남 고대 한반도를 찾았던 이방인 ▲ 통일신라시대 왕릉인 원성왕릉 봉토 인근의 무인 석상. 터번을 쓴 채 곱슬거리는 짧은 수염, 크고 깊은 눈, 큼지막한 매부리코를 한 모습이에요. /국립경주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은 '고대 한국의 외래계 문물' 특별전을 지난달 24일부터 열고 있어요.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고대 한반도와 다른 나라가 교류하며 남긴 유물 253점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 유물뿐 아니라 5~6세기 삼국시대부터 서역(西域)에서 건너온 진귀한 물건도 선보여요. 서역은 중국의 서쪽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흔히 오늘날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타림분지와 구소련, 중앙아시아인 서(西)투르키스탄 지역..

[뉴스 속의 한국사] 태조 이마의 작은 혹, 추사 뺨 천연두 자국까지 그렸어요

[뉴스 속의 한국사] 태조 이마의 작은 혹, 추사 뺨 천연두 자국까지 그렸어요 조선의 초상화 ▲ ①정조때 호조참판을 지낸 이채(왼쪽)와 그의 할아버지 이재(오른쪽)의 초상화로 알려진 그림. 같은 사람처럼 닮았어요. /국립중앙박물관·수원화성박물관 경기도박물관이 조선 시대 초상화 기획전 '열에 일곱'을 내년 2월 27일까지 연다고 해요. 전시 작품 중 조선 후기의 문신인 조영복(1672~1728)의 초상화 두 점은 다른 작가가 그렸는데도 같은 사람을 그렸음을 단번에 알 수 있어요. 그림이 무척 정교하고 세밀하기 때문이지요. 이번 전시뿐 아니라 조선 시대 초상화는 그 정교함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견줘도 손색없다는 말까지 나와요. 어떻게 그렇게 세밀하게 그릴 수 있었을까요? 똑같은 주름과 검버섯,..

[뉴스 속의 한국사] 왕흥사 만든 백제 기술… 일본 최초 사원에 전해졌대요

[뉴스 속의 한국사] 왕흥사 만든 백제 기술… 일본 최초 사원에 전해졌대요 백제와 일본의 닮은 꼴 사찰 ▲ ①일본 나라현에 있는 일본 최초의 사원 아스카데라. /위키피디아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이 최근 '백제실'을 개편해 무덤이나 절터에서 발굴한 새로운 자료들을 선보이고 있어요.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부여 왕흥사지에서 발굴된 두 점의 '치미'예요. 치미는 기와지붕의 용마루 양쪽 끝에 올려놓은 장식용 기와로, 새의 꼬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높이가 123㎝나 되는 왕흥사지 치미는 국내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해요. 치미가 발견된 부여 왕흥사지는 일본 최초의 사원 '아스카데라(飛鳥寺)'의 모델로 일본에서도 유명합니다. 두 나라의 절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일본 최초의 기와..

[뉴스 속의 한국사] 270년간 폐허였던 궁… 고종 때 처음의 18배로 다시 지었죠

[뉴스 속의 한국사] 270년간 폐허였던 궁… 고종 때 처음의 18배로 다시 지었죠 경복궁 중건 ▲ 현재 경복궁 모습. /이진한 기자 일제에 의해 훼손된 경복궁을 복원하는 작업을 테마로 한 특별전 '고궁연화'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고 있어요. 조선 시대 세워진 궁은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경희궁 등 5곳이 있어요. 그중 경복궁은 궁중의 공식 행사를 치르는 가장 으뜸인 궁궐로 '정궁(正宮)' 또는 '법궁(法宮)'이라고 부르지요. 지금도 연간 국내외 관광객 1000만명이 찾는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이에요. 경복궁은 조선 건국 3년 뒤인 1395년(태조 4년)에 건립됐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보는 경복궁은 그때 것이 아니라 조선 말인 1865~1867년 다시 지어진 건물이라고 해요. 불과 150..

[뉴스 속의 한국사] 순장자 14명과 함께 묻힌 금관… 大가야의 최전성기 상징

[뉴스 속의 한국사] 순장자 14명과 함께 묻힌 금관… 大가야의 최전성기 상징 가야금관의 비밀 ▲ ①호암미술관이 소장한 가야 금관이에요. 대가야 지배층이 묻힌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두번째 사진) 45호에서 출토됐어요. 처음엔 금관의 제작지가 논란이 됐는데, 금관의 부속 금제품(②)이 나중에 지산동 고분군 45호에서 발굴된 부속 금제품(③)과 똑 닮아 가야에서 제작된 것이 확실해졌죠. ④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백제의 금관 장식. ⑤경주 금관총에서 나온 신라 금관. /문화재청·국립중앙박물관·국립경주박물관·오세윤 작가 경기도 용인에 있는 호암미술관에서 '야금(冶金): 위대한 지혜'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요. 호암미술관은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이 30여 년에 걸쳐 수집한 미술품을 바탕으로 1982년 개..

[뉴스 속의 한국사] 외국인 아닌 자국민이 천주교회 시작한 건 한국뿐이래요

이승훈과 천주교 전래 ▲ 한국 천주교회사의 주요 사건과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탁희성 화백의 작품들. ①이승훈 등이 서울 명례방(현재 명동·충무로 일대)에 있던 역관 김범우 집에서 한국천주교회 최초의 공적 집회를 갖는 장면.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제공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에서 처음으로 세례(천주교 신자가 되는 의식) 받은 인물인 이승훈(1756~1801)을 기리는 역사공원이 인천에 만들어진다고 해요. '이승훈 역사공원'은 내년 12월 그의 무덤이 있는 인천 장수동에 '천주교 역사문화체험관'과 함께 문을 열 예정입니다. 이승훈이 중국에서 세례를 받고 귀국해 천주교 공동체를 설립한 1784년은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가 시작된 해로 불려요. 이처럼 외국 선교사가 아니라 한국인이 자발적으로 천주교회를 설립한..

[뉴스 속의 한국사] 신비한 미소는 같지만 7세기 불상이 더 우아하죠

삼국시대 걸작 '반가사유상' 지난 12일부터 삼국시대 유물 중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이 국립중앙박물관의 한 공간에 나란히 전시되고 있어요. 지금까지 두 불상이 함께 전시된 경우는 단 두 번뿐이고, 워낙 귀중한 보물이라 하나씩 번갈아 전시됐었는데,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거예요. '반가사유상'은 오른발을 왼쪽 무릎 위에 걸치고[반가·半跏], 깊은 생각[사유·思惟]에 잠긴 모습을 한 불상을 말해요. 금동으로 만든 반가사유상은 70점 정도가 남아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번에 나란히 전시된 국보 78호와 83호는 최고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두 불상의 신비롭고 오묘한 미소는 바라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위안을 받는 기분이 들어요. 둘은 얼핏 보면 닮았지만 다른 점도 많답니다. 화려함과 ..

[뉴스 속의 한국사] 韓·中·日 무예 집대성… '상무 정신' 높이려 만들었죠

조선의 무예書 ▲ 국군 전통 의장대가 조선 정조 때 집필된 무예 교범‘무예도보통지’에 실린 무예를 재연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무예서(書)인 '무예제보(武藝諸譜)'가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이 된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1598년(선조 31년) 왕명을 받아 편찬한 '무예제보'는 명나라 군대의 전술을 참고해 여러 무기의 제조법과 조련술을 한문과 한글, 그림으로 설명한 책이에요. 이 책은 임진왜란이 끝난 1598년에 나왔는데, 전쟁과 어떤 관련이 있었을까요? 변화에 적응 못 한 조선의 군사전략 전통적으로 한·중·일 삼국의 무예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중국은 무예의 고수(高手)가 돼서 기술적인 성취와 화려함을 보여주는 것을 중시했기 때문에 군사전략에서도 그 화려함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

[뉴스 속의 한국사] 명당 찾고 짓는데 1만명 동원…당쟁의 원인도 됐대요

조선왕릉 최근 김포 장릉(章陵·큰 사진) 앞에 대규모 아파트가 세워지고 있어 논란이에요. 장릉은 조선 16대 왕 인조(재위 1623~1649년)의 아버지 원종(1580~1619)과 왕비의 무덤이에요.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 반경 500m 안에 높이 20m 이상 건물을 지으려면 사전에 문화재청 심의를 받도록 규정하는데, 건설사들이 심의를 받지 않고 아파트 공사를 추진한 거예요. 문화재 보호와 입주민의 재산권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요. 조선의 왕과 왕비의 무덤인 '조선왕릉'은 선조와 그의 업적을 기리고 존경을 나타내는 곳인 동시에 새로 즉위한 국왕이 선왕에 대한 효심을 온 세상에 드러내며 왕권의 정통성을 보여주는 장소였어요. 죽은 자의 안식처이지만, 후손들의 정치적 야심과 음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