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週 漢字 758

[한 週 漢字] 惑(혹)-다양한 혹에 맞서는 나이 불혹

한자 7/31 흔히 마흔을 ‘불혹(不惑)’이라 부른다. 아닐 불(不)자와 미혹할 혹(惑)자가 합쳐져 ‘미혹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쉽게 세상일에 홀리지 않고 또렷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음을 의미한다. 『논어』 ‘위정편’에서는 “吾十有五而志于學(오십유오이지위학), 三十而立(삼십이립), 四十而不惑(사십이불혹), 五十而知天命(오십이지천명), 六十而耳順(육십이이순), 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라고 했다. 이와 같이 불혹은 공자가 자신의 학문 수양 과정을 회고하는 내용 중에 나온 한자어다. ‘혹(惑)’자는 ‘或(혹자 혹’)과 뜻이 통용되는데 或은 ‘戈’와 ‘口’, ‘一’로 구성된 한자다. ‘戈’는 고대 사회에서 무기로 쓰인 ‘창’을 표현한 것으로 여기에 ‘성벽’을 뜻하는 ‘口’와 ‘경계’..

한 週 漢字 2021.07.31

[한 週 漢字] 圓(원)-완전함보다는 너그러움 좇아야

한자 7/17 『설문해자』에서는 圓(둥글 원)이라는 글자의 짜임을 소리를 나타내는 員(원)과 의미를 나타내는 囗(테두리)로 나눠서 설명한다. 이와는 달리 본래 員이 ‘둥그런 테두리’라는 의미의 글자였으나, 이 글자가 훗날 ‘숫자’ ‘인원’ 등과 같은 다른 의미로 보다 널리 쓰이게 되자 囗(큰입구몸)을 더해 본래의 뜻을 시각적으로 한층 강화한 圓이 출현하게 됐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 됐건 ‘온전히 둥그런 꼴(圜全也)’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고대 중국의 우주관에서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난 것(天圓地方)으로 여겼다. 밤하늘의 무수한 별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둥글게 돈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하늘이 둥글다는 명제가 옛사람들에게는 타당하게 받아들여졌을 수 있겠구나 싶다. 그러나 고대..

한 週 漢字 2021.07.17

[한 週 漢字] 別(별)-서로 다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자 7/3 별(別, 나누다·가르다·헤어지다·떨어지다·떠나다·다르다 등)은 뼈를 나타내는 골(骨)과 칼을 나타내는 도(刀·刂)가 합쳐진 형태로, 칼로 죽은 자의 살을 도려내는 고대 장례 풍습을 표현한 글자다. 살을 뼈에서 발라내는 것에서 칼로 갈라 ‘나누다’는 의미가 됐다. 나눠진 것은 이제 서로 다른 것이므로 ‘다르다’ ‘구별하다’라는 의미가 생겼고, 나뉘면 사이가 벌어지므로 ‘떨어지다’ ‘헤어지다’ ‘이별’ 등의 의미로 발전했다. 서로 나누고 구별하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이 됐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대상은 ‘일반적이거나 보통의 상황이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우리말에서 고유어에 별(別)이 접두어로 붙으면 ‘보통과 다른, 혹은 특별한’의 의미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별로’ ‘별일’ ‘별다르다’ ‘별..

한 週 漢字 2021.07.03

[한 週 漢字] 祝融(축융)-‘주룽’ 아닌 ‘축융’으로 읽어야

한자 6/19 우주 개발 전쟁이 한창이다.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다행성(多行星) 인류를 창안한 것이 큰 계기였다. 화성에 도시를 건설해 다른 행성에서도 인류가 살게 한다는,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전이자 콜럼버스의 대항해에 다름 아닌, 유쾌한 선언이다. 새로운 영역의 개척과 지배가 언제나 패권을 가졌듯, 육역(陸域)에서 해역을 넘어서, 이제는 우주역의 개척으로 가고 있다. 지구 궤도에 수천 개의 위성 통신을 쏘아 통신의 6G 시대도 열고 있다. 미국과 경쟁이라도 하듯 이러한 우주 개발에 명운을 건 나라가 중국이다. 지난 5월 화성에 착륙한 중국 톈원 1호의 탐사차 주룽이 촬영한 첫 번째 화성 탐사 사진들이 공개됐다. 톈원은 무엇이고, 주룽은 또 무엇이던가? 화성 탐사 기구인 것은 알겠는데..

한 週 漢字 2021.06.19

[한 週 漢字] 念(념)-운명 바꿀 수 있는 이 순간의 생각

한 주 한자 6/5 念(념)은 ‘지금’을 뜻하는 今(금)과 ‘마음’을 뜻하는 心(심)으로 구성돼 있다. 갑골문에서 念은 입을 거꾸로 그린 今과 심장을 그린 心을 위아래로 놓아 말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하고 심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하여 念은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을 나타낸다. 거꾸로 된 입 모양은 세월이 흘러 今으로 바뀌었고, 念은 지금 현재(今)의 마음(心), 즉 지금 이 순간에 하는 ‘생각’(念)의 뜻을 지니게 됐다. 信念(신념)·觀念(관념)·槪念(개념)·理念(이념)·通念(통념)·집념(執念)·상념(想念) 등의 단어 그리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진심으로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리가 없다’는 뜻을 나타내는 念力徹巖(염력철암)이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열중하면 하늘도 감동해 일을 ..

한 週 漢字 2021.06.05

[한 週 漢字] 緣(연)-시작과 끝을 함께 맺어가는 것

한자 5/22 인연(因緣)은 불가(佛家)에서 유래된 단어다. 모든 것이 생기고 소멸하는 데는 반드시 그 원인이 있어서, 우주 만물이 생겨나고 없어지는 것을 인(因)이라고 하며, 인을 일으키는 여러 간접적인 조건을 연(緣)이라 구별한다. 연은 가는 실을 뜻하는 ‘멱(糸)’이 의미부이고, 가장자리를 뜻하는 ‘단(彖)’이 의미부 겸 소리부로 구성된 한자로 ‘옷의 가장자리를 따라 실로 장식하다’는 의미다. 가장자리는 외부와 맞닿고 연결되는 부분이라 ‘만남·관계·인연’을 상징하게 된 것이다. 중국어에서는 인연을 ‘관계(關係)’라고 표현하는데 ‘관(關)’은 문과 빗장을 실로 묶어 놓은, ‘계(係)’는 고치에서 나온 실이 손가락에 엮여 있는 모습이다. 이 표현에서도 인연은 둘 이상의 사람·사물·현상 따위가 실처럼 얽..

한 週 漢字 2021.05.22

[한 週 漢字] 功(공)-목적 잃지 않고 기틀을 다지는 실천

[한 週 漢字] 功(공)-목적 잃지 않고 기틀을 다지는 실천 한자 5/8 功(공)은 뜻과 소리를 아울러 나타내는 工(공)과 의미를 나타내는 力(력)으로 구성되는 글자다. 工과 力은 제각기 ‘달구’와 ‘쟁기’의 꼴을 본뜬 글자인데, 달구는 토목공사에서 땅을 다질 때 쓰던 도구이고, 쟁기는 농사 지을 땅을 갚아 엎을 때 쓰던 도구다. 하나는 땅을 단단히 다지는 데, 다른 하나는 굳은 땅을 갈아엎을 때 사용한다는 점에서 상반되는 기능을 갖는 것처럼도 보이지만, 각각 토목공사와 농사를 위한 중요한 기틀을 만드는 도구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설문해자』에서는 功의 의미를 ‘힘써 나라를 평정하는 것(以勞定國也)’으로 풀이했다. 국가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힘쓰는 것을 일컫는다는 점에서 달구와 쟁기의 쓰임새와 서로..

한 週 漢字 2021.05.08

[한 週 漢字] 明(명)-바름·진실·진리 대표하는 긍정적 의미

한자 4/24 명(明)은 ‘밝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에서는 명(明)을 ‘빛이 난다’는 의미의 경(囧)과 ‘달’을 나타내는 월(月)이 합쳐진 글자로 봤다. 경(囧)이 무엇을 본뜬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허신은 경(囧)을 ‘창문이 밝게 비치는 것(窻牖麗廔闓明)’이라고 했다. 그래서 명(明)을 ‘창문에 비친 달의 밝음’으로 보기도 한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한자 자형인 갑골문에서는 경(囧)과 월(月)이 합쳐진 ‘朙’도 많이 보이지만, 지금처럼 해를 나타내는 일(日)과 달을 나타내는 월(月)이 합쳐진 ‘明’도 자주 나타난다. 이 두 자형은 모두 ‘빛의 밝음’을 나타내지만, 사실상 하나는 빛이 비쳐 밝은 것을 나타내고 다른 하나는 그 자체가 빛을 밝히는 것을 나타..

한 週 漢字 2021.04.24

[한 週 漢字] 想(상)-내 ‘뜻’이라도 자세히 살펴 들여다봐야

‘생각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생각만 하고 있음을 뜻하진 않는다. 想은 相(소리)과 心(뜻)으로 이뤄진다. 그렇다고 해서 相이 소리 기능만 하는 건 또 아니다. 木과 目으로 돼 있어 눈으로 나무를 자세히 살펴보는 걸 뜻하고, 이는 想에도 보존된다. 이렇게 볼 때 想은 ‘마음으로 면밀히 살피는’ 또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뜻을 꼼꼼히 살펴 들여다보는(introspect) 일상생활의 실천’이 된다. 중요한 것은 마음속의 ‘뜻’이 단지 현재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뜻’에는 모종의 역사적 전개가 내재해 있다. 과거에 품었던 어떤 ‘뜻’에서 뭔가는 남고, 뭔가는 사라지고, 그 빈자리는 또 새로운 뭔가로 차고…. 그렇게 해서 현재의 특정한 꼴을 갖추게 된 것이 바로 지금의 ‘뜻’이다. 그러니까 현재의 ‘뜻..

한 週 漢字 2021.04.10

[한 週 漢字] 鑑(감)-후보들 신중하게 살펴서 선택해야

[한 週 漢字] 鑑(감)-후보들 신중하게 살펴서 선택해야 [중앙선데이] 입력 2021.03.27 00:24 한자 3/27 鑑(감)은 의미부인 金(쇠 금)과 소리부인 監(볼 감)으로 구성된 한자로, 쇠로 만든 큰 그릇을 뜻한다. 쇠로 만든 큰 그릇에 물을 채워 얼굴을 비춰 보았기 때문에 鑑은 거울이라는 뜻을 가지게 됐다. 거울은 자신의 외면, 또는 타인이 보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는 도구인 동시에 자신의 본질, 즉 자신의 내면을 상징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리스신화의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자신의 외모에 반하고, 백설공주 이야기 속 왕비는 자신이 가진 외면의 아름다움을 거울로 끊임없이 확인받으려 한다. 이렇게 자신의 겉모습을 비춰 보는 행위도 사실 자신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한 週 漢字 2021.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