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보일러 마케팅 컴퓨터 에너지… 이들 낱말들의 공통점은? 우리말로 번역이 잘 안되는 외래어다. 피아노는 이탈리아어로 여리게 라는 뜻인데 건반악기 일종인 피아노로 굳어졌다. 보일러는 물을 가열해 증기나 온수를 보급하는 장치인데 번역이 곤란하다. 마케팅을 시장기획, 컴퓨터를 연산장치라 번역할 수 있겠지만 어색하다. 에너지는 기(氣)도 아니고 힘(力)도 아니다. 에너지는 그냥 에너지다.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에네르기, 즉 에너지(energy)는 ‘안에’ 엔(en)과 ‘일’ 에르곤(ergon)의 합성어로 안에 담긴 일이다. 몸을 힘들게 쓰는 노동 일과 다르게 물리학에서 일은 물체에 가한 힘의 크기와 힘에 의해 움직인 거리를 곱한 값이다. 움직이도록 일할 힘(power, force)이 안에 담겨 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