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목 기리야마본진 대표·前 주일대사관 1등 서기관 일본에서 '도로(トロ)'라 불리는 다랑어 뱃살은 한국에서도 고급 식자재로 취급된다. 상등품 오도로(大トロ) 초밥 한 점은 수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싸다. 그러나 다랑어 뱃살이 지금처럼 고가의 식재료가 된 것은 그리 오랜 일이 아니다. 일본에서도 1960년대가 되어서야 조금씩 유통되기 시작했고, 일식을 대표하는 최고급 식자재로 등극한 것은 70년대 이후이다. 예전에는 몸통의 붉은 살만 남기고 기름이 많은 뱃살 쪽은 그대로 버려지기 일쑤였다. 마구 버려진 이유는 빠른 부패였다. 동물성 지질(脂質)이 풍부한 다랑어 뱃살은 잡은 지 몇 시간만 지나도 부패가 시작된다. 더운 날에는 어선이 항구에 도착하면 썩은 냄새가 진동할 정도로 부패가 빨라 다른 부위가 오염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