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한자 71

[유광종의 시사한자] 되돌릴 반(反) 눈 목(目)

[유광종의 시사한자] 되돌릴 반(反) 눈 목(目) 유광종 눈은 마음의 창(窓)이다. 생각과 감정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신체 기관으로 매우 두드러지는 특성이 있다. 다른 감각기관은 피부의 일부가 변해 발달했다. 그에 비해 눈은 뇌의 일부가 망막에 직접 이어져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밖에서부터 들어오는 형상 정보도 모두 이 눈을 거친다. 눈으로 들어온 정보는 뇌에 바로 전해져 마음을 이루는 ‘신경의 바다’에 잠긴다. 다시 내 안에서 이뤄진 감정과 이성적인 판단 등이 눈을 통해 바깥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눈은 사람과 사람이 교감하는 통로다. 눈의 동공은 크게 8㎜까지 커지고, 작게는 2㎜까지 줄어든다. 이 동공이 커졌다가 줄어드는 데에는 빛에 대한 반응 외에 감정도 함께 작용한다. 상대방에게 좋은 감정을 품으..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따를 짐(斟) 따를 작(酌)

[유광종의 시사한자] 따를 짐(斟) 따를 작(酌) 유광종 두 글자 모두 술을 따라 마시는 일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정확하게 구분도 한다. 상대에게 술을 따를 때 잔을 덜 채우면 斟(짐)이다. 그에 비해 찰랑거릴 정도로 채우는 일을 酌(작)이라고 했다. 그 둘의 중간 수준에서 술을 따르면 안성맞춤이다. 따라서 ‘짐작’은 술을 남에게 잘 따라주는 일, 나아가 상대를 고려하는 행위, 사안의 경중(輕重)을 헤아리는 작업, 상대 또는 상황을 체크하는 능력 등을 가리키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그로써 단어가 지닌 큰 뜻은 헤아림, 살핌 등이다. 모두 신중을 요한다. 일을 서둘러 그르치거나, 완고하게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워 상황을 망치는 일을 경계하자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래서 우리는 상..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罷(마칠 파) 免(면할 면)

[유광종의 시사한자] 罷(마칠 파) 免(면할 면) 유광종 옛 관리의 임용과 해직에 관한 단어는 제법 많다. 우선 제수(除授)다. 권력자가 벼슬을 직접 내려주는 행위다. 除(제)라는 글자는 여기서 ‘바꾸다’는 새김이다. 授(수)는 ‘주다’는 뜻이다. 拜(배)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직접 임명하는 행위다. 배상(拜相)이라고 하면 누군가를 재상(宰相)에 임명한다는 뜻이다. 昇(승) 또는 升(승)이라는 글자는 관리의 승진을 의미한다. 陞(승)이라는 글자도 마찬가지 뜻이다. 拔(발)과 擢(탁)은 누군가를 추천하거나 선발하는 행위다. 일반적으로는 이미 관직에 있는 관리를 더 높거나 중요한 자리에 끌어올려 쓰는 일이다. 자리나 직무의 이동을 가리키는 글자는 遷(천)과 徙(사)다. 遷(천)은..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經(날 경) 常(항상 상)

[유광종의 시사한자] 經(날 경) 常(항상 상) 유광종 7년 만에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영어 ‘current account balance’를 한자어로 옮긴 말이 경상수지(經常收支)다. 자본거래를 제외한 일반적인 모든 거래에서의 수입과 지출 균형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그 ‘經常(경상)’이라는 말은 본래 무거운 개념이다. 유가(儒家)의 사유에서 가장 높게 치는 원리, 원칙, 도덕 등을 지칭하는 말이다. 변치 않는 도리의 영역을 가리킨다. 명분과 지향이라고 해도 좋다. 그와 쌍을 이루는 말이 권변(權變)이다. 임의성을 허용하는 단어다. 따라서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현실에 맞춰 대응하는 일을 가리킨다. 명분과 도덕만으로는 살 수 없는 법이니 이 영..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飜(뒤집을 번) 覆(덮을 복)

[유광종의 시사한자] 飜(뒤집을 번) 覆(덮을 복) 유광종 앞의 (번)은 새가 날아오르며 뭔가를 뒤집는 행위와 관련이 있다. 아래를 향해 놓인 사물 등을 위로 향하게 바꿔놓는 동작으로 볼 수 있다. 아예 날아오르는 일을 강조할 때는 飜(번)으로도 적는다. 번역(譯)은 언어를 다른 계통의 말로 옮기는 일이다. 다른 이의 작품을 매만져 제 것으로 만들어 내면 번안(案)이다. 번천(天)은 하늘이 뒤집힐 정도의 큰 변화다. 하늘과 땅이 다 뒤집히면 번천복지(天覆地)다. 뒤의 覆(복)은 그 반대다. 위를 향해 있던 것이 아래를 향해 뒤집히는 모양이다. 순우리말의 ‘엎어지다’ 새김이다. 그릇 등의 뚜껑이나 위에서 아래로 덮는 행위를 일컫는 복개(覆蓋), 기울어서 엎어지다가 패망하는 모양을 경복(傾覆)으로 표현하는 ..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目(눈목) 的(과녁 적)

[유광종의 시사한자] 目(눈목) 的(과녁 적) 유광종 양견(楊堅)이 북주(北周)를 무너뜨리고 수(隋)나라를 세울 580년 무렵이었다고 한다. 양견에게 쫓겨난 북주의 대신 두의(竇毅)에게 딸이 하나 있었다. 용모와 재주가 뛰어났고 용맹함마저 갖췄다고 한다. 두의는 이런 딸을 시집보내려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공작(孔雀) 그림이 있는 병풍을 세워두고 먼 거리에서 공작의 두 눈을 화살로 쏘아 맞히는 사람에게 딸을 준다는 소문을 냈다. 아주 많은 사람이 와서 도전했지만 죄다 실패했다. 드디어 한 사람이 찾아와 정확하게 공작의 눈을 맞혔다. 이연(李淵)이라는 사람이었다. 뒤에 당(唐)나라를 세운 고조(高祖)다. 두씨(竇氏) 부인은 당나라 최고 전성기를 이끈 태종(太宗) 이세민(李世民)의..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海(바다 해) 洋 (바다 양)

[유광종의 시사한자] 海(바다 해) 洋 (바다 양) “태산은 다른 곳의 흙을 물리치지 않아 그 거대함을 이루었고, 강과 바다는 작은 물줄기를 마다하지 않아 그 깊음을 이루었다(泰山不讓土壤, 故能成其大,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진시황(秦始皇)을 도와 중국 전역을 제패한 인물 이사(李斯, BC 284~208년)의 명언이다. 그는 진시황이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모두 쫓아내라는 내용의 ‘축객령(逐客令)’을 내리자 그를 제지하는 ‘간축객서(諫逐客書)’를 올린다. 그 안에 이런 말이 등장한다. 거대함을 이루는 요체는 ‘포용(包容)’과 ‘관용(寬容)’이라는 메시지다. 지구의 가장 큰 물은 해양(海洋)이다. 우리는 보통 바다로 부르지만, 요즘 정의(定義)로 海(해)와 洋(양)은 다르다. 먼저 큰 바다를 일..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트일 소(疏) 멀 원(遠)

[유광종의 시사한자] 트일 소(疏) 멀 원(遠) 자주 쓰는 말이다. 앞의 疏(소)는 풀이가 엇갈린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은 막혀 있던 것을 트이게 하는 행위와 관련있다. 그런 맥락에서 생겨난 단어가 소통(疏通)이다. 가득 차거나 빽빽하게 막혀 있던 무언가를 뚫거나 잘라, 다른 곳과 통하게 하는 일이다. 소산(疏散)은 함께 모여 있던 것들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소개(疏開)는 틈이 벌어져 마침내 사이가 멀어진다는 의미다. 분산(分散)에 이어 결국 멀리 떨어지면 곧 소원(疏遠)이다. 사람의 사이가 가까우냐 머냐를 따지는 단어는 친소(親疏)다. 소외(疏外)는 일부러 누군가를 멀리하는 일이다. 소척(疏斥)은 아예 노골적으로 사람을 배척하는 행위다. 시쳇말로 하면 ‘왕따’다. 빽빽하며 가득 차 있던 것이 모양을 ..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요긴할 요(要) 거느릴 령(領)

[유광종의 시사한자] 요긴할 요(要) 거느릴 령(領) 중요한 요소를 놓치고 엉뚱하게 일을 풀어가는 사람은 “요령이 없다”는 끌탕을 듣는다. 문제를 푸는 열쇠, 사안의 핵심을 일컫는 말이 요령(要領)이다. 글자 要(요)의 초기 꼴은 잘록한 허리를 가리킨다. 허리는 몸의 위와 아래를 잇는 곳이다. 따라서 매우 중요하다. 그를 강조하다 결국 ‘핵심’에 가까운 의미도 얻었다고 본다. 다음 글자 領(령)은 흔히 ‘옷깃’의 새김이 강하다. 그러나 본래는 목의 지칭이다. 허리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목이다. 몸과 머리를 잇는 곳이기 때문에 중요성은 허리를 넘어선다. 관련기사 [유광종의 시사한자] 트일 소(疏) 멀 원(遠) [유광종의 시사한자] 海(바다 해) 洋 (바다 양) [유광종의 시사한자] 目(눈목) 的(과녁 적..

시사한자 2021.07.21

[유광종의 시사한자] 對(대할 대) 峙(언덕 치)

[유광종의 시사한자] 對(대할 대) 峙(언덕 치) ‘고개’는 순우리말이다. 같은 말로는 ‘재’와 ‘티’가 있다. 서울의 한티 역시 큰 고개를 알리는 지명이다. 한자 세계에서 고개를 알리는 글자는 峙(치), 嶺(령), 崗(강)이다. 우리말로 알려진 ‘티’는 峙(치)의 옛 발음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峙(치)는 비교적 넘기 쉬운 고개, 험준한 산의 흐름에 있는 높은 고개는 嶺(령)으로 나누기도 한다. 충북 영동의 추풍령(秋風嶺), 한자로 鳥嶺(조령)이라 적는 경북 문경의 새재는 모두 높은 고개다. 그에 비해 崗(강)은 ‘언덕’ 정도다. 그런 언덕에 난 고개를 이 글자로 적는데, 중국에서 쓰임이 많다. 중국의 4대 기서인 《수호전(水滸傳)》의 주요 인물인 무송(武松)이 뛰어난 완력으로 호랑이와 맨주..

시사한자 2021.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