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로 시작하는 우리 예전 가요가 있다. 1954년 나온 '홍콩(香港) 아가씨'다. 이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홍콩을 그렸다. 홍콩의 역사·문화적 지칭은 '바람 피하는 항구'다. 중국인들은 피풍당(避風塘)으로 적는다. 그곳은 본래 중국 대륙에서 빠져나온 이민자들의 도피처였다.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 중국 건국 뒤의 문화대혁명 등 극심한 혼란기에 대륙을 탈출한 사람들이 모여든 사회였다. 따라서 중국 현대사에 번졌던 여러 얼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초기 이민자들의 삶은 보통 바다를 떠나기 힘들었다. 형편이 여의치가 않아 방파제 안의 선상(船上)에서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배들이 모여 이룬 독특한 정경(情景)을 '피풍당'으로 적었다. 지금도 홍콩을 상징하는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