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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다른 행성 같은 中 코로나 봉쇄

[만물상] 다른 행성 같은 中 코로나 봉쇄 이용수 논설위원 입력 2022.11.29 03:18 중국에선 방역요원을 다바이(大白)라 부른다. 상하의 일체형의 흰색 방호복을 입기 때문인데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 봉쇄 정책에 대한 거부감과 조롱을 담은 신조어다. 얼마 전 중국 네티즌이 웨이보에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 중계 화면과 함께 “카타르의 코로나 상황이 비관적인가 봐요. 관중석이 온통 ‘다바이’네요”란 글을 적었다. 화면에 잡힌 관중석엔 방역요원이 아니라 중동 전통 복장인 흰색 토브 차림의 남성들이 앉아 있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지친 중국인들이 노마스크 월드컵을 지켜보며 느낀 박탈감을 각종 풍자 게시물에 담아내고 있다. 관중 수만명이 노마스크로 목청껏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스크 쓰세요” “P..

만물상 2022.12.11

[만물상] ‘존귀하신 자제분’

오피니언만물상 [만물상] ‘존귀하신 자제분’ 황대진 기자 입력 2022.11.28 03:08 공포정치의 주역 중에 ‘딸 바보’가 적지 않다. 나치 독일의 헤르만 괴링은 자기 딸 모습이 담긴 우편엽서를 전국 문방구에서 팔도록 했다. SS친위대 대장 힘러는 유태인을 처형하던 강제수용소 인근 허브 밭에 딸을 데려가 다정한 아버지 모습을 연출했다. 1000만명 넘는 국민을 학살한 소련 독재자 스탈린은 외동딸 스베틀라나를 ‘작은 참새’라 부르며 아꼈다. 북한 김정일도 생전에 김여정을 ‘여정 공주’라고 불렀다. ▶2018년 4월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했다. 김정은은 ‘핵 포기 의지가 있느냐’고 묻는 폼페이오 장관에게 “나는 아버지이자 남편으로, 내 아이들이 평생 핵무기를 짊어지고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

만물상 2022.12.11

[신상목의 스시 한 조각] [131] 시부야의 ‘DJ 폴리스’

오피니언전문가칼럼 [신상목의 스시 한 조각] [131] 시부야의 ‘DJ 폴리스’ 신상목 기리야마본진 대표·前주일대사관1등서기관 입력 2022.12.02 03:00 월드컵 시즌이 되면 각국 거리 응원 모습도 볼거리가 된다. 도쿄는 시부야역 사거리가 응원 명소다.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를 방불케 하는 이곳에는 ‘시부야 스크램블’로 불리는 X자 횡단보도가 있는데, 며칠 전 일본팀이 독일팀에 깜짝승을 거두었을 때에도 이곳의 응원이 화제가 되었다. 시부야 거리 응원이 인상적인 것은 개미 떼 같은 군중이 파란불이 켜지면 밀물처럼 스크램블로 쏟아져 나와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구호를 외치다가 빨간불로 바뀌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광경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질서정연한 광란’이라는 형용모순적인 ..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44] 잎이 지면 보이는 것들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44] 잎이 지면 보이는 것들 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입력 2022.12.09 03:00 김성수, tree_study 5, 2008. 아주 천천히 가을이 지나갔다. 긴 가을날들 동안 나무는 초록을 단풍으로 바꾸었고 이내 낙엽을 내렸다. 올해엔 유난히 오래 가을을 누렸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눈이 오는 차가운 길을 지키고 선 앙상한 가로수는 햇살이 비쳐도 쓸쓸해 보인다. 다음 봄이면 다시 물이 올라 생기 넘치는 잎을 틔울 날이 올 줄 알지만, 초겨울의 스산함은 눈에서 마음으로 찬 기운을 퍼뜨린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감정이입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인생의 사계절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된다. 인간은 시간 속에서 어느 한 순간도 고정되어 있지 않아서 새로운 ..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43] 마음 챙김의 예술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43] 마음 챙김의 예술 신수진 예술 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입력 2022.12.02 03:00 장태원, Remains003, 2014. 에너지원을 공급하기 위해 음식을 섭취하듯이 마음에도 규칙적인 보살핌이 필요하다. 마음을 건강하게 하려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태도가 유행을 넘어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함께 겪은 팬데믹이나 경기 침체, 줄을 잇는 사건 사고 등의 영향인지 어느새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나 보다. 2018년 이후에 출시된 명상 애플리케이션만도 2000개가 넘는다고 하니, 바야흐로 마음 챙김의 시대이다. 유독 수양하듯이 완성되는 작품들이 있다. 장태원의 ‘리메인즈(Remains)’ 연작도 그렇다. 제목이 말하..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42] 소주 한잔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42] 소주 한잔 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입력 2022.11.25 03:00 최광호, 술과 안주, 1998. 예술은 타인을 탐색할 수 있게 해 준다.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그것을 만든 사람의 행동과 사고와 감정을 아주 내밀하게 들여다볼 기회다. 예술가가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저마다 다르지만 모든 작품에는 분명한 공통 목표가 있다. 작가는 온전히 자신만의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자연히 작품을 만나면 그 안에 어렴풋이 사람이 보인다. 작품을 살펴보는 데에 규칙이나 매뉴얼은 없다. 작가의 면전에 대고 하는 말이 아니라면 극찬이든 혹평이든 순전히 보는 사람 맘이다. 작품은 발표되는 순간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감상자와 교감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품을 ..

수구파 민영익을 칼로 쳤으나 혁명은 좌절됐다[박종인의 땅의 歷史]

324. 조선을 스쳐간 근대화 기회③/끝 민영익의 변절과 갑신정변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2.11.30 03:00 서울 종로에 있는 우정국. 1884년 12월 4일 밤 우정국 총판 홍영식이 주최한 우정국 낙성 축하연이 벌어졌다. 개화파 인사로는 총판 홍영식과 김옥균, 박영효가 참석했고 수구파로는 민영익과 한규직, 이조연, 민병석이 참석했다. 민영익, 한규직, 이조연은 각각 친군영의 우영사, 전영사, 좌영사로 고종 친위대인 친군영의 핵심 사령관들이었다. 개화파는 이 파티장에서 정변을 일으켜 개화에서 수구로 변신한 민영익을 죽이려다 미수에 그쳤다. 도주한 한규직과 이조연은 그날 밤 궁궐에서 살해됐다. 미국을 함께 방문했던 보빙사 일행이 귀국하고 7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건물 앞 느티나무는 그날 밤 ..

그러나 조선 사절 민영익은 피라미드에 오르지 않았다[박종인의 땅의 歷史]

323. 조선을 스쳐간 근대화 기회② 피라미드 앞 사무라이와 민영익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2.11.23 03:00 1864년 2월 일본 막부가 파견한 ‘요코하마 쇄항 담판 사절단’이 이집트 스핑크스 앞에서 촬영한 기념사진. 일본으로 밀려드는 세계 열강의 개항 요구에 맞서 개항 시기를 늦추려고 프랑스로 떠난 사절단이다. 협상은 실패했지만 사절로 파견된 이들 35명 사무라이들은 일본 근대화 일원으로 활약했다. 20년 뒤 미 해군 군함을 타고 피라미드를 찾은 조선 보빙사들은 동행했던 미 해군 소위 포크의 등반 제안을 거부했다. 포크는 “정사 민영익은 일정 내내 견문 넓히기를 거부하고 유교 경전을 읽으며 소일했다”고 기록했다./일본 요코하마미술관 * 유튜브 https://youtu.be/oPXE57SOXB..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93> 기 리 이 미 ; 헛똑똑이

사(巳) 이(已) 기(己)는 모양이 비슷하다. 세 한자의 의미를 알면 헷갈리지 않는다. 뱀을 뜻할 때 쓰이는 한자는 뱀 사(蛇)다. 뱀 사(巳)는 열두 띠인 12지를 따질 때 여섯 번째 동물인 뱀의 뜻으로 빌려다 쓴 글자다. 원래 巳는 뱀이 아니라 태아를 그린 한자다. 엄마 뱃속 巳는 아직 바깥 세상으로 나온 생명체가 아니다. 슬슬 바깥 세상으로 나올 때가 되면 이(已)가 된다. 100% 완전하진 않아도 이미 생명체로 여긴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미 이(已)다. 글자 왼쪽 윗부분 선이 다 없어지지 않았다. 그러다 선이 다 없어지면 완전한 자기로서의 생명체가 된 것이니 몸 기(己)다. 모든 생명체는 몸(body)을 가지고 있다. 마음(mind) 정신(spirit) 영혼(soul)만 가진 이 세상 생명체는 없..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92> 벌레와 범려 ; 버러지같은 인물

대입수능이나 국민상식 문제로 나올 법하다. 다음 중 네 개의 낱말과 다른 하나의 낱말은? 정답은 차근차근 밝히도록 하겠다. ①벌레 ②충(蟲) ③버그(bug) ④웜(worm) ⑤곤충. 벌레는 한자로 충(蟲)이다. 한자에서 벌레를 뜻하는 부수로 쓰일 때는 줄여서 虫이라고 쓴다. 애벌레 모양을 그린 상형문자다. 虫이 들어간 한자는 다 벌레다. 모기 문(蚊) 파리 승(蠅) 나비 접(蝶) 벌 봉(蜂) 개미 의(蟻) 거미 주(蛛) 지네 공(蚣) 등등등…. 그런데 고등한 척추동물로 양서류인 개구리 와(蛙)나 파충류인 뱀 사(蛇)도 벌레로 여겨 虫이 들어 있다. 동물성 플랑크톤으로 단세포 원생생물인 짚신벌레도 벌레로 여겨서 짚신벌레다. 짚신처럼 보이는 벌레다. 파리의 애벌레인 구더기 저(蛆)도 영락없이 벌레다. 환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