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 타는 사람. 동아일보DB ‘오리진(origin)’의 붕괴는 인간관계에서도 필요하다. 관계의 오리진은 ‘나’와 ‘너’의 엄정한 분리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시작된 개인의 발견은 이런 생각을 공고화했다. 이제 ‘나’는 하나의 소우주이며, 누구도 함부로 침해할 수 없는 사적인 존재다. 또 독립적인 인격과 자유, 권리를 가지는 존재로 인식된다. 외부에는 ‘너’라고 하는 타인이 존재한다. ‘나’와 ‘너’가 분리돼 있고 서로가 침해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산업사회는 ‘너’가 ‘그것(it)’이 되는 비참한 현실을 가져왔다. 타인은 하나의 수단이 돼 나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사물화돼 인격을 상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비정상적 관계의 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