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한자 71

[유광종의 시사한자] 부유할 부(富) 굳셀 강(强)

[유광종의 시사한자] 부유할 부(富) 굳셀 강(强) 유광종 부자(富者)의 꿈을 꿔보지 않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앞의 富(부)라는 글자를 싫어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돈 많은 것 싫어할 사람이 그다지 없으니 그렇다. 이 글자는 집을 가리키는 ‘(면)’과 가득하다는 새김의 ‘(복)’이 합쳐졌다. 집안에 뭔가 가득하게 담겨 있는 것의 합체여서 결국 부유(富裕), 부유(富有)라는 뜻을 얻었다. 결국 돈이나 재산의 많음을 가리킨다. 아주 돈이 많은 비즈니스맨을 우리는 성어로 부상대고(富商大賈)라고 부른다. 상고(商賈) 두 글자 모두 상인을 가리키는 한자다. 돈이나 재산에만 그치지 않는다. 부서(富庶)라고 적는 단어도 있다. 물산이 풍부(富)하고 사람이 많은(庶) 상태다. ..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바람 풍(風) 구름 운(雲)

[유광종의 시사한자] 바람 풍(風) 구름 운(雲) 유광종 단순한 기상 현상이기는 하지만 한자 세계에서 바람과 구름은 이미지가 강하다. 우선 구름이다. 먹구름은 흑운(黑雲)이다. 곧 비를 뿌릴 구름이다. 심하게는 전쟁을 알리는 조짐으로 쓴다. 전운(戰雲)이 그렇다. 전쟁을 암시하는 검은 구름이다. 때로는 오운(烏雲)으로도 적는다. 두둥실 정처 없이 떠다니는 구름은 부운(浮雲)이다. 그런 구름처럼 어느 한 곳에 얽매이지 않는 인생, 그런 사람 등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지나가는 구름은 행운(行雲)이고, 흐르는 물은 유수(流水)다. 둘을 한데 엮으면 행운유수(行雲流水), 즉 문장이나 말이 거침없이 이어지는 경우를 지칭한다. 구름이 가득 모이는 상황은 운집(雲集)이다. 사람이 새카..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동녘 동(東) 흐를 류(流)

[유광종의 시사한자] 동녘 동(東) 흐를 류(流) 유광종 큰 하천이 대개 동쪽으로 흐르는 현상은 중국에서 뚜렷하다. 중국 대륙은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은 서고동저(西高東低) 지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황하(黃河)와 장강(長江)을 비롯한 중국 주요 하천은 대부분 서에서 동으로 흐른다. 특히 서북(西北)이 높고, 동남(東南)이 낮아 하천에서 물이 넘치면 동남쪽이 먼저 잠긴다. 그래서 보통 강을 기준으로 남쪽은 축축하게 잘 젖는 陰(음), 북쪽은 마르고 건조해서 陽(양)으로 표기한다. 산은 그 반대다. 지구 북반구는 산의 남쪽에 볕이 잘 든다. 산의 북녘은 응달이 짙다. 따라서 산을 기준으로 할 때는 산의 남쪽이 陽(양)이고, 북쪽이 陰(음)이다. 화산(華山)의 남쪽을 지칭한 화양(..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岐(갈림길 기) 路(길 로)

[유광종의 시사한자] 岐(갈림길 기) 路(길 로) 유광종 사람의 발길은 늘 갈림길에 닿기 마련이다. 한번 발을 들여놓은 길에서 멈춰 돌아가는 일은 벅차다. 되돌아온들 달리 뾰족한 방법도 없다.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좋은 길, 내가 가야 하는 길로 걸음을 옮겨야 한다. 갈림길의 한자 단어는 岐路(기로)다. 산의 갈라진 길을 지칭하는 ‘岐(기)’와 길이라는 새김의 ‘路(로)’를 합성했다. 양주(楊朱)라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는 이 갈림길을 두고 진지하게 생각을 엮은 사람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한반도 버전의 속담이 예서 유래했다. 그의 이웃이 양(羊) 한 마리를 잃어버렸다. 많은 사람이 양을 찾으러 나섰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 양주가 “왜 양을 찾지..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放(놓을 방) 蕩 (방탕할 탕)

[유광종의 시사한자] 放(놓을 방) 蕩 (방탕할 탕) 유광종 놓다, 풀다, 버리다 등의 새김을 지닌 글자가 放(방)이다. 앞의 方(방)은 성채를 가리킨다. 그 옆은 원래 모양이 ‘(복)’이다. 무엇인가를 잡고 때리는 일이다. 그래서 글자 전체는 ‘누군가를 성으로부터 쫓아내다’는 뜻을 얻었다고 본다. 이를테면 방출(放出)이자 축출(逐出)이다. 이 글자의 쓰임은 아주 많다. 해방(解放)과 개방(開放), 방송(放送) 등 우리 생활에 친숙한 단어에도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본뜻에 퍽 충실한 단어로는 방벌(放伐)을 꼽을 수 있다. 폭압적인 정치를 하는 권력자를 공격해 자리에서 쫓아내는 일이다. 가축을 놓아서 기르면 방목(放牧), 풀어서 먹이면 방사(放飼)다. 자주 쓰는 방심(放心)은 ..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꽃 화(花) 믿을 신(信)

[유광종의 시사한자] 꽃 화(花) 믿을 신(信) 유광종 왕조시대 정보 전달 체계의 토대는 역참(驛站)이다. 한국과 일본은 기차가 섰다 출발하는 곳을 역(驛), 중국은 참(站)으로 표기한다. 모두 본래의 ‘역참’에서 비롯한 말이다. 이는 옛 동양사회 통신의 축선이자 혈맥이었다. 역과 비슷한 뜻으로 쓰는 글자가 우(郵), 전(傳), 치(置)다. 대개 시설을 지칭한다. 공무로 오가는 관리와 필요한 문서가 거치는 장소다. 교통 편의를 위해 말(馬)을 준비해 두고 숙박도 가능했다. 그곳을 오가는 말이 역마(驛馬), 사람이 묵는 장소가 역관(驛館) 또는 역참(驛站), 그곳에서 일하는 관리가 역리(驛吏)다. 우(郵)도 마찬가지다. 역과 같은 기능이다. 그래서 둘을 합쳐 우역(郵驛)이라고도 ..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강 하(河) 바다 해(海)

[유광종의 시사한자] 강 하(河) 바다 해(海) 유광종 물의 이름은 많다. 소금기 없는 물 담수(淡水), 짜디짠 바닷물 해수(海水), 땅 밑의 물 지하수(地下水), 샘으로 솟는 물 천수(泉水)다. 그런 물이 모여 흐르면 하천(河川), 큰 곳에 고이면 호수(湖水)다. 대표적인 물 흐름은 강(江)과 하(河)다. 한반도의 큰 하천은 대개 ‘강’으로 부르지만 중국에서는 ‘河(하)’도 많이 쓴다. 원래는 구별이 가능했다. 중국 북부를 흐르는 하천을 보통 ‘河(하)’라고 적었고, 남부에서는 일반적으로 ‘江(강)’이라 적었다. 둘 모두 큰물을 가리킨다. 샘에서 솟은 작은 물줄기가 계곡을 지나면서 조그만 물 흐름인 계수(溪水)를 이루고, 이는 다시 그보다 큰 물줄기인 하천(河川)을 형성한다...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삼 마(麻) 취할 취(醉)

[유광종의 시사한자] 삼 마(麻) 취할 취(醉) 유광종 신체의 일부에 깃든 감각이 없어질 때가 있다. 보통은 마비(麻痺)라고 적는다. 의학적으로는 마취(麻醉)라는 말을 더 자주 사용한다. 통증을 없애고 수술을 해야 할 때 곧잘 취하는 행위다. 앞의 글자 麻(마)는 보통 식물의 일종인 삼을 지칭한다. 글자 구성을 보면 집을 가리키는 (엄)에 삼의 껍질인 (빈) 두 개가 합쳐졌다. 집에 삼을 가져다가 껍질을 벗겨 늘어놓은 모습이다. 그 삼으로 만든 옷이 마의(麻衣), 삼실로 짠 굵은 자루가 마대(麻袋)다. 마지(麻紙)는 삼의 껍질이나 삼베로 만든 종이다. 글자는 때로 ‘깨’를 가리킨다. 호마(胡麻)라고 하면 참깨와 검은 깨의 총칭이다. 지마(芝麻)도 마찬가지다. 관련기사 [유광종의..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기와 와(瓦) 풀 해(解)

[유광종의 시사한자] 기와 와(瓦) 풀 해(解) 유광종 쓰임새가 많은데도 그 유래가 헛갈리는 단어 하나가 와해(瓦解)다. 기왓장이 무너지거나 깨진다는 의미로 쓰는 말이다. 폭삭 무너지는 것이나 그런 상태를 지칭한다. 우선은 기와를 제작하는 옛 공법에서 나왔다는 풀이가 있다. 원통형 틀을 제작해 흙을 다져놓고 굳힌 뒤 그를 깨서 기왓장을 만드는 방법이었다고 한다. 틀을 분리할 때 떨어져나가는 기왓장에서 ‘와해’라는 단어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다른 풀이는 이렇다. 기와는 대개 수키와와 암키와로 나뉜다. 암키와는 아래, 수키와는 위에 놓아 둘을 연결하며 지붕을 얹는다. 이런 연상 때문에 중국 송나라 때는 기생집을 와사(瓦舍)라고 적었다. 남성과 여성이 몸을 쉽게 섞는 곳이라는 맥락에..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방패 간(干) 성 성(城)

[유광종의 시사한자] 방패 간(干) 성 성(城) 유광종 두 글자 모두 전쟁과 관련이 있다. 앞 글자 干(간)은 흔히 ‘방패’로 푼다. 글자 초기 꼴에서는 단순 방패 이상이다. 상대 공격을 막는 방패에 무기로 보이는 무언가를 덧댄 모습이다. 城(성)이라는 글자의 처음 모습도 단순한 흙담은 아니었다. 무기를 쥔 사람 또는 그 무기와 함께 담을 그린 꼴이다. 전쟁을 수행하는 병력이 누군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을 지키는 형태다. 그러니 간성(干城)이라는 글자 조합은 나중에 남과의 싸움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일정한 집단, 즉 군대나 병력을 지칭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관련기사 [유광종의 시사한자] 기와 와(瓦) 풀 해(解) [유광종의 시사한자] 삼 마(麻) 취할 취(醉..

시사한자 2021.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