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 70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1>풍랑이 불어야 알수있다

인생에 풍랑이 닥쳐야만 스스로에게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사람은 안정과 균형을 지향하며 인생의 풍랑이 유발하는 불안정함과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때로는 격한 풍랑이 불어야만 알 수 있는 것도 있다. 전한(前漢) 말기(서기 8년경) 왕망은 한 왕조로부터 황제의 권위를 빼앗아 신나라를 세웠다. 하지만 초심을 잃은 왕망은 폭정을 시작했고 백성들은 또다시 고통의 늪에 빠졌다. 그러자 왕망의 먼 친척인 유수가 군사를 모아 반란을 일으켰다. 성을 향해 진군을 하던 중 왕패라는 자가 나타나 군사가 되기를 자청했다. 이를 흔쾌히 허락한 유수는 왕망의 40만 대군에 맞서 승리했고 경시제(更始帝)를 새로운 황제로 옹립했다. 하지만 경시제 역시 세월이 흐르자 권력의 단맛에 빠져들어 유수를 경계하..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2>풍랑에 맞서는 태도

맹수를 만나도 피하지 않는 사냥꾼처럼 우리 역시 인생의 풍랑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삶이 끊임없는 풍랑 속에서 단련된다 해도, 풍랑은 언제나 달갑지 않다. 풍랑이 다가오면 우리는 뒷걸음치면서 숨을 곳을 찾는다. 어떻게 하면 이런 수동성을 극복하고 용기 있게 풍랑을 대할 수 있을까. 노나라(기원전 1042년∼기원전 256년)의 장수 양호가 송나라를 공격했을 때의 일이다. 양호는 포악하고 파렴치한 만행을 많이 저질러 사람들에게 원한을 샀다. 어느 날 공자가 송나라를 방문했다. 그러자 많은 이들이 공자를 둘러싸고는 마구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한 것은 공자를 양호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자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고 묵묵히 거문고만 연주했다. 제자 자로가 공자에게 물었다. “..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3>전능한 ‘인내의 힘’

열정은 인내와 함께 해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많은 이가 “뜨거운 열정이 있으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세상살이”라고도 한다. 이 두 가지를 놓고 보면 당연히 모순적이다. “성공하기 위해선 열정을 가져야 한다”와 “열정을 가져도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논리적 대립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하나 빠진 게 있다. 열정은 함께 가야 하는 ‘그 무엇’이 있어야 온전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송나라 때 한 어리석은 농부가 있었다. 그는 모내기를 끝내 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지냈지만, 며칠이 지나자 모가 어느 정도 자랐는지 궁금해졌다. 다음 날 아침 서둘러 논에 가 보니 자신의 벼만 다른 사람이 심은 것보다 조금 덜 자란 듯 보였다. 그래..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4>“도전하며 인내하라”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인내하는 것이 진정한 인내다. 국토종단 도전에 나선 상이용사들. 열정과 인내를 함께 가져야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어떻게 인내할 것인가. 무작정 기다리면 되는 것인가. 아니면 그 인내를 좀 더 알차게 만들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한 것일까. 전진(前秦)의 황제 부견은 동진을 정복하기 위해 90만 대군을 징집했다. 부견은 동생 부용에게 먼저 가서 인근 지역을 점령하고 동진의 상황을 보고할 것을 명했다. 부용이 찬찬히 살펴보니 동진은 병력도 적고 군량미도 부족해 보였다. 부용은 형에게 “지금 빨리 공격하라”는 전갈을 보냈다. 이 소식을 들은 부견은 일단 90만 대군 중에서 수천 명의 기병만 동진으로 보냈다. 하지만 동진의 장군 사석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급하게 출병한 기병을..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5>‘메타포’의 힘

메타포의 대가였던 조조. ‘메타포(metaphor)’, 즉 ‘은유’는 유사한 특성을 지닌 사물이나 관념으로 전달하기 힘든 뜻을 표현하는 어법이다. 이것이 사고의 과정으로 진화하면, 서로 다른 요소들을 연결지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메타포’가 된다. “예술의 창조적 근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메타포”라고 대답했다. A를 모두가 알고 있는 A´나 A´´로 연결시키는 게 아니라 전혀 다른 C나 Z로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삼국지’의 조조는 날카로운 분석과 예상치 못한 전략 전술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이다. 이런 조조가 메타포의 대가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조조의 메타포를 이해하는 유일한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참모 양수였다. 어느 날 조조는 부하들에게 정..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6>메타포와 선입견

처음 한 생각, 즉 선입견을 깨야 창조의 메타포를 이어갈 수 있다. 메타포가 가진 자유로운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고정관념을 떨쳐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선입견(先入見)’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맨 처음 했던 생각들이 계속 이어지면 고정관념이 되기 때문이다. 전국시대(戰國時代) 열어구(列禦寇)가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열자(列子)’를 보면 ‘의심암귀(疑心暗鬼)’라는 고사성어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나무꾼이 평소 아끼던 소중한 도끼를 잃어버렸다. 분명 누군가 훔쳐갔다고 생각하자 아무래도 이웃집 아이가 수상쩍어 보이기 시작했다. 길에서 마주치면 왠지 슬금슬금 피하는 것 같고, 안색도 어둡고, 평소와 다르게 말도 더듬거리는 것 같았다. 그는 ‘저 녀석이 내 도끼를 훔쳐간 게..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7>변화를 부르는 계산법

‘하루쯤 게을러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오늘 하루로 1년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결과물은 다를 수밖에 없다. 피터르 브뤼헐의 ‘게으름뱅이의 천국’. 변하겠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실천력’을 탓하지만, 실은 ‘계산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누구나 행동을 하기 전 자신에게 주어질 이익을 계산하게 된다. 그 후 이익이 된다면 빠르게 행동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행동하기를 머뭇거린다. 또 아예 계산 자체가 되지 않아 행동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기도 한다. 결국 실천 이전에 계산이 있는 것. 문제는 계산 방법에 따라서 손해와 이익의 폭이 달라지고, 심지어 적자와 흑자가 완전히 뒤바뀌기도 한다는 점이다. 중국 북송 숭양 지역에 장괴애라..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8>실천에 앞서 생각하라!

‘과실’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실천을 위한 힘을 얻을 수 있다. 새로운 계산법으로 실천에 대한 동기 부여가 이뤄졌다면, 이젠 얼마나 끈기 있게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 누구에게든 목표 추구의 과정은 힘들고 괴롭다. 이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생각과 의지가 필요하다. 진나라를 세운 사마염이 오나라를 공격할 때의 일이었다. 길을 잘못 든 병사들이 이리저리 헤매는 동안 가져왔던 식수가 바닥나 버렸다. 주위를 둘러봐도 물을 구할 곳이 없었고, 결국 병사들은 목이 말라 더는 진격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급기야 탈진하는 병사도 생겼고 이를 목격한 주변 병사들도 점점 의욕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사마염은 고민 끝에 이렇게 말했다. “병사들이여, 조금만 더 힘을 내라. 저쪽 언덕 너머에..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9>관계의 플랫폼

관계의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면 자신을 낮추고, 남들보다 뒤에 서며, 밑으로 내려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최근 여러 기업에서 ‘플랫폼(platform)’ 전략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사전적 의미의 플랫폼은 ‘다양한 용도에 공통적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설계된 유·무형의 구조물’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와 애플사의 콘텐츠 유통체계인 ‘아이튠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구조물은 개별 상품과 서비스를 모두 자신에게 참여하게 함으로써 막대한 영향력과 수익을 올리고 있다. 즉, 플랫폼이란 모든 개별 상품과 서비스를 아우르고 판을 깔아주면서 그 뒷배경이 되는 ‘이면(裏面)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이러한 ‘관계의 플랫폼’이 존재한다. ‘영웅’과 ‘카리스마’가 ..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60>플랫폼과 개방성

자신과 다른 사람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진정한 ‘관계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관계의 플랫폼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방성이다. 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개방성을 머리로는 인정하지만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곤 한다. 진정한 플랫폼이 되기 위해선 개방성의 토대 위에서 다양한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역사 속에서 이를 가장 잘 실천했던 사람 중의 한 명은 바로 ‘초한지’의 유방이다. 항우와의 싸움에 지친 유방이 진류 현이라는 고을에서 쉬어갈 때의 이야기다. 고향 사람인 역이기가 찾아왔지만 유방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비스듬히 드러누운 상태에서 하녀들에게 발을 씻기게 했다. 이를 본 역이기가 분을 참지 못해 버럭 소리를 지르자 유방은 곧바로 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