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竹)은 대나무요 백(帛)은 비단이다. 옛날엔 기록을 대나무 쪽이나 비단 폭에 해 두었기 때문에 죽백(竹帛)은 곧 기록이라는 말이 된다. 따라서 공명(功名)을 죽백에 드리운다(垂)는 말은 큰 공을 세워 그 이름을 역사에 남긴다는 뜻이다. 후한서(後漢書) 등우전(鄧禹傳)에 나오는 이야기다. 등우는 소년 시절 장안으로 가서 공부를 했는데 그때 역시 장안에서 공부하던 유수(劉秀)를 만나게 됐다. 유수는 훗날 후한(後漢)의 광무제(光武帝)가 된 인물이다. 등우는 유수의 비범함에 끌렸고 둘은 다정하게 지내다 몇 년 뒤 각자 자기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당시 세상은 난세로 새로 신(新)이란 나라를 세운 왕망(王莽)의 폭정에 시달리던 백성들이 들고일어났다. 이때 한나라 왕실의 후예로 반란군 대장에 오른 유현(劉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