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文 文法

한문문법 09 - 허자(虛字)의 용법 ⑨ 하(何)

bindol 2021. 9. 23. 07:35

1. 한문 구문에서 의문사로 가장 광범하게 쓰이는 글자는 하(何)자이다. 이것은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고, 다른 글자와 결합되어 숙어처럼 쓰이는 경우가 많다.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 하(何)자 '무엇', '무엇 때문에', '어째서', '어떻게' 등의 여러 뜻으로 나타낸다.

먼저 '무엇'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부터 살펴보자. 이 때는 명사 위에서 마치 형용사처럼 '무슨', '어느', '어떤'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독립적으로 대명사와 같이 '무엇', '어느 것', '어떤 것' 등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럼 형용사처럼 쓰이는 경우의 예를 들어보자

예1) 以此攻城, 城不克?

이로써 성을 공격하면 어느 성인들 이기지 못하겠는가?

예2) 聲也? 汝出視之。

이것이 무슨 소리냐? 네가 나가서 이를 살펴 보아라.

예3) 兒童相見不相識, 笑問「客從處來?」

아이들은 만나고도 알아보지 못하고, 웃으면서 '손님은 어느 곳으로부터 오셨느냐?'고 묻는다.

예4) 此夜曲中聞折柳, 人不起故園情?

이날 밤 곡(曲) 중에는 절유곡(折柳曲)도 들렸나니, 어느 사람인들 고향 생각 나지 않으리?

2. 다음은 대명사와 같이 쓰이는 경우의 예를 보자.

예5) 此非賄賂?

이것이 뇌물이 아니고 무엇이냐?

예6) 「春」者? 歲之始也。

봄이란 무엇인가? 해의 비롯함이다.

예7) 其位與財, 求而不得? 欲而不遂?

그는 그의 지위와 재물을 가지고, 무엇을 구한들 얻지 못하겠으며, 무엇을 하고자 한들 이루지 못하겠는가?

예8) 孟嘗君曰 : 「客好?」曰 : 「客無好也。」

맹상군이 말하기를; '손님은 무엇을 좋아하는가?' 대답하기를; ' 손님은 좋아하는 것이 없다.'

위 예문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하(何)자 명사와 같이 형용사처럼 쓰일 경우는 그 위치가 어디에서든지 상관이 없다. 그러나 대명사처럼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에는 주어의 자리에서는 쓰기가 곤란하다. 그리고 하(何)자가 보어로 쓰이는 경우에는 소(所)자를 그 밑에 부가시켜 설명어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즉 '何好'는 원래 '好何'로서 의문사가 앞에 나온 것인데 하(何)자는 바로 보어인 것이다. 이것을 '何所好'라고 쓰면, 하(何)자는 보어가 아니라 판단구문의 설명어로 바뀐 것이다. '何求?(무엇을 구하는가?)'도 마찬가지다. 이것을 '何所求?(구하는 것이 무엇이냐?)' 로 쓰면 하(何)자는 보어가 아니라 설명어이다.

또한 하(何)자 단독으로 쓰일 경우, 사물을 두루 가리키지만 사람이나 시간을 가리킬 경우는 반드시 '何人'이라고 쓰거나 '誰', '孰'등의 글자를 써야 되며, '何時'라고 명시하여야 한다.

3. 하(何)자 '어째서', '어떻게'의 뜻으로 사용된다. 이때의 품사는 부사라 하겠다. 예로,

예9) 彼丈夫也,我丈夫也,吾畏彼哉?

그도 장부이고 나도 장부이다. 내가 어째서 그를 두려워하랴?

예10) 前倨而後卑也?

아주머니는 어째서 먼저는 거만하더니, 후에는 겸손인가?

예11) 竟日默默在此? 大類女郎也。 

어째서 하루 종일 묵묵히 여기에 있는가? 거의 새댁과 같다.

예12) 在釜下燃,豆在釜中泣,本是同根生,相太急?

꽁깍지는 솥밑에서 불타고, 콩은 솥안에서 운다.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거늘, 서로 지지기 어찌 이다지 다급한가?

4. 하(何)자 '어째서', '어떻게'의 뜻으로 쓰이지만, 그러나 그것이 의문사의 어기(語氣)를 나타낸다고 하기보다 오히려 감탄이나 탄식을 나타내는 어기일 경우가 있다. 위의 3항의 마지막 예도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다하겠다. 이때는 '어찌 이다지', '어찌 이렇게'의 의미가 있다. 예로,

예13) 子之不達也!

그대가 어찌 통달하지 못했는가!

예14) 昔日之熇而今日之涼涼也!

이 어찌 전일에는 찌덥더니, 오늘은 쌀쌀한가?

예15) 君臣相顧, 不知所歸, 至於誓天斷髮, 泣下也。 

군신이 서로 돌아보며 돌아갈 줄을 모르고, 하늘에 맹서하고 머리를 깎게까지 되니, 눈물이 흘러 옷깃을 적셨다. 어찌 이다지 쇠퇴하였을까?

예16) 其議論, 何等明達, 觀其行事, 又其嚴正!

그 의론을 들으니, 어찌 이다지 명확 통탄하며, 그 행사를 보니, 또 어찌 이다지 엄숙하고 정대한가!

위에서 '何等'이나 '何其' 등과 같이 '等'이나 '其'는 '이다지', '이렇게'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그런 글자가 없더라도 위에 하(何)자는 그러한 의미가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5. 이제 하(何)자와 다른 글자가 결합하여 사용되는 경우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하(何)자 '所以者何?(까닭이 무엇이냐?)', '若是者何?(이와 같은 것은 무엇인가?)' 등과 같이 성어(成語)에 끼어 쓰일 수도 있고, '何卽', '何也', '何' 등과 같이 자유 결합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모두 원인을 묻거나 자문자답하는 내용에 관계된다. 예로,

예17) 吾所以有天下者? 項氏所以失天下者?

내가 천하를 소유한 까닭이 무엇이며? 항씨가 천하를 잃은 까닭은 무엇인가?

예18) 所以者? 水已故。

까닭이 무엇인가? 물이 이미 흘러갔기 때문이다.

예19) 高樓而居草家, 退顯職而爲平民, 若是者也? 年老無力, 閑居而已矣。

이제 고루를 버리고 초가에서 살며, 현직을 물러나서 평민이 되었다. 이 같은 것은 무슨 까닭인가? 나이가 늙고 힘이 없어 한가하게 지낼 뿐이리라.

예20) , 必加於首, 雖新, 必關於足, 者? 上下之分也。

갓이 비록 해어졌으나 반드시 머리에 쓰고, 신이 비록 새 것이나 발에 걸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상하의 분별 때문이다.

예21) 西馳者, 未有一人言善齊者也。伏軾結軼東馳者, 未有一人言善秦者也, 則? 皆不欲齊之合也。

차앞 횡목에 엎드려 예를 하고 차바퀴를 달려 서쪽으로 간 자에, 한 사람도 제나라가 좋다고 말하는 자가 없고, 차 앞 횡목에 엎드려 차바퀴를 달려 동쪽으로 간 자에, 한 사람도 진나라가 좋다고 말하는 자가 없다. 무슨 까닭인가? 모두가 제와 진나라가 통합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예22) 終日默默在比, 大類女郞, 也?

하루 종일 묵묵히 여기 있으니, 거의 새댁과 같다. 무슨 까닭인가?

예23) 今思足以及禽, 而功不至於百姓者, 獨歟?

이제 은혜가 족히 금수에까지 미칠 수 있으면서 공은 백성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유독 무슨 까닭인가?

6. 또한, 하(何)자 '何如', '何若', '如何', '若何', '奈何', '奈…何', '云何' 등과 같이 결합하여 쓰인다. 이것은 '云何'를 제외하고는 모두 같은 근원을 가진 것이라 하겠다. 왜냐하면 '如', '若', '奈'는 같은 계열의 음전(音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何如'와 '如何', '何若'과 '若何'는 선후의 순차만이 다른 것일 따름이다. 그러나 이들의 용법은 대체로 비슷하나 똑같은 것은 아니므로 아래의 이들을 나누어 설명하려 한다.

1) 인물의 성질이나 상태가 어떠함을 물을 때는 대개 '何如'를 사용한다.

예24) 絳侯周人也 ?

강후 주발은 어떠한 사람이냐?

예25) 賜也?

사는 어떠한가?

예26) 讀書之樂樂? 綠滿窓前草不除。

독서의 즐거움, 즐거움이 어떠한가? 녹음은 창 앞에 가득한데 풀은 베지 안했다.

예27) 吾欲東家宿西家食, ?

나는 동쪽 집에서 자고 서쪽 집에서 밥을 얻어먹으며 하는데 어떨까?

예27)  '何如'는 '此事何如'의 준말로 볼 수 있으며, 가부(可否)는 상의하는 말이라 하겠다.

2) 동작의 상태나 방법이 어떠함을 물을 때는 대개 '如何'나 '若何'를 사용하고 '何如'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은 부사에 가깝다.

예28) 積思成病, 可言?

생각이 쌓여 병이 되었다. 어떻게 말을 할 수 있을까?

예29) 究應辦理? 候明敎。

결국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우두커니 밝은 가르침을 기다린다.

3) 원인이 어떠함을 묻을 때는 대개 '奈何', '若何', '云何' 등을 사용한다. 이대도 부사에 가깝다.

예30) 非金石之質, 欲與草木而爭榮?

어떻게 금석의 자질이 아닐진대, 초목과 더불어 번영을 다툴려고 하는가?

예31) 此非國家之利也, 從之?

이것은 국가의 이익이 아니다. 어떻게 이것을 따르리오?

예32) 旣見君子, 不樂?

이미 군자를 보았으니, 어찌 즐겁지 않다고 하리오?

4) 결과 처리를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를 물을 때는 '如', '若', '奈' 등과 하(何)자가 서로 떨어져 사용된다. 그 중간에 '之'가 들어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위에 언급된 사실을 가리키는 대명사의 구실을 하는 것이라 보겠으며, 혹은 명사가 직접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예33) 子欲居九夷, 或日:「, ?」

공자가 구이에 살자고 하니,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 '누추한데 이것을 어쩌하랴?' 하였다.

예34) 力以事大國, 則不得免焉, 則可?

힘을 다하여 써 큰 나라를 섬겼더라도 이를 모면할 수 없다면, (이것을) 어찌하면 좋을까?

예35) 不逝兮, 可? 兮, 虞兮, 奈若? (若=爾) 食盡絕, ?

추마가 가지 않는 걸 어찌할 수 있으랴? 우여, 우여, 그대를 어찌하랴?

예36) 食盡絕, ?

식량도 다되고 원조도 끊겼으니, 어찌하랴?

예37) ?

교만한 병사들과 사나운 장수를 어찌 하리오?

예38) 非不知憂能傷人, 人非木石?

근심을 능히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나, 사람이 목석이 아님을 어찌하랴?

예38) 의 예문을 '然而人非木石, ?(그러나 사람이 목석이 아닐진데 어찌하랴?)' 러고 고쳐 쓸 수 있고, 예36) 의 예문 '食盡絕, ?'는 '食盡?' 라고 고쳐 쓸 수 있다. 또한 이와 같은 용업은 '無奈…何?' 와 같은 표현으로 쓸 수가 있다. 예로

예39) 國人不信?

국인이 믿지 않으면 어찌할 수 있으랴?

예40) 聞匃奴中樂, 無候望急?

흉노 중에 음악소리를 들으니, 조급히 기다려서 무엇하리오?

위의 경우는 그 의미가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이 강하게 나타난다.

5) '何若'과 '何如'는 또 비교를 나타내는 구문에도 쓰인다.

예41) 我視君?(視=較)

나는 그대에 비하여 어떠한가?

예42) 與秦地勿與?

진지에게는 주고 어째서 주지 않는가?

예43) 長安日遠?

장안은 어째서 날마다 먼가?

예41) '何若'은 '어떠하다'는 뜻이나, 예42), 예43) 의 구문은 '어떠하다'는 뜻이 아니라, '어째서', '왜'와 같은 뜻으로 쓰였다.

7. '何以', '何爲', '何自', 何由', '何從'과 같은 성어는 모두 관계사 '以' , '爲', '自', '由', '從'에 보충어 하(何)자가 첨가된 것이다. '何以', '何爲'는 때로 그 위치가 뒤바뀌어 '以何', '爲何'로 쓰이기도 하는데, 의미가 변질되는 것은 아니다. '何以'. '何爲'는 '어째서'의 뜻으로 주로 쓰이는데, '何自', '何由', '何從'는 '어떻게'라는 뜻이 강하다. 이 중에서 이 두 가지 뜻으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것은 '何以'이다.

예44) 美人贈我金刀, 報之?

미인이 나에게 금석도(화폐)를 주면, 무엇으로써 이에 보답할까?

예45) 不爲者與不能者之形異?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가?

예46) 法人好勝, 敗狀, 令人喪氣若此?

불란서 사람은 승리를 좋아하면서, 어째서 스스로 패배의 모습을 그려서 사람들로 하여금 이같은 기분을 상하게 하는가?

예47) 今戰而勝之, 齊之半可得, 止?

이제 싸우면 이겨서, 제의 반을 얻을 수 있거늘, 어째서 멈추는가?

예48) 起? 起不相愛。

어지러움은 어떻게(어디로부터) 일어나는가? 서로 사랑하지 않는데서 일어난다.

예49) 知吾可也?

이렇게 (무슨 이유로) 내가 가(可)하다는 것을 아는가?

예50) 若不申辨, 得直? (直=值)

만약 판별해 내지 못하면, 어떻게 (어디로부터) 가치를 얻겠는가?

8. '何可', '何得', '何足', '何須', '何必', '何至', '何嘗' 등도 위 의 7항와 같이 '어떻게' 혹은 '어째서'와 같은 뜻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뜻은 하(何)자에 국한되는 것이며, 이것은 부사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여기에 하(何)자 기(豈)자와 똑같이 '어찌'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이들은 통상 반결적(反詰的)의 어기(語氣)에 주로 쓰이며, '何可'는 '不可', '何必'은 '不必', '何須'는 '無須', '何嘗'은 '未嘗'과 같은 것이라 하겠다.

예51) 廢也?

어떻게 폐지할 수 있을까?

예52) 吾爲官, 默爾?

내가 간관이라면,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을 뿐이겠으리오?

예53) 如斯之輩, 道?

이와 같은 무리를 어찌 족히 말하라 ?

예54) 羌笛怨楊柳? 風不度玉門關。

오랑캐의 피리소리 어찌 버드나무를 원방하리오? 봄바람이 오문관(玉門關)을 넘어오지 않는 것을.

예55) 讀書, 然後爲「學」?

어찌 꼭 독서를 하여야만, 그런 뒤에 「학문」을 하겠으리오 ?

예56) 天下多美婦人, 是?

천하에 아름다운 부인이 많거들, 어찌 꼭 이 사람이오?

예57) 從昆弟假貸, 猶足爲生, 自苦如此?

형제들로부터 빌리더라도 오히려 족히 살아갈 수 있거늘, 어찌 이같이 스스로 고생하도록 되었

는가 ?

예58) 彼亦不欲自拔? 而終於沈淪不起者, 習慣爲之也。

그도 역시 어찌 일찌기 스스로 빠져 나으려 하지 않았겠으리오? 끝내 빠져들어 일어나지 못한 것은 습관이 그렇게 하였다.

출처 : 신아사출판 홍인표저 한문문법(1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