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漢字.. 1274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83] 必要(필요)

必 要 *반드시 필(心-5, 5급) *구할 요(襾-9, 5급) ‘어떻게든 전반적인 사정과 북쪽의 동정을 정확하게 알아야 할 필요가 생겼다’(이병주의 ‘지리산’)의 ‘必要’란? 必자는 ‘자루’(a grip)를 뜻하기 위하여 창[戈]의 손잡이 부분을 본뜬 것이었다. 창이 아무리 좋아도 반드시 자루가 있어야 하는 것이었기에 ‘반드시’(certainly; surely)란 뜻으로도 사용되자, 그 본뜻은 柲(자루 비)자를 따로 만들어 나타냈다. 要자는 서 있는 여자(女)의 허리춤에 ‘두 손이 얹어져 있는 모습’(→襾․덮을 아)이 변화된 것으로, ‘허리’(the waist)가 본뜻이다. 인체 부위 가운데 허리만큼 중요한 곳이 있으랴! 그래서 ‘중요하다’(essential) ‘요구하다’(require) 등으로 확대 사..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82] 先生(선생)

先 生 *먼저 선(儿-6, 8급) *날 생(生-5, 8급) ‘김구 선생께서 어느 학교 교사였습니까?’란 질문을 한다면, ‘선생’의 뜻을 잘 모른 탓이다. ‘先生’이란 두 글자를 차근차근 알뜰살뜰 하나하나 풀어보자. 先자는 ‘먼저’(ahead)란 뜻을 한 발짝 앞서간 사람의 발자국을 본떠서 나타낸 것이다. 儿(사람 인)은 ‘人’의 변형이고, 그 위 부분은 발자국[止] 모양이 변화된 것이다. 生자는 ‘돋아나다’(bud; sprout; spring up)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땅거죽을 뚫고 갓 돋아 난 새싹 모양을 그린 것이다. 생명이 태어나는 것을 풀이 돋아나는 것에 비유하였기에 ‘태어나다’(be born) ‘살다’(live)는 의미로도 쓰인다. 先生은 ‘먼저[先] 태어남[生]’이 속뜻인데, 국가적 사회적..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81] 時代(시대)

時 代 *때 시(日-10, 7급) *연대 대(人-5, 6급) ‘비전이 있는 사람만이 시대를 앞서간다.’의 ‘시대’! 워낙 자주 쓰는 낱말이다 보니 {시}와 {대}가 각각 무슨 뜻인지를 생각해 보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 오늘은 ‘時代’란 두 글자를 뜯어보자. 낱낱 글자의 뜻을 잘 알아야 낱말의 뜻을 잘 알게 된다. 時자가 원래는 ‘해 일’(日)과 ‘발자국 지’(止)가 조합된 것이었다. 후에 추가된 寺(관청 사)가 발음요소임은 詩(시 시)와 侍(모실 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계절’(a season)이란 본뜻에서 ‘때’(time) ‘시간’(an hour)’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代자는 ‘(사람을) 교체하다’(change)는 뜻이니 ‘사람 인’(人)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弋(주살 익)은 발음요..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80] 人間(인간)

人 間 *사람 인(人-2, 8급) *사이 간(門-12, 7급) ‘인간’을 ‘사람이 사는 세상’ 또는 ‘사람의 됨됨이’ 등으로 풀이되는 까닭을 알자면 먼저 ‘人間’이라 써서 그 속뜻을 뜯어 봐야 속이 후련해지고 이해가 쏙쏙 잘 된다. 속뜻을 알면 한자어는 공부의 걸림돌이 아니라 받침돌이 된다. 人자는 ‘사람’(person)을 나타내기 위하여, 사람이 서 있는 자세의 측면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왼쪽 편방으로 쓰일 때의 모양인 ‘亻’이 원형에 더 가깝다. 후에 ‘남’(others) ‘딴 사람’(another person)을 뜻하는 것으로 확대 사용됐다. 間자는 閒(간/한)의 속자였다. 閒은 밤에 대문짝(門) 틈으로 비치는 달(月)빛을 본뜬 것으로, ‘틈’(an opening)이 본뜻인데, ‘엿보다’(stea..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79] 程度(정도)

程 度 *분량 정(禾-12, 4급) *법도 도(广-9, 6급) ‘한 숟가락 정도의 소금/ 장난도 정도껏 해라/ 어느 정도는 인정할 수 있다’의 ‘정도’는? ➊正道, ➋征途, ➌政道, ➍程度. 답은 ➍. ‘정도’란 음을 가진 2음절 한자어가 20종이나 된다. 한글 똑같이 써놓고 의미 차이를 문맥으로만 분간해야 하는 학생들의 고충을 알아주는 이 없으니 그를 슬퍼하노라! ‘程度’란? 程자는 ‘(벼의) 품급’(a grade)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벼 화’(禾)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呈(드릴 정)은 발음요소다. 후에 본래 의미보다는 ‘한도’(limits) ‘분량’(a measure) ‘길’(a road) ‘법’(a law; a rule) 같은 뜻으로 더 많이 활용됐다. 度자는 ‘집 엄’(广)이 부수이지만 ..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78] 女子(여자)

女 子 *여자 녀(女-3, 8급) *아들 자(子-3, 7급) “‘女子’의 ‘子’는 ‘아들’과 무관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뜻으로 쓰인 것입니까?”라고 물어온 독자의 질문을 받고 공개적으로 답을 해 본다. 女자의 가로획은 ‘한 일’(一)자가 아니라 육체의 선 가운데, 머리끝에서 발끝까지의 선을 나타낸 것이었다. 다리를 모으고 꿇어앉아 있는 것을 그린 것이니 세로의 곡선이었다. 예서 서체 이후로 가로의 직선으로 변화됐다. 子자의 金文(금문) 자형은 갓난아기의 모습을 그려놓은 것이다. ‘갓난아이’(a baby)가 본뜻인데 ‘자식’(children) ‘아들’(son)을 뜻하며, 접미사(suffix)로도 많이 쓰인다. 女子는 ‘여성(女性)으로 태어난 사람’을 이르며, 이 경우의 ‘子’는 접미사로 쓰인..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77] 事實(사실)

事 實 *일 사(亅-8, 7급) *실제 실(宀-14, 5급) ‘사실’을 철학에서 ‘시간과 공간 안에서 볼 수 있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나 현상’이라 정의하는 이유는 ‘事實’의 속뜻을 알고 나면 이해가 금방 잘 된다. 속뜻을 알면 이해가 잘 될 뿐만 아니라 기억도 오래간다. 事자는 붓을 들고 사무를 보던 모습을 그린 것이니 ‘사무’(business)가 본뜻이다. 옛날 관리들의 사무는 임금을 섬기는 일이었으니, ‘섬기다’(serve one’s master)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사대주의(事大主義)의 ‘事’가 그런 예다. 實자는 ‘재물’(property)이란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집 면’(宀)과 ‘돈 꾸러미 관’(貫)을 합쳐 놓은 것이다. ‘가득’(full) ‘알맹이’(substance) ‘과실’(f..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76] 文化(문화)

文 化 *글월 문(文-4, 7급) *될 화(匕-4, 5급) ‘문화’를 ‘인지(人智)의 활용을 통하여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일’이라고 정의하는 까닭을 알자면 ‘文化’의 속뜻을 알아야 하기에 그 두 글자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뜯어보자. 文자는 가슴에 文身(문신)을 새겨 넣은 사람의 모습을 본뜬 것으로 ‘문신’(a tattoo)이 본뜻이라는 설, 교차 무늬를 본뜬 것으로 ‘무늬’(a pattern)가 본뜻이라는 설 등이 있다. ‘글자’(a character) ‘글월’(a sentence)등으로도 쓰인다. 化자의 원형은 ‘요술부리다’(give acrobatic feats)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바로 서 있는 사람과 거꾸로 선 사람이 합쳐진, 즉 재주를 부리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바뀌다’(change) ‘되다..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75] 問題(문제)

問 題 *물을 문(口-11, 7급) *제목 제(頁-18, 6급) ‘문제가 쉽다/문제가 어렵다/문제를 내다/문제를 풀다’의 ‘문제’는 읽기는 쉽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의미 정보를 캐어내기는 어렵다. 먼저 ‘問題’라 쓴 다음에 하나하나 차근차근 찾아내 보자. 問자는 ‘묻:다’(ask)가 본뜻이니 ‘입 구’(口)가 의미요소이자 부수로 쓰였고, ‘문 문’(門)은 발음요소이기 때문에 의미와는 무관하니 억지로 뜻과 연관을 지어봤자 헛일이다. 題자는 ‘이마’(the forehead)가 본뜻이니 ‘머리 혈’(頁)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是(옳을 시)가 발음요소임은 提(끌 제)와 堤(방죽 제)도 마찬가지다. ‘맨 앞머리’(the front position) ‘표제’(a title) ‘주제’(a subject) 등으로도 ..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74] 社會(사회)

社 會 *단체 사(示-8, 6급) *모일 회(曰-13, 6급) ‘사회’를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형태의 인간 집단’이라 정의하는 이유를 알자면 ‘社會’의 속뜻을 찾아내야 한다. 한자어 속뜻을 알면 사전적 정의가 쉽게 이해된다. 社자는 ‘토지 신에 대한 제사’를 나타내기 위해서 고안된 글자이니 ‘제사 시’(示)와 ‘흙 토’(土) 둘 다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그 제사에는 동네 사람들이 다 모였다. 그래서 ‘모임’(a gathering)이나 ‘단체’(a party) 등으로도 쓰인다. 會자의 제3획까지는 그릇의 뚜껑을, 가운데 부분은 그릇에 담긴 물건을, ‘曰’은 그릇 모양을 본뜬 것이었는데, 모양이 크게 달라졌다. 즉, 그릇에 뚜껑이 합쳐진 것으로써 ‘합치다’(join together)는 뜻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