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 코끼리 만지기’란 우화가 있다. 고대 인도의 한 임금이 대신(大臣)에게 코끼리 한 마리를 장님들에게 보이도록 명령했다. 제각기 코끼리를 손으로 만져본 장님들이 서로 코끼리를 설명했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가 아는 부분만이 맞다며 고집하는 맹인모상(盲人摸象)의 고사다. 출전은 불교의 ‘대반열반경(大盤涅槃經)’이다. 임금은 여래(如來)요, 신하는 열반경이며, 코끼리는 불성(佛性), 장님은 모든 무명중생(無明衆生·어리석은 대중)이라는 설명이 이어진다. 중국 송(宋)나라의 선사(禪師) 홍진(洪進)은 “여러 맹인이 코끼리를 만지고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홀연 눈이 밝은 이를 만나면 또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衆盲摸象 各說異端 忽遇明眼人又作麽生)”라는 화두(話頭)를 던졌다. 인도에서 건너온 불교가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