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 149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33>지천명(知天命)

知: 알 지 天: 하늘 천 命: 목숨 명 나이 오십을 말하는 것으로 ‘오십이지천명(五十而知天命·논어 위정 편)’, 즉 나이 쉰에 하늘의 명을 안다는 말에서 나왔다. ‘천명’이란 사물에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이치 혹은 하늘이 부여한 사명이다. “나(공자를 지칭)에게 몇 년을 더 보태주어 쉰 살이 될 때까지 ‘역’을 배우게 된다면 (천명을 알아) 큰 허물을 없게 할 것이다(加我數年, 五十以學易, 可以無大過矣·논어 술이 편).” 공자가 나이 오십에 ‘역’을 배운 것과 오십에 천명을 알았다는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군자삼외(君子三畏)라는 말, 즉 “군자에게는 두려워하는 것이 세 가지 있다. 천명을 두려워하고, 대인을 두려워하며, 성인의 말씀을 두려워해야 한다(君子有三畏. 畏天命, 畏大人, 畏聖..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34>구지(九地)

九: 아홉 구 地: 땅 지 전쟁터에서의 아홉 가지 지형(地形)으로 아홉 가지 지형에 대한 공격과 방어 전술을 말한다. “용병의 원칙에는 ‘산지(散地)’가 있고, ‘경지(輕地)’가 있으며, ‘쟁지(爭地)’가 있고, ‘교지(交地)’가 있으며, ‘구지(衢地)’가 있고, ‘중지(重地)’가 있으며, ‘비지(0地)’가 있고, ‘위지(圍地)’가 있으며, ‘사지(死地)’가 있다.(用兵之法, 有散地, 有輕地, 有爭地, 有交地, 有衢地, 有重地, 有0地, 有圍地, 有死地·손자병법 ‘구지’편)” 손자의 시각에서 좀 더 설명해 보면 ‘산지’란 자신의 땅에서 적과 전쟁을 하므로 흩어져 도망가기 쉬운 곳이다. ‘경지’란 적의 땅에 들어갔으나 깊이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쉽게 퇴각할 수 있는 땅이다. ‘쟁지’란 적이든 아군이든 어느 ..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35>지승지도(知勝之道)

知: 알 지 勝: 이길 승 之: 어조사 지 道: 길 도 전쟁에서 승리를 알아차리는 다섯 가지 이치라는 말로 손자의 말이다. “싸워야 할 때를 아는 것과 싸워서는 안 될 때를 아는 자는 승리한다. 병력이 많고 적음에 따라 용병법을 아는 자는 승리한다. 위(장수)와 아래(병사)가 한마음으로 하고자 하면 승리한다. 준비하고 있으면서 준비하지 못한 적을 기다리는 자는 승리한다. 장수가 유능하고 군주가 조종하려 들지 않으면 승리한다. 이 다섯 가지는 승리를 알 수 있는 이치다(知可以戰, 與不可以戰者勝, 識衆寡之用者勝, 上下同欲者勝, 以虞待不虞者勝, 將能而君不御者勝. 此五者, 知勝之道也·손자병법 모공 편).” 손자가 말하는 승리의 요건은 판단력, 용병의 유연성, 상하의 일치된 마음, 준비성, 정치적 간섭으로부터의 ..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36>목지절야필통두(木之折也必通두)

木: 나무 목 之: 어조사 지 折: 꺾을 절 也: 어조사 야 必: 반드시 필 通: 통할 통 두 : 좀벌레 두 모든 일은 조짐이 있다는 의미로서 한비는 말한다. “나무가 부러지는 것은 반드시 좀벌레를 통해서이고, 담장이 무너지는 것도 반드시 틈을 통해서이다. 비록 나무에 좀벌레가 있더라도 강한 바람이 불지 않으면 부러지지 않을 것이고, 벽에 틈이 생겼다 하더라도 큰비가 내리지 않으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木之折也必通두, 牆之壞也必通隙. 然木雖두, 無疾風不折; 牆雖隙, 無大雨不壞·한비자 망징 편)” 어떤 일이든 징조가 보이다가 결국 결정적일 때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비는 나라가 망하는 조짐을 마흔일곱 가지로 나누어 열거하면서 군주와 신하, 경제나 군사, 외교, 사회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게 나타나..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37>술이부작(述而不作)

述: 서술할 술 而: 말 이을 이 不: 아니 불 作: 지을 작 서술하는 것이 창작보다 중요한 것이란 의미로 공자가 스승의 역할을 강조한 말이다. 원문은 이렇다. “서술하되 짓지는 않고 믿어서 옛것을 좋아하니, 남몰래 나를 노팽과 비교해본다.(述而不作, 信而好古, 竊比於我老彭·논어 술이 편)” 여기서 ‘술’이란 선현의 말을 천술(闡述)한다는 의미로 황간(皇侃)의 주석을 보충하면 옛 문장에 전해오는 것(傳於舊章)을 뜻한다. ‘작(作)’은 새로운 것을 저술(著述)한다는 의미로 주희 역시 이 글자를 ‘창시(創始)’의 의미로 보았다. 그러니 ‘不作’이란 잘 알지 못하면서 지어낸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니 공자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노팽은 팽조(彭祖)를 가리킨다. 더러는 노자와 팽조라는 설도..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38>여도지죄(餘桃之罪)

餘: 남을 여 桃: 복숭아 도 之: 어조사 지 罪: 허물 죄 똑같은 행위일지라도 상대방의 심리 변화에 따라 반응이나 평가가 다르다는 말로 ‘한비자’ 세난(說難)편에 나온다. 한비는 이런 비유를 들었다. 옛날 위(衛)나라에 미자하(彌子瑕)라는 미소년이 있었는데 임금의 총애를 받았다. 위나라 법에 임금의 수레를 몰래 타는 자는 발을 자르도록 되어 있었다. 어느 날 밤, 미자하의 어머니가 병들었다는 소식에 미자하는 임금의 허락 없이 슬쩍 임금의 수레를 타고 나갔다. 한창 미자하를 총애하던 때라 임금은 이 일을 듣고 어머니를 위해 발 잘리는 벌도 잊었다고 그를 칭찬했다. 그리고 어느 날 미자하는 임금과 함께 정원에서 노닐다가 복숭아를 따서 먹게 되었다. 맛이 아주 달아서 나머지 반쪽을 임금에게 먹으라고 주자, ..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39>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知: 알 지 之: 어조사 지 爲: 할 위 知: 알 지 之: 어조사 지 不: 아니 불 知: 알 지 爲: 할 위 不: 아니 불 知: 알 지 앎의 기본을 말한 명구로서 논어 위정(爲政) 편에 나온다. 공자는 자신보다 아홉 살 어린 제자 자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에게 어떤 것을 안다는 것을 가르쳐줄까. 어떤 것을 알면 그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면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이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다(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아는 것과 아는 척하는 것의 차이를 말한 공자의 말은 앎의 기본이 정직함에서 나온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맨 마지막의 ‘지(知)’자는 지혜(智慧)의 의미다. 모르고도 안다고 하고 다른 사람의 눈을 속이는 거짓으로 아는 척하는 것은 앎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39>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知: 알 지 之: 어조사 지 爲: 할 위 知: 알 지 之: 어조사 지 不: 아니 불 知: 알 지 爲: 할 위 不: 아니 불 知: 알 지 앎의 기본을 말한 명구로서 논어 위정(爲政) 편에 나온다. 공자는 자신보다 아홉 살 어린 제자 자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에게 어떤 것을 안다는 것을 가르쳐줄까. 어떤 것을 알면 그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면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이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다(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아는 것과 아는 척하는 것의 차이를 말한 공자의 말은 앎의 기본이 정직함에서 나온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맨 마지막의 ‘지(知)’자는 지혜(智慧)의 의미다. 모르고도 안다고 하고 다른 사람의 눈을 속이는 거짓으로 아는 척하는 것은 앎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40>노마지지(老馬之智)

老: 늙을 로 馬: 말 마 之: 어조사 지 智: 지혜 지 젊음의 패기보다는 경험을 쌓은 사람의 지혜가 더 소중하다는 의미로서 한비자 설림상(說林上)편에 나온다. 늙은 말이라고 해서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다 쓸 만한 데가 있다는 말로 연륜(年輪)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다. 한비는 이런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기원전 663년 제나라 환공의 명재상으로 있던 관중이 대부 습붕(습朋)과 함께 고죽국(孤竹國)을 정벌하기 위해 떠났다. 상당히 오래 끈 싸움이어서 봄이 가고 겨울이 돌아왔다. 이들은 그곳 지리에 어두워 전군(全軍)이 길을 잃고 말았다. 이때 관중이 말했다. “늙은 말의 지혜는 쓸 만합니다(老馬之智, 可用也).” 그리하여 늙은 말을 풀어 그 뒤를 따라가서 길을 찾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갖은 우여곡..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41>궁당익견(窮當益堅)

窮:궁할 궁 當:마땅할 당 益:더할 익 堅:굳셀 견 역경 속에서도 굳건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는 의미로 대장부의 자세를 말한 마원(馬援)의 말이다.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에 의하면 전한 말 부풍군에 마원이라는 사람이 살았다고 한다. 그는 어려서 글을 배웠고 무예에도 뛰어난 인재였는데 그저 소나 말을 기르며 살아가고 있었다. 마원은 장성하여 군수를 보좌하면서 그 현을 감찰하는 독우(督郵)가 됐다. 그때 죄수를 호송하는 일을 맡게 됐는데, 이런저런 하소연을 하는 죄수들에게 동정심을 느껴 그들을 풀어 주고 북쪽으로 도망을 쳤다. 그는 친구들과 담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장부가 뜻을 세우면 곤궁해도 더욱 굳세어야 하며, 늙어도 더욱 씩씩해야 한다(丈夫爲志, 窮當益堅, 老當益壯).” 세상이 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