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윤의 슬픈 중국 120

독재 정권 유지 수법...내편과 敵으로 갈라치기

독재 정권 유지 수법...내편과 敵으로 갈라치기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독재자는 국민의 분열을 먹고 산다. 민족/반민족, 혁명/반동, 무산계급/유산계급, 친일/반일, 반제(反帝)/친제 등의 비천한 2분법을 들이밀고서 개개인에 한쪽 진영의 선택을 강요한다. 강압 속에서 사람들이 한 쪽으로 쏠리면, 독재자는 재빨리 ‘다수’를 선점하고 ‘국민’을 참칭한다. 공동체를 양분하는 ‘갈라치기,’ 자기편을 전체 국민으로 둔갑시키는 ‘바꿔치기’야 말로 판에 박힌 독재자의 야바위 놀음이다. 실제로 20세기 전체주의 정권의 대부분 정치범죄는 “다수 국민의 의지”를 내세워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자행된 다수지배(majoritarian rule)의 결과였다. 역사사회학자 마이클 만(..

사람의 기본 욕구를 죄악시한 결과… 참극이 벌어졌다

사람의 기본 욕구를 죄악시한 결과… 참극이 벌어졌다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20세기 사회주의 정권들은 왜 하나같이 처참한 몰락의 길을 갔는가? 이윤동기, 인정욕구, 경쟁의식 등등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죄악시했기 때문이었다. 이윤동기를 부정하는 사회에서 대다수 인민은 나태의 늪에 빠져 절망할 수밖에 없다. 열심히 노력해도 인정받지 못한다면 누가 왜 자발적으로 일하겠는가? 경쟁의 기회가 막혀버린 사회는 최악의 인간소외를 초래한다. 경쟁을 통한 삶의 향상을 도모할 수 없었기에 사회주의 정권의 다수 인민은 국가의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반면 인민들 개개인의 상호 경쟁을 원천적으로 금지한 소수의 권력자들은 모든 기회를 독점해서 ‘노멘클라투라'가 되었다. 문화혁명 ..

교활한 권력자의 속임수에 앞길이 막혀버린 세대

교활한 권력자의 속임수에 앞길이 막혀버린 세대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어느 나라 역사든 비참하게 희생당한 세대가 있다. 전체주의 정권의 침략에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세대도 있고, 반독재 정치혁명의 과정에서 서글프게 산화(散花)한 세대도 있다. 무능한 정권의 허튼 정책 때문에 앞길이 막혀버린 세대도 있고, 교활한 권력자의 속임수에 넘어가 몸과 마음을 다치고 만신창이로 살아가는 세대도 있다. 그 중엔 “잃어버린 세대”의 주인공을 자처하면서 그 시절의 상처를 훈장처럼 과시하며 권력을 거머쥐고 치부하는 세력도 있다. 그들과 달리 “잃어버린 세대”의 참된 주인공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치명적 내상을 딛고 일어나 가까스로 입을 연다. 문화혁명이 끝난 후, 과..

이념 주입해 맹목적 지지층의 정신을 지배하는 독재자

이념 주입해 맹목적 지지층의 정신을 지배하는 독재자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노회한 권력자는 순진한 청소년을 이용해서 권력의 영속을 꾀한다. 열광적 팬덤을 거느린 문화계의 슈퍼스타처럼 권력자는 맹목적 추종세력과 열광적 지지층을 규합해 권력의 기반을 다진다. 전체주의 정권의 독재자들은 더더욱 필사적으로 교육기관을 독점하고, 매스컴을 장악하고, 문화예술계를 점령한다. 여릿한 청소년의 뇌수에 획일적 이념을 주입해야만 그들을 좀비처럼, 병정처럼, 포로처럼 사로잡고 부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독재자는 어김없이 청소년의 정신을 이념적으로 지배하려들며, 정교한 감시망을 구축해서 그들의 모든 행동을 통제한다. 홍위병, 마오 숭배하며 ‘상상의 혁명' 문혁 당시 중국의 홍위병들은..

무능한 권력자가 선한 동기로 일 벌일 때 재앙이 닥친다

무능한 권력자가 선한 동기로 일 벌일 때 재앙이 닥친다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정치가 과연 선악의 대결일까? 아닐 수도 있다. 어떤 진영이든 스스로 옳다고 믿기에 목숨 걸고 싸움을 한다. 한 진영에 속해서 다른 진영을 보면 모두가 악의 무리로 보일 수도 있다. “착한” 사람들끼리 서로를 “나쁘다” 욕하며 싸우는 아이러니다. 정치는 어쩌면 선악의 대결이 아니라 선의(善意)의 충돌일 수 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권력자의 선한 동기’를 맹신하고 칭송한다. 현명한 사람들은 ‘권력자의 선한 동기’를 의심하고 경계한다. 무능한 권력자가 선한 동기만 믿고, 무책임하게 검증도 없이, 역사의 교훈도 전문가의 조언도 무시한 채, 제멋대로 신나서 큰일을 벌이면 곧 재앙(災殃, ..

권력에 기생하는 어용 지식인, 사냥개의 운명

권력에 기생하는 어용 지식인, 사냥개의 운명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인텔리겐치아는 권력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 모습이 백열등에 몸을 부딪치며 날개를 퍼덕이는 부나방을 닮았다. 권력을 동경하는 지식인의 정치적 야망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 세계사의 모든 거대한 혁명은 지식인의 정치적 상상력이 정치권력과 결합될 때 비로소 완성됐다. 군사를 일으켜 정권을 탈취할 수 있지만, “아름다운 꿈”을 팔아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 한다면 정치혁명이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자나 맹자처럼 모든 시대의 지식인들은 권력자를 향해 치국(治國)의 요체와 경세(經世)의 묘책을 외쳐댄다. 문제는 지식인이 권력자에 아부하고 기생할 ..

권력은 칼날...세게 쥐고 휘두르다 스스로를 벤다

권력은 칼날...세게 쥐고 휘두르다 스스로를 벤다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권력은 칼날이다. 가볍게 쥐어야 한다.” 작가 복거일(卜鉅一, 1946- )의 촌철살인(寸鐵殺人)이다. 권력자가 서슬 퍼런 칼날을 세게 잡고 난폭하게 휘두르면, 그 칼끝이 어디로 향할까? 결국 무고한 사람들의 목을 치고, 가슴을 찌르고, 팔다리를 자를 수밖에 없다. 칼을 쥔 권력자는 그 칼을 온전히 제 것이라 여기지만, 인간의 손아귀는 결코 흉포한 검(劍)의 진동을 견딜 수 없다. 역사를 돌아보면, 제멋대로 권력의 칼날을 휘두르다 스스로를 베고 파멸한 인물들이 즐비하다. 권력은 부메랑이다. 가볍게 날려야 한다. 권력은 부메랑: 몰락하는 권력자들 문혁..

영국 대사관에 불지른 홍위병들...중 정부는 묵인

영국 대사관에 불지른 홍위병들...중 정부는 묵인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2021년 1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시진핑 주석의 견고한 지도”를 칭송하고 “중국공산당 창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이구동성으로 중국공산당의 관료주의, 언론통제, 인권유린, 패권외교를 비판하고, 대규모 소송까지 예고한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언론이 한국의 “아첨” 외교를 놓칠 리 없다. 중국의 관영매체는 대대적으로 문 대통령의 시 주석 칭송을 대서특필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외교수사가 아니라 일관된 저자세 친중 외교의 연장이다. 2017년 12월 15일 베이징을 방문한 문 대..

정의를 위한 투쟁? 본질은 시기, 질투, 탐욕, 증오

정의를 위한 투쟁? 본질은 시기, 질투, 탐욕, 증오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트로이 전쟁은 불화의 여신 에리스(Eris)의 질투에서 시작됐다. 피비린내 나는 10년 전쟁도 결국 감정의 미망에서 시작됐음을 일깨워주는 고대 그리스신화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인간사회의 모든 갈등을 계급투쟁으로 환원한다. 그들의 이론이 과연 그리스신화보다 설득력이 있을까? 류샤오치에 대한 마오쩌둥의 공격이 계급투쟁이었나? 왕광메이에 대한 장칭의 시기가 계급감정이었나? 인간의 갈등을 설명함에 있어 마르크스주의 사회과학은 별 쓸모가 없어 보인다. 정치투쟁, 명분 내세운 막장 드라마 정치투쟁은 본질적으로 멜로드라마다. 권력자들이야 노상 심각한 척 거대 명분을 들먹이지만, 속임수, 거짓말, ..

겉으론 엄숙, 실제는 문란...권력자의 이중 생활

겉으론 엄숙, 실제는 문란...권력자의 이중 생활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 김정일 등 20세기 공산정권의 권력자들은 이중인격의 연극배우로서 정신분열적 인생을 살다 갔다. 혁명의 “광장”에서 공산정권의 권력자들은 “천리혜안의 예지와 해박한 식견”을 갖추고 “신비한 판단력과 무비(無比)의 담력”을 가진 완전무결한 “불세출의 천재”들로 미화됐지만, 밀실 속의 그들은 기껏 추레하고 나약한 병든 영혼일 뿐이었다. 돌이켜 보면, 20세기 공산 전체주의는 불완전한 인간이 절대 권력자가 되어 인격신의 배역을 연기해야만 하는 허술한 플롯의 부조리극이었다. 최고영도자의 여성편력 “집요하게 정욕을 드러냈다” 2003년 7월 9일 중국 칭화대학을 방문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