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행위 등에 빗대 뭔가를 설명하는 한자 단어는 많다. 낭자(狼藉)도 그 하나다. 늑대(狼)는 대개 조그만 동굴에 보금자리를 튼다. 보통 마른 풀을 밑에 깐(藉) 뒤 생활한다. ‘낭자’는 원래 늑대가 웅크리고 있던, 엉클어진 자리다. 수달(水獺)은 욕심이 많다는 혐의를 받았다. 잡은 물고기를 물가 바위 위에 늘어놓는 버릇이 있어서다. 수달이 제사를 지낸다고 본 사람들은 급기야 獺祭(달제)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뜻은 욕심을 부려 오버하는 사람이나 행위다. 쥐도 사람들의 입에 단골로 등장한다. 이상한 기척을 감지해 냉큼 구멍으로 파고드는 쥐의 행위는 ‘서찬(鼠竄)’이다. 머리를 부여잡고 구멍으로 내빼는 쥐의 모습은 포두서찬(抱頭鼠竄)이다. 형편없이 체면을 구기고 도망치는 사람이다. 쥐는 곡식을 비롯해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