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한시] 천연의 살림살이 안대회·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천연의 살림살이 담쟁이넝쿨로 옷 해 입고 난초로 띠를 매면 어울릴까? 개울가의 나무 밑에 가지 엮어 살고 싶다. 섬돌 덮은 파초 잎은 부치기 쉬운 부채이고 길을 덮은 이끼는 넓게 깐 보료겠네. 낚싯대 잡고 비를 뚫고 가면 그게 바로 지팡이요 바위에 걸터앉아 계곡물 내려보면 방석이 따로 없다. 봉선화를 비벼 짜고 갈대 붓에 즙을 적셔 오동잎을 주어다가 은사(隱士)의 노래 지어내리. ―정학연(丁學淵·1783~1859) 天然具(천연구) 蘿衣蕙帶稱如何(나의혜대칭여하) 因樹爲居在澗阿(인수위거재간아) 砌覆芭蕉搖扇易(체복파초요선이) 徑添苔蘚鋪氍多(경첨태선포구다) 把竿衝雨當扶老(파간충우당부로) 據石臨泉是養和(거석임천시양화) 挼碎鳳仙沾荻筆(뇌쇄봉선첨적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