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 앞 글자 淫(음)은 어떤 흐름을 좇아 묻히거나 흘러가며 이어지는 상태나 행위다. 초기 자전(字典)인 《설문해자(說文解字)》의 풀이에 따르면 그렇다. 옷감 등에 물을 들이는 일, 즉 염색(染色)의 영역에도 이 글자가 등장한다. 그 다음에 나타나는 뜻이 남녀 사이의 통간(通姦)이라는 의미다. 이어 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마구잡이로 벌이는 행동인 방종(放縱), 탐욕과 탐심, 다시 그런 욕망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미혹(迷惑)의 새김도 얻는다. 침음(浸淫)이라는 단어는 위의 첫 풀이에 해당한다. 어딘가에 깊이 빠져드는 일이다. 오래 이어져 제 범위를 넘어서는 권력을 일컬을 때는 음위(淫威)라고 한다. 끊이지 않고 내리는 장맛비는 음우(淫雨), 음림(淫霖)으로 적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