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 백 년 인생 살다 가리라(且作百年歸·차작백년귀) 구월에 찬 서리 내리니(九月寒霜至·구월한상지)/ 남으로 기러기 차츰 날아오네.(南鴻稍稍飛·남홍초초비)/ 나는 논에서 벼를 수확하고(我收水田稻·아수수전도)/ 아내는 목면옷을 짓는다.(妻織木綿衣·처직목면의)/ 모름지기 막걸리를 많이 빚으리니(白酒須多釀·백주수다양)/ 국화꽃은 는 절로 많이 피네.(黃花自不稀·황화자불희)/ 애오라지 한 몸 숨길만 하니(於焉聊可隱·어언료가은)/ 장차 백 년 인생 살다 가리라.(且作百年歸·차작백년귀) 위 시는 18세기 위항시인 정민교(鄭敏僑·1697~1731)의 ‘稻歸’(도귀·나락을 걷고 돌아오면서)로, 그의 문집 ‘한천유고(寒泉遺稿)’에 들어있다. 그는 시로 이름높았는데 호남의 한천(寒泉)에서 농사짓고 살았다. 자신은 나락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