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97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7. 금도(襟度)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7. 금도(襟度)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7. 1. 25. 16:26 조선 선비의 초상이다. 가슴의 옷깃을 잘 마무리한 모습이 눈에 띈다. 우리가 자주 쓰기도 하지만 또 자주 오용하는 단어가 금도(襟度)다. 襟(금)이라는 글자는 옷깃을 가리킨다. 그 가운데서도 가슴 부위에 해당하는 옷깃을 지칭하는 글자다. 따라서 눈에 많이 띈다. 남에게는 숨기려고 해도 제대로 숨길 수 없는 곳이다. 이 글자는 사람의 ‘마음’을 말하기도 한다. 옛 사람들은 마음을 품는 곳이 가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머리에는 생각이 머물지만,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대개 가슴에 깃든다고 여겼다. 포부(抱負), 이상, 뜻, 지향 등은 따라서 가슴과 관련이 있다. 그 정도와 크기, 수준 등..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6. 반목(反目)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6. 반목(反目)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7. 1. 18. 15:51 이영 박물관 소장 불상이다. 마음이 마음으로 통하는 염화미소의 자락이 엿보인다. 소통이라는 주제는 사람 사회에서 늘 화제다.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미뤄 알 수 있겠고, 또 그 만큼 소통이 어렵다는 점도 보여줄지 모른다. 가장 차원이 높은 소통은 아마도 마음과 마음이 서로 호응하는 방식일 것이다. 굳이 말이나 요란한 몸짓이 아니더라도 마음만으로 함께 뜻을 이루는 그런 경지 말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일화가 염화미소(拈花微笑)다. 염화시중(拈花示衆)이라고도 적는다. 석가모니 부처의 영산(靈山) 설법에서 나온 일화다. 부처가 연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이자 제자 가섭(迦葉)만이 그 뜻..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5. 처변(處變)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5. 처변(處變)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7. 1. 11. 15:10 병법의 대가 손자(孫子) 저서인 에서 전쟁터 장수의 다섯 가지 위험 요소를 꼽았다. 우리 사전에 오른 이 처변(處變)이라는 낱말의 뜻은 대개 ‘사태의 변화를 잘 수습하다’의 정도다. 단어의 앞 글자인 處(처)를 ‘처리하다’는 흐름에서 ‘처리’한 경우다. 한자의 조어 맥락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 글자를 ‘처하다’로 푸는 때도 있다. 이 흐름에서 단어를 볼 때는 ‘변화에 처하다’는 새김이다. 오히려 쓰임이 더 많은 의미다. 변화라는 것은 삶속에서 늘 닥치기 때문이다. 우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 변화가 그렇다. 날씨도 바람과 비 등 갖은 기상의 변화로 매우 다채로운 모습을 보..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4. 연무(煙霧)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4. 연무(煙霧)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7. 1. 4. 15:44 스모그가 잔뜩 담긴 안개가 자주 덮치는 베이징 시가지다. 우리에게 자주 닥치는 미세먼지는 대개 중국에서 발생한다. “밤안개가 가득히 쓸쓸한 이 거리, 밤이 새도록 가득히 무심한 밤안개….” 1962년 취입해 시쳇말로 ‘대박’이 났던 가수 현미의 ‘밤안개’ 첫 구절이다. 밤새도록 제 사랑을 찾아 헤매던 길에 자욱했던 안개에는 쓸쓸함과 함께 그리움의 정조(情調)가 담겼다. 장충단 공원을 배회하던 배호도 마찬가지다. 안개 자욱한 그 공원에서 “누구를 찾아 왔나/ 낙엽송 고목을 말없이 쓸어안고 울고만 있을까…”라며 헤어진 사랑의 추억을 되씹고 있다. 장충단 공원의 짙은 안개 속 정념(情念) 또한 공감의 폭..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3. 풍우(風雨)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3. 풍우(風雨)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12. 28. 11:45 중국 항저우(杭州)의 유명 호수 서호(西湖)에 바람이 닥쳐 비가 내리는 모습의 사진이다. 비 앞에 먼저 닿는 기상(氣象)의 하나가 바람이다. 바람은 그래서 비를 부르는 조짐이다. 바람과 비를 연결한 시구는 많다. 그 중에 가장 좋아하는 구절 하나가 있다. 당나라 시인 허혼(許渾)이 적은 “산비 오려하니 바람이 누각에 가득 찬다(山雨欲來風滿樓)”는 표현이다. 멀리 보이는 산에 내리는 비, 그에 앞서 먼저 닿아 마루 가득 차는 바람을 원경(遠景)과 근경(近景)으로 잡아 그린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시다. 여기서 바람과 비는 그저 자연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달리 암시하는 무엇이 있다. 그 둘은 기상..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2. 세시(歲時)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12. 21. 16:24 조선에서 때(歲時)에 맞춰 해야 할 농사일을 적어 배포했던 농가월령의 표지다. 때로는 설, 때로는 한 해에 찾아드는 절기를 가리키다 다시 때로는 한 해 중의 어느 때, 또는 그저 세월이라는 뜻으로 풀 수 있는 말이 세시(歲時)다. 따라서 함의가 여럿이다. 이 글을 적는 날이 한 해의 스물 넷 절기 중 스물둘째인 동지(冬至)여서 떠올리는 말이다. 시간의 갈마듦은 꾸준하다. 해가 떴다 지고, 달이 스쳐 지나가고, 그로써 한 해도 저문다. 늘 변함없는 시서(時序)의 흐름이지만 그 속을 나그네처럼 스쳐가는 사람에게는 빠르게만 느껴진다. 동지 지나면 양력의 한 해는 곧 저물고 만다. 내가 발을 딛고 사는 이 땅의 시간은 저 먼 곳에서는 어느 무렵일까. ..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1. 노복(奴僕)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1. 노복(奴僕)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12. 14. 16:06 1741년 작성한 조선의 노비 매매 문서다. 조선 내내 존재했던 노비제도의 흔적을 보여준다. 조선 왕조에 줄곧 이어졌던 악습의 하나가 노비(奴婢)를 제도로서 인정했던 일이다. 노비는 종이나 하인, 머슴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졌던 존재다. 노예(奴隸)라고도 부른다. 달리는 노복(奴僕)으로도 일컬었다. 누군가에게 잡혀 인신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잡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이다. 奴(노)는 폄하하는 뜻을 지닌 글자가 다 그렇듯이 ‘女(여)’가 등장한다. 원래 奴(노)의 초기 꼴은 여자를 붙잡는 모습이다. 여성 등을 잡아 데려와 일을 시키는 일, 그 결과로서 남에게 매여 심부름하는 이를 지칭하는 글자로 자리..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0. 선동(煽動)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80. 선동(煽動)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12. 7. 15:37 조선시대 부채의 모습이다. 여기서 파생한 단어 중 하나가 선동(煽動)이다. 부채질로 바람을 일으켜 불을 더 잘 지피는 행위가 선동(煽動)이다. 우리말 쓰임새도 잦은 단어다. 원래는 가볍게 밀어 젖히는 작고 가벼운 문을 가리켰던 글자가 扇(선)이다. 우리는 보통 사립문으로 으뜸의 새김을 말한다. 그러나 장식을 단 작고 가벼운 문이 원래의 뜻이었다고 보는 게 좋다. 그런 작고 가벼운 문은 나중에 ‘부채’라는 뜻도 얻었다. 문의 모양새와 손에 쥐고 흔들어 바람을 일으키는 부채가 닮은꼴이었기 때문이다. 그에 다시 불을 가리키는 글자 火(화)를 붙여 다시 만든 한자가 煽(선)이다. 그러니 뜻은 분명하다. ..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79. 유기(遺棄)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79. 유기(遺棄)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11. 30. 16:31 6.25전쟁 때의 고아 모습이다. 한자 棄(기)는 아이를 버리기도 했던 옛 습속에서 비롯한 글자다. 내다 버리는 일이 유기(遺棄)다. 요즘은 자신이 키우던 애완동물을 먼 곳에 버리는 행위 등을 일컬을 때 자주 쓴다. 이른바 ‘유기견(遺棄犬)’의 사례가 그렇다. 이 말은 법률 용어로도 자주 쓰인다. 직무를 태만히 하는 정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경우다. 두 글자는 모두 그런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앞의 遺(유)는 남에게 주는 행위, 뒤의 글자 棄(기)는 ‘버리다’의 새김이 강하다. 처음 글자꼴을 보면 그 점이 뚜렷하다. 앞의 遺(유)는 ‘움직이다’ ‘가다’라는 의미의 辶(착)에 두..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78. 영수(領袖)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78. 영수(領袖)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11. 23. 16:01 조선 중기 문인 석당 권협의 초상이다. 조선 관료의 표준적인 옷차림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어느 한 집단의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에 영수(領袖)가 있다. 요즘 한국에서는 자주 쓰지는 않지만 한 때 버젓이 쓰였던 말이다. 중국에서는 ‘정상회담’ 등을 거론할 때 이 단어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옷깃을 일컫는 領(령)과 소매를 가리키는 袖(수)의 합성이다. 그냥 옷깃이라고 할 수는 없고 눈에 잘 띄는 목 부위의 옷깃을 지칭한다. 옷을 이루는 옷감과는 다른 색깔의 천으로 대는 곳이 옷깃이다. 그 중에서도 목 주변에 걸쳐 대는 옷깃은 사람들 눈에 특히 잘 띈다. 소매 또한 마찬가지다. 사람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