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97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7. 낙천(樂天)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7. 낙천(樂天)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6. 15. 16:31 당나라 때의 유명한 시인 백거이의 초상이다. 그의 자는 낙천(樂天), 롯데그룹의 한자 이름과 같다. 제가 처한 경우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를 일컬을 때 낙천(樂天)이라는 말을 쓴다. 좋거나 나쁘거나, 기쁘거나 슬프거나 간여치 않는다. 있는 상황 그대로를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가다듬는 사람의 자세를 가리킨다. 그런 사람들을 “낙천적(樂天的)”이라고 표현한다. 당나라 시인으로서 이백(李白)과 두보(杜甫)에 견줄 수 있는 사람이 백거이(白居易)다. 그의 시문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노년에 친구 여덟과 함께 동호회 비슷한 모임을 만들어 바람직한 말년 생활을 보냈다고 해서 붙인 이름 구로회(九..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6. 문화(文化)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6. 문화(文化)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6. 8. 15:15 북송 문인 소식(蘇軾 소동파)의 초상이다. 달관(達觀)의 정신적 경계를 펼쳐보인 인물이다. 북송의 걸출한 문인 소식(蘇軾 소동파)은 중국의 수많은 역대 문인 중에서도 달관(達觀)의 경계를 잘 드러낸 사람으로 꼽힌다. 세상만사의 슬픔과 기쁨, 눈물과 웃음 등의 좁은 테두리를 지나 좀 더 넓은 세계로 눈을 돌린 인물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가 어느 날 달빛 아래서 술을 마신다. 그리고 묻는다. “달님은 그 자리에 얼마나 계셨소? 술잔을 들고 묻습니다. 하늘 위 궁궐, 그곳에서의 오늘 이 저녁은 어느 무렵입니까?…” 그의 유명한 사작(詞作) 첫머리다. 위의 두 물음 중에 뒷부분에 괜히 눈길이 간다. 원문은..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5. 재덕(才德)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5. 재덕(才德)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6. 1. 16:00 전국시대의 사상가다. 그의 저작에 '오거서(五車書)'라는 말이 등장한다. 순우리말처럼 들리는데 어원으로 보면 한자(漢字)인 낱말이 제법 많다. 그 중에 ‘재주’도 한 번 의심을 품을 만한 단어다. 사전 설명에 따르면 우리가 자주 쓰는 재주는 한자 재조(才操)의 변형이다. 타고난 소질과 슬기라는 뜻이라고 한다. 재주 뛰어난 사람은 부지기수다. 배움의 능력이 탁월해 일찌감치 학교에서 높은 성적을 유지하다가 사회의 엘리트로 성장한 사람, 일정한 분야에서 기능을 발휘해 사회적으로 명망을 얻은 연예인이나 스포츠맨 등이 다 그에 든다. 재주에 비해 조금 더 우아한 표현이 재식(才識)이다. 재주와 함께 풍부한 ..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4. 누실명(陋室銘)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4. 누실명(陋室銘)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5. 26. 09:46 '누실명'을 쓴 당나라 때 유명 문인이자 정치인 유우석의 모습이다. 늘 평온하지만은 않았던 당(唐)나라 때의 일이다. ‘안사(安史)의 난’이라는 내전이 벌어져 국가의 기운이 급격히 기울어 수많은 백성들이 참담한 상처를 입었다. 안으로는 성정이 음험한 환관들에 의해 졸렬한 정치가 펼쳐지기도 했다. 지방에서는 약해진 중앙 왕실의 허점을 파고드는 호족 세력의 발호가 그치질 않았다. 당 왕실이 최고조의 국력을 발하던 성당(盛唐) 때를 보낸 뒤 점차 쇠락의 길로 접어드는 시기의 모습이다. 21세에 과거에 급제했으니 천재 소리를 들었을 법한 유우석(劉禹錫)은 이 때 정쟁에 휘말린다. 문재(文才)가 뛰어났..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3.시무(時務)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3.시무(時務)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5. 18. 16:41 삼고초려(三顧草廬) 유비와 관우, 장비 등이 제갈량을 찾아갔던 고사 '삼고초려'를 그린 중국의 옛 작품이다. '반드시 해야 할 일', 시무(時務)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우리 역사책을 들추다보면 가끔 눈에 띄는 단어가 시무(時務)다. 율곡 이이(李珥)가 이 말을 사용했고, 그에 앞서 고려의 최승로(崔承老)도 같은 단어를 썼다. 이들이 사용한 낱말의 뜻은 ‘때에 맞춰 힘써야 할 일’이다. 이 말이 드라마틱하게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유비(劉備)와 제갈량(諸葛亮)이 등장하는 에서다. 형주(荊州)의 유표(劉表) 밑에서 더부살이를 하던 유비(劉備)가 답답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찾아 나섰던 ‘컨설턴트’는 사..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2.비관(悲觀)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2.비관(悲觀)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5. 11. 16:38 부처의 자비심 5월 14일이 석가탄신일이다. 자비(慈悲)의 가르침을 남긴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다. 우리의 쓰임새에서는 매우 나쁘게 들리는 말이 비관(悲觀)이다. 어둡고 슬프게 바라보는 일, 전망이 매우 좋지 않아 생기는 나쁜 감정 상태 등을 두루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원래의 뜻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의 의미다. 이 세상에 빛을 던진 석가모니 부처가 세상을 바라보는 두 시각이 있다. 하나는 자관(慈觀), 다른 하나가 비관(悲觀)이다. 앞은 사바세계 뭇 삶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주려는 시선이다. 뒤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헤어날 수 없는 틀에 갇혀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하는 중생들에게 던..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1.낭자(狼藉)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1.낭자(狼藉)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4. 27. 16:27 늑대가 웅크리고 있다가 일어난 자리를 일컫는 한자 단어가 낭자(狼藉)다 동물의 어떤 자세나 행위 등을 표현하는 한자 단어는 많다. 그 중 하나가 낭자(狼藉)다. 이리 또는 늑대를 일컫는 한자가 낭(狼)이다. 이 동물은 대개 조그만 동굴을 만들어 그 곳에 보금자리를 만든다. 보통 마른 풀을 그 밑에 깐(藉) 뒤 생활한다. 낭자는 원래 이리나 늑대가 웅크리고 앉았던 자리를 지칭했다. 이리나 늑대가 일어나면 그 마른 풀 자리는 쉽게 엉클어진다. 그 상태를 지켜본 사람들로부터 ‘낭자하다’는 형용을 얻은 것이다. 소동파(蘇東坡)의 ‘적벽부(赤壁賦)’ 말미에 “고기와 과일안주가 다 하고, 술잔과 접시가 이리저..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0.옥석(玉石)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50.옥석(玉石)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4. 20. 14:12 옥으로 만든 배추 모양의 보물이다. 대만 고궁박물원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유물이다. 돌멩이가 불에 탈까. 아주 높은 온도라면 가능하겠다. 귀한 옥돌과 쓸모없는 돌멩이 함께 죄다 태워버리는 일을 옥석구분(玉石俱焚)이라 했다. 제대로 값어치를 따져 챙길 거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모두 함부로 없애는 일이다. 그 옥석(玉石) 한 번 살펴보자. 예전 글을 다시 만진다. 자고로 귀함의 상징은 쇠붙이로는 금(金)이요, 돌로서는 옥(玉)이다. 옥은 무르고 딱딱함의 두 종류로 나뉜다. 무른 옥인 연옥(軟玉)은 백옥(白玉), 청옥(靑玉), 벽옥(碧玉), 황옥(黃玉), 묵옥(墨玉)이다. 이 연옥은 각섬석(角閃石)이라..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9.당국(當局)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9.당국(當局)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4. 14. 16:53 중국 장시(江西)의 명산 여산(廬山)을 그린 중국 화가 리위톈의 1961년 작품이다. 소동파의 시에 등장해 더 유명해진 산이다. 4월13일 치러진 20대 총선을 돌아보며 떠올린 한자 낱말이 하나 있다. 바로 ‘당국(當局)’이다. 우리의 쓰임새는 매우 잦다. 그러나 이 단어의 본래 새김은 달리 들춰볼 여지가 있다. 예전의 글을 다시 만져 소개한다. 송(宋)대의 문인이자 관리였던 동파(東坡) 소식(蘇軾)은 현재 중국의 장시(江西) 지역 최고 명산인 여산(廬山)을 구경했을 때 시를 남긴다. “좌우로 둘러보니 등성이지만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면 봉우리다/멀고 가깝기, 높낮이 모두 다르구나/여산의 진면목을 왜..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8.관할(管轄)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8.관할(管轄)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4. 6. 13:30 현대 자동차의 타이어 모습이다. 중간에 바퀴와 차체를 고정시킨 4개의 볼트가 보인다. 한자 轄(할)은 원래 이를 가리켰다. 요즘 길거리에 흔한 커피 판매점에서 컵에 꽂아주는 게 스트로우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빨대’인데, 일종의 대롱이다. 가운데가 비어 있어 음료 등을 빨아 먹을 수 있다. 한자로 표현하면 관(管)이다. 나비 등이 꽃으로부터 꿀을 빨아들이는 용수철처럼 말린 부위를 흡관(吸管)으로 적기도 한다. 옛 한자 세계에서 이 글자는 흔히 관현(管絃)이라는 의미가 강했다. 악기, 또는 그를 빌어 연주하는 음악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글자가 지닌 원래의 큰 의미 중 하나는 문을 여는 데 필요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