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 조악한 성정(性情), 심지어 추악한 품성을 두루 일컬을 때 쓰는 말이 야비(野鄙)다. 여기서 野(야)는 학습 등으로 외양을 제대로 꾸미지 않아 바탕이 그냥 드러나는 상태를 가리킨다. 한자 자전의 우선 새김으로 보면 野(야)는 ‘들판’이다. 그러나 초기의 쓰임에서는 일정한 지역을 가리켰다. 주(周)나라 때의 구역 지칭이다. 왕도(王都)를 중심으로 100리(里) 바깥을 郊(교)라고 했고, 그로부터 200리 더 나가는 곳이 바로 野(야)다. 우리가 “사람 참 야비하다”고 끌탕 칠 때의 ‘야비’는 사실 이런 구역 이름이다. 野(야)와 鄙(비)는 거의 같은 곳 또는 鄙(비)가 野(야)에 비해 왕도로부터 더 떨어져 있는 곳을 가리켰다고 본다. 왕도를 문명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