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14) '허공(虛空)'

bindol 2020. 12. 20. 06:41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114 '허공(虛空)'

 

       지난 날 有名(유명)했던 歌手(가수)들 중에 조용필이라는 가수가 불렀던 虛空이란 노래가 생각이 납니다. 虛空을 국어사전에 檢索(검색)하면 텅 빈 空中(공중)’이라고 나옵니다

 

우리는 虛空이라 하면 비어 있는 하늘 程度(정도)  을 같은 뜻으로 대충 생각합니다만 漢字(한자) 意味(의미)는 그 한 글자 한 글자마다 狀態(상태)와 그 狀況(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글자를 달리 만들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범 무늬 호) (언덕 구)가 합쳐진 글자로, ‘비다, 없다, 空虛(공허)하다, 살다, 하늘 등의 뜻이며, ‘로 읽습니다. 여기서   俗字(속자)이며 變形字(변형자)입니다. 本字(본자) 아래에 가 있는 글자입니다. 이 글자대로 보면 언덕 위에 호랑이가 있다 즉, 살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호랑이가 살고 있는 언덕에는 짐승들이 잡아먹힐까 두려워서 다 도망가고 없으니 그 언덕은 비워져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비다의 뜻이 되고, 짐승들이 다 도망가고 없으니 없다는 뜻이 나오며, 비워져 있는 것은 하늘이니 하늘의 뜻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한자의 뜻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말 중에 뱃속이 허하다라는 말은 뱃속에 있던 飮食物(음식물)이 다 消化(소화)되고 없으니 배가 고프다는 말입니다.

 

 (구멍 혈) (장인 공)이 합쳐진 글자로, ‘비다, 없다, 헛되다, 쓸데없다, (구멍을) 뚫다, 통하게 하다 등의 뜻이며, ‘이라고 읽습니다(구멍 혈) (집 면) (여덟 팔)이 합쳐진 글자로, 여기서 ()은 산에서 구멍을 파고 살았던 穴居生活(혈거생활)을 말합니다

 

古代(고대)에는 산에다 구멍을 파서 그 안에서 生活(생활)을 했습니다. 산에서 살았던 理由(이유)는 짐승을 잡아서 먹어야 했고, 산에 열려있는 열매 등을 따서 먹고 살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農事(농사) 槪念(개념)이 없었지요. 여기서 은 숫자 8의 뜻이 아니고, 팔로 구멍을 파내는 動作(동작) 意味(의미)이므로 집을 만드는 行爲(행위)를 말합니다. 따라서 () 匠人(장인)으로 해석을 해서는 안 되며, 장인은 物件(물건)을 잘 만드는 사람이므로 일이나 만들다의 뜻으로 해석해야 됩니다.

 

따라서 산에 구멍을 파내면 그 속은 비워있는 狀態(상태)가 되니 비다는 뜻이 되고, 비워져 있으니 없다는 뜻이 나오고, 없는 것은 헛된 것이고, 헛된 것은 쓸데없다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 구멍을 뚫는 일은 통하게 하는 行動(행동)이니 통하게 하다의 뜻이 나옵니다. 이처럼 보시다시피 뜻이 다 連結(연결)되어 있는 겁니다.

 

結論的(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는 범이 있으니 먹을 것이 다 도망가서 겉이 비워져 있다는 의미고, 은 손으로 구멍을 뚫었으니 안 속이 비워져 있는 차이입니다. 더 구분하자면 는 무엇이 있으므로 인해 비워진 것이고(), 공은 내가 손써서 비게 만들은 것()입니다이처럼 微妙(미묘) 差異(차이)가 있는 글자입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