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목 기리야마본진 대표·前 주일대사관 1등 서기관 경남 사천(泗川) 출신의 김존해(金尊楷)는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건너)간 도공이다. 규슈의 유력 다이묘 호소카와 다다오키(細川忠興)에게 스카우트된 존해는 부젠(豊前·후쿠오카현)에 자리를 잡고 도자기를 굽기 시작한다. 존해가 가마터를 잡은 곳의 지명을 딴 '아가노야키(上野燒)'는 지금도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도자기로 명성이 드높다. 호소카와는 '리큐칠철(利休七哲·센노 리큐에게서 다도를 익힌 수제자 7명)'의 한 명으로 불리던 다도 명인이었다. 존해가 빚어내는 질소(質素)한 도자기에 흠뻑 빠진 호소카와는 히고(肥後·구마모토현)로 영지를 옮길 때에도 존해를 가신단으로 동반할 정도로 그의 기예(技藝)를 아꼈다. 존해는 특이하게 일본에 두 번 간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