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산책] 과일은 둥근 모양일 때 수분을 제일 많이 저장할 수 있어요
원과 구
▲ 수박, 키위, 복숭아 등 많은 과일이 구 모양이에요. /픽사베이
물방울, 나무 기둥, 민들레 씨, 수박.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모두 둥근 모양입니다. 이렇게 자연 세계에서는 원이나 구 모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둥근 모양일 때 동물, 식물 등이 자연에서 번식하고 성장하는 데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원과 구에는 어떤 성질이 있을까요?
둘레의 길이가 같은 여러 도형 중에서 넓이를 구해보면 원이 가장 넓어요. 입체 도형도 마찬가지입니다. 겉넓이가 같은 도형 중에서는 공 모양인 구의 부피가 가장 커요. 자연 세계에 있는 식물과 동물들이 이런 원과 구의 성질을 이용한 건데요. 먼저 나무 기둥을 살펴볼게요. 나무는 자라면서 줄기가 함께 굵어지는데요. 같은 시간 동안 많이 자라려면 나무 기둥의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똑같이 커져야 하지요. 그래서 둥근 원기둥 모양으로 자라는 것이 나무에는 가장 효율적인 거예요. 나이테를 보고 나무의 나이를 셀 수 있어요. 나이테가 둥근 것을 보면 1년에 기둥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비슷하게 자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봄을 맞아 들판에는 민들레꽃이 여기저기 피어 있습니다. 민들레꽃의 씨는 하얗고 동그란 솜사탕처럼 생겼어요. 민들레 씨앗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멀리 날아가는데요. 어떤 방향에서 바람이 불어오든지 골고루 잘 날아가야 꽃을 피우는 데 유리합니다. 그래서 구 모양으로 생긴 거지요.
많은 과일이 구 모양입니다. 과일 안에는 달콤한 과육과 씨앗이 있어요. 과육은 많은 양의 수분을 머금고 있습니다. 과일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동물이 먹고 나서 씨앗을 배설해야 다른 곳으로 퍼져 나갈 수 있어요. 과일이 맛있어야 동물이 많이 찾아 먹어 번식에 유리하겠죠. 그러려면 과육 안에 수분이 많아야 합니다. 그래서 과일은 최소 겉넓이로 최대 부피를 갖는 구 모양이 많은 거지요.
물속에 알을 낳는 어류의 알은 대부분 완벽한 구 모양입니다. 물속에서 압력을 견디고 부화하기에 알맞은 온도와 빛을 골고루 받으려면 구 모양이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에요.
우리 몸에서도 원 모양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 눈을 보면 검은 부분이 원 모양이에요. 이 검은 부분에는 동공이라는 공간이 있는데요. 외부 밝기에 따라 동공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동공은 빛이 많이 들어오면 작아져요. 빛이 적게 들어오면 커지고요. 동공은 작아지거나 커질 때 항상 원 모양을 유지합니다. 빛이 어느 한편에서 더 들어오거나 적게 들어오면 눈이 사물을 볼 때 형체가 왜곡될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외부 물체를 정확하게 볼 수 있도록 항상 원 모양으로 크기가 달라지는 거예요. 또 우리 혈관은 모두 원기둥 모양인데요. 같은 시간에 혈액을 많이, 골고루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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