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의 비밀 465

[漢字의 비밀] 안면부지(顔面不知)의 아는 사이

[漢字의 비밀] 안면부지(顔面不知)의 아는 사이 중앙선데이 입력 2022.06.18 00:24 한자의 비밀 6/18 코와 입은 완전히 가린 채 타인을 식별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두 눈뿐이었다. 안면부지(顔面不知)의 마스크 생활도 어언 2년이 훌쩍 넘었다. 지난 5월에야 마스크 착용 기준이 완화됐다.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마주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있음을 예상해 본다. 안(顔), 면(面) 모두 다소의 쓰임 차이는 있지만 얼굴을 뜻하는 한자다. 안(顔)은 ‘彥(선비 언)’과 ‘頁(머리 혈)’이 결합한 모습으로, 중국 후한 시대 허신이 쓴 『설문해자』에는 눈썹과 눈의 사이라고 적고 있다. 애초에는 미간 부분을 지칭했던 것이 이후 얼굴 전체를 뜻하게 된 것이다. 면(面)은 얼굴의 윤곽과 눈 하나를 ..

漢字의 비밀 2022.06.18

[漢字의 비밀] 다양한 뜻 가진 知중앙선데이

[漢字의 비밀] 다양한 뜻 가진 知 중앙선데이 입력 2022.06.04 00:24 업데이트 2022.06.04 01:10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한자 그래서 ‘온고(溫故)’란 “(어떤 사건이 일어난) 까닭이나 이유를 반복하여 (물이 데워지는 것처럼) 오랫동안 깊이 생각하다”라는 의미가 된다. 과거를 깊이 알면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지신(知新)은 어떨까? ‘知’는 ‘矢’와 ‘口’가 합쳐진 글자이다. ‘矢’는 화살을 나타내며 화살은 사냥이나 전쟁을 의미하고, ‘口’는 말을 뜻하여 사냥이나 전쟁에 관한 말을 의미하게 된다. 수렵사회에서 화살을 이용한 수렵은 성인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소양이자 지식이었으므로 이 글자는 ‘알다, 깨닫다, 이해하다’라는 뜻으로 발전하게 된다..

漢字의 비밀 2022.06.04

[漢字의 비밀] 추앙(推仰)을 외치다

[漢字의 비밀] 추앙(推仰)을 외치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2.05.21 00:24 한자 ‘추앙(推仰)’은 일상에서 낯선 단어다. 그런데 최근 한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이 ‘나를 추앙해! 난 한 번도 채워진 것이 없어. 나를 추앙해!’라고 절규한 장면이 큰 화제가 되면서 요즘 SNS에서 ‘추앙’이 다양한 모습으로 패러디되고 있다. 드라마에서 결핍을 채워 줄 절대적 지지와 응원을 뜻하는 ‘추앙’이 삶에 지친 우리들의 마음에 위로를 준 모양이다. ‘추앙’의 사전적 의미는 ‘높이 받들어 우러러보다’이고, 추앙의 대상은 대부분 범접하기 어려운 위치의 위인이나 성인이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일반적 기준의 추앙 대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녀는 갑질당하는 계약직이고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신용불량자가 되기 직전이..

漢字의 비밀 2022.05.21

[漢字의 비밀] 스승(師)의 참된 의미

[漢字의 비밀] 스승(師)의 참된 의미 중앙선데이 입력 2022.05.07 00:24 한자의 비밀 ‘스승의 날(5월 15일)’은 1964년에 만들어졌으며 이듬해 기념일로 지정됐다. 이날은 세종대왕 탄신일(誕辰日)로 ‘이 세상의 모든 스승이 세종대왕처럼 존경받는 시대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비롯됐다. 스승은 무당을 나타내는 무격(巫覡)에서 ‘여자 무당’을 말한다거나 중(僧)을 나타내는 ‘사승(師僧)’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우리가 흔히 스승이라 하면 ‘선생(先生)님’을 지칭하는데 先生이라는 단어는 보통 연장자에게 쓰였다. 그러다가 고려시대 이후 학문적으로 덕망이 높은 사람, 혹은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사람, 혹은 학예가 뛰어난 사람, 혹은 각 관청과 관아의 전임자를 가리키는 일종의 존칭 또는 경칭..

漢字의 비밀 2022.05.07

[漢字의 비밀] 다름과 같음의 공존(共存)

[漢字의 비밀] 다름과 같음의 공존(共存) 중앙선데이 입력 2022.04.23 00:24 한자의 비밀 동아시아 지역에서 한자 사용의 역사가 길었던 만큼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역사 속에서 다양한 함의를 담은 어휘가 생성, 변용돼 사용되고 있다. 우리말 어휘 중에도 우리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한자를 변용해 만들어진 게 많다. ‘초밥(醋밥)·온돌(溫突, 突은 우리말 ’돌‘의 음차 표기)’ 등은 고유어와 한자가 결합한 어휘고, ‘깡패(gang牌)·깡통(can桶)’ 등은 한자와 영어가 결합한 어휘다. 또 ‘각광(脚光)·연미복(燕尾服)’과 같이 외래어를 번역한 어휘도 있고, ‘도대체(都大體)·무려(無慮)’와 같이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우리말로 귀화돼 한자가 결합된 형태인지조차 알 수 없는 말도 있다. 특수한 ..

漢字의 비밀 2022.04.23

[漢字의 비밀] 소풍(消風) 가기 좋은 날

[漢字의 비밀] 소풍(消風) 가기 좋은 날 중앙선데이 입력 2022.04.09 00:24 한자의 비밀 4/9 소풍의 구성자로 ‘風’(바람 풍)자를 쓴 것은 아마도 한국어 ‘바람을 쐬다’가 관용적으로 ‘기분 전환을 위해 바깥을 거닐거나 다니다’는 의미로 사용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 소풍이란 단어를 누가, 언제부터 사용했는지 정확한 출처는 찾을 수 없으나, 광복 이후 일제의 잔재가 남은 일본어 계통 단어인 ‘원족’의 대체 단어로 꾸준히 제시돼 왔으며, 90년대를 전후해 봄나들이를 대표하는 한국어 표현으로 자리 잡게 됐다. 원족은 일본어 단어 ‘遠足 (えん‐そく: 엔-소쿠)’을 한국 한자음으로 옮긴 것으로 『일본국어대사전』에서는 “학교에서 운동과 견학을 목적으로, 교사의 인솔하에 움직이는 작은 여행..

漢字의 비밀 2022.04.09

[漢字의 비밀] 새 대통령은 어떤 패(牌)를 달 것인가

[漢字의 비밀] 새 대통령은 어떤 패(牌)를 달 것인가 중앙선데이 입력 2022.03.26 00:24 한자의 비밀 대통령 당선인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명패(名牌)를 갖게 됐다. 당선인은 지금의 청와대가 아닌 다른 곳에서 문패(門牌)를 달기를 원하는지 용산 지역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겠다는 패(牌)를 내놓았다. ‘牌’(패)는 ‘片’(조각 편)이 의미부이고 ‘卑’(낮을 비)가 소리부이다. ‘片’은 왼쪽의 세로획은 나무줄기를, 오른쪽 위의 획은 나뭇가지를, 아래 획은 나무뿌리를 의미한다. 비(卑)는 일반적으로 밭 전(田)과 칠 복(攴)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고, 밭(田)에서 이를 강제하는(攴) 모습을 그렸으며 이 때문에 ‘시키다’의 뜻이 나왔고, 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의 의미로부터 지위가 ‘..

漢字의 비밀 2022.03.27

[漢字의 비밀] 코로나19, 그리고 역병(疫病)

[漢字의 비밀] 코로나19, 그리고 역병(疫病) 중앙선데이 입력 2022.03.12 00:24 한자의 비밀 2022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지만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와 전쟁 중이다. 코로나19의 정확한 명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다. 중국에서는 ‘신형관상병독폐렴(新型冠狀病毒肺炎)’이라 표현하고 약칭으로는 ‘신관폐렴(新冠肺炎)’이라고 한다. 여기서 ‘관상(冠狀)’은 바이러스의 형태가 왕관 모양으로 생겼다 해서 명명된 ‘코로나’의 영어 의역(意譯)이고, ‘병독(病毒)’은 병을 유발하는 독이라는 뜻의 바이러스를 의역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신형코로나바이러스(新型コロナウイルス)’로 표기하는데 ‘코로나(コロナ)’는 영어의 ‘Corona’ 발음을 그대로 옮긴 것이고, ‘바이러스(ウイルス)’는 라틴어의..

漢字의 비밀 2022.03.12

[漢字의 비밀] 왕좌(王座)와 다모클레스의 칼

[漢字의 비밀] 왕좌(王座)와 다모클레스의 칼 중앙선데이 입력 2022.02.26 00:24 한자의 비밀 곧 새 대통령이 뽑힌다. 누가 그 자리에 앉을 것인가? 옛날, 왕은 절대지존 그 자체였다. 그래서 공자도 왕(王)자를 두고 천지인(天地人)을 뜻하는 삼(三)과 ‘꿰뚫다’는 뜻의 곤(丨)으로 구성되어, ‘온 천하 만물을 하나로 꿰뚫을 수 있는 존재’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갑골문을 보면 그렇지 않다. 모자나 도끼를 그렸다고 하지만, 둘 다 권위의 상징물이다. 이 단순한 상징물이 공자라는 성인에 의해 우주만물의 지배자로 멋지게 변신했던 것이다. 왕의 자리는 최고라 모두가 탐하지만 그만큼 항상 위태했다. ‘다모클레스의 칼(Sword of Damocles)’이 상기된다. 기원전 4세기 초, 시칠리아 최고 통치..

漢字의 비밀 2022.02.26

[漢字의 비밀] 大選(대선): 뽑아서 부려 쓸 자

[漢字의 비밀] 大選(대선): 뽑아서 부려 쓸 자 중앙선데이 입력 2022.02.12 00:24 한자 이제 大選(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누군가를 가려 뽑는 일’이란 관점에서 選(가릴 선)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볼까 한다. 사실 이 글자는 꽤 많이 쓰인다. 選擧는 물론 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는 어휘만 봐도 競選(경선)·選好(선호)·選擇(선택)·選出(선출)·當選(당선) 같은 것이 있으니 말이다. 『한자어원사전에 따르면 ‘選에는 제사에 쓸 것을 뽑아 보낸다는 뜻이 있다. 巽의 갑골문을 보면 두 사람이 꿇어앉은 모습을 그렸고, 辵은 마을이나 부족의 구성원 각자가 제사를 위해 중심부로 물건을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보면 選은 제사상에 바치는 祭物(제물)처럼 구성원을 위해 희생할 사..

漢字의 비밀 2022.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