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오피니언 안쓰러운 인정세태[이준식의 한시 한 수]〈189〉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입력 2022-12-02 03:00업데이트 2022-12-02 05:10 내가 돈이 많으면 마누라와 아이는 내게 참 잘하지. 옷 벗으면 날 위해 차곡차곡 개주고, 돈 벌러 나가면 큰길까지 배웅해주지. 돈 벌어 집에 돌아오면 날 보고 함박웃음 지으며, 내 주변을 비둘기처럼 맴돌며 앵무새처럼 조잘대지. 어쩌다 한순간 가난해지면 날 보고는 금방 싫은 내색. 사람은 아주 가난하기도, 또 부유해지기도 하는 법이거늘, 재물만 탐하고 사람은 돌보지 않는다면, 장차 어떻게 될지 두고 볼 수밖에. (吾富有錢時, 婦兒看我好. 我若脫衣裳, 與吾疊袍오. 吾出經求去, 送吾卽上道. 將錢入舍來, 見吾滿面笑. 繞吾白합旋, 恰似鸚鵡鳥. 邂逅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