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304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95> 口蜜腹劍

- 입 구(口-0)꿀 밀(虫-8)배 복(肉-9)칼 검(力-13) 그런데 치세가 계속되면서 玄宗(현종)은 마음가짐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교만한 마음이 싹트면서 직언하는 신하들을 내쫓고 아첨하는 자들을 가까이하며 중용했다. 개원 22년(734년), 장구령을 해임하고 간신배인 李林甫(이임보)를 재상으로 임명했는데, 이는 그의 통치가 바야흐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이임보는 학식도 경륜도 없이 오로지 아첨과 모함에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는 사람을 대할 때 겉으로는 달콤한 말을 하며 아주 친한 척하면서 뒤에서는 음해하고 모함에 빠트리기를 예사로 했다. 그리하여 당시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口有蜜, 腹有劍”(구유밀, 복유검) 곧 “입에는 꿀이 있고, 뱃속에는 칼이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口蜜腹劍..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94> 唐玄宗

- 당나라 당(口-7)오묘할 현(玄-0)마루 종(宀-5) 일곱 제후왕의 반란은 景帝(경제)가 조조의 건의를 받아들여 자신들의 영지를 거침없이 삭감함으로써 황제의 권력을 강화하는 한편 자신들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정책을 편 데 대한 불만과 불안에서 비롯되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전에 제후왕들이 독자적으로 재부를 쌓아가면서 막강한 세력을 구축하여 독립국의 수준에 이르렀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자 빌미였다. 어쨌든 이를 ‘吳楚七國(오초칠국)의 난’이라 부른다. 처음에는 반군이 우세했으나, 곧 周亞夫(주아부)의 활약으로 반란은 진압되었다. 오왕은 창에 찔려 죽었고, 초왕과 교서왕, 조왕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교동왕과 치천왕, 제남왕도 죽고 그들의 封國(봉국)도 폐지되었다. 결국 반란을 일으켰던 제후왕들은 모..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93> 鼂錯와 景帝

- 성 조(黽-5)둘 조(金-08)빛 경(日-8)임금 제(巾-6) 그래서 文帝(문제)는 오나라 사자들을 풀어주고 돌려보냈으며, 오왕에게는 安席(안석)과 지팡이를 하사하고 “늙었으니 입조하지 않아도 된다”는 명을 내렸다. 오왕은 죄를 용서받았으므로 음모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런 뒤에는 구리와 소금의 생산으로 재부가 쌓이자, 그것으로 남을 대신해서 병역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돈을 지급하고 또 철마다 나라 안의 유능한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거나 어진 사람들에게 상을 내렸다. 다른 郡國(군국)에서 도망 온 사람을 잘 숨겨 주었으며, 그곳의 관리가 찾아와도 내주지 않았다. 이렇게 40여 년을 다스리자 사람들은 모두 오왕을 따르게 되었으며 세력도 확장되었다. 오나라는 세력이 커지면서 자주 법령을 거슬렀다. 그러자 조정..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92> 吳王劉濞

- 오나라 오(口-4)제후 왕(玉-0)성 유(刀-13)물소리 비(水-14) 화폐 주조가 자유롭게 되자, 제후인 吳王(오왕) 劉濞(유비)는 자신의 영지인 豫章郡(예장군)에서 구리가 생산되는 점을 적극 활용해 천하 곳곳에서 도망쳐 온 자들을 모아 돈을 마구 주조했다. 이로 말미암아 오나라의 화폐가 漢(한) 제국 전체에 유통될 정도가 되었다. 이에 더하여 당시 가장 귀한 생필품이었던 소금도 생산하여 팔았으므로 그 財富(재부)가 황제에 버금갔다. 백성으로부터 세금을 거두지 않아도 나라 살림이 넉넉할 정도였다. 그런데 오왕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음모를 꾸몄다. 그것은 오왕의 아들이 죽은 일과 관련된다. 오왕의 아들이 조정에 들어가 황제를 뵌 뒤에 황태자를 모시고 술을 마시며 장기를 둔 적이 있었다. 그런데 본래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90> 鳴鼓而攻之

울릴 명(鳥-3) 북 고(鼓-0) 말이을 이(而-0) 칠 공(攴-3) 그 지(丿-3) 닭과 돼지를 살피고 소와 양을 기르는 일은 백성의 일이다. 백성은 가축을 길러서 생계를 잇거나 큰 이익을 얻으며 때로 부유해지기도 한다. 가축들은 특히 조정에서나 대부의 집안에서 소비가 많았다. 늘 제사나 잔치에 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의 집안에서 직접 이 가축들을 기른다면 백성의 이익을 가로채는 꼴이 된다. 이렇게 되면 백성의 원망을 사지 않을 수 없다. 맹헌자는 이 점을 경계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세금을 긁어모으는 신하를 두는 것은 백성을 착취하는 일을 공공연하게 허용하는 짓이다. 농업을 근본으로 하는 사회에서 백성은 대부분 농사를 짓고 산다. 그들이 땅에서 거두어들일 수 있는 소출은 한정되어 있다. 아무리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89> 以義爲利

써 이(人-3)올바를 의(羊-7)생각할 위(爪-8)이로울 리(刀-5) 이제 ‘대학’의 마지막 16장이다. 그 첫째 단락인 16-1을 제시하면 이렇다. “孟獻子曰: ‘畜馬乘, 不察於鷄豚; 伐氷之家, 不畜牛羊; 百乘之家, 不畜聚斂之臣. 與其有聚斂之臣, 寧有盜臣.’ 此謂國不以利爲利, 以義爲利也.”(맹헌자왈: ‘축마승, 불찰어계돈; 벌빙지가, 불축우양; 백승지가, 불축취렴지신. 여기유취렴지신, 녕유도신.’ 차위국불이리위리, 이의위리야) “맹헌자는 ‘네 마리 말을 기르는 자는 닭과 돼지를 살피는 데 애쓰지 않고, 얼음을 떼는 집안에서는 소와 양을 기르지 않으며, 전차 백 대의 집안에서는 세금을 긁어모으는 신하를 기르지 않는다. 세금을 긁어모으는 신하를 두느니 차라리 도둑질하는 신하를 두겠다’라고 말하였다. 이는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88> 知國計之極

알 지(矢-3)나라 국(囗-8) 꾀할 계(言-2)의 지(丿-3)다할 극(木-9) ‘순자’의 ‘富國(부국)’에서 말했다. “下貧則上貧, 下富則上富. 故田野縣鄙者財之本也, 垣窌倉廩者財之末也. 百姓時和·事業得敍者貨之源也, 等賦府庫者貨之流也. 故明主必謹養其和, 節其流, 開其源, 而時斟酌焉. 潢然使天下必有餘, 而上不憂不足. 如是, 則上下俱富, 交無所藏之, 是知國計之極也.”(하빈즉상빈, 하부즉상부. 고전야현비자재지본야, 원교창름자재지말야. 백성시화·사업득서자화지원야, 등부부고자화지류야. 고명주필근양기화, 절기류, 개기원, 이시짐작언. 황연사천하필유여, 이상불우부족. 여시, 즉상하구부, 교무소장지, 시지국계지극야.) “백성이 가난하면 군주도 가난하고, 백성이 부유하면 군주도 부유하다. 그러므로 밭과 들판과 시골 마을..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87> 哀公과 姜氏

슬플 애(口-6)제후 공(八-2)성 강(女-6)씨 씨(氏-0) 통치나 정치의 측면에서 보자면, 군주와 신하들, 군주와 백성, 신하들과 백성 세 가지 관계가 존재한다. 어떤 관계든지 어느 한쪽이 일방적 우위를 차지할 때는 조화롭지 못하며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관계란 본래 쌍방향적이지, 결코 일방적일 수 없다. 주고받는 관계로 보더라도, 한쪽은 주기만 하고 한쪽은 받기만 하지도 않는다. 주고받는 것이 다를지언정. 앞서 哀公(애공)이 유약에게 재정 문제로 방안을 물었을 때, 애공은 오로지 군림하는 통치자로서 자신의 입장만 염두에 두었다. 백성의 입장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애공이 ‘슬픈 제후’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권력이 계손씨·숙손씨·맹손씨 등 대부 집안의 손에 들어간 지 오래..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86> 與天下同利

대부분의 백성이 국고의 재물을 군주의 재물로 인정해준다면, 그때 군주와 그 신하들도 편안하게 권세를 누릴 수 있다. ‘관자’의 ‘版法解(판법해)’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凡人者, 莫不欲利而惡害. 是故與天下同利者, 天下持之 ; 擅天下之利者, 天下謀之. 天下所謀, 雖立必隳; 天下所持, 雖高不危. 故曰 : ‘安高在乎同利.’”(범인자, 막불욕리이오해. 시고여천하동리자, 천하지지; 천천하지리자, 천하모지. 천하소모, 수립필휴; 천하소지, 수고불위. 고왈: ‘안고재호동리.’) “무릇 사람이란 이익을 좋아하고 손해를 싫어하지 않음이 없다. 이런 까닭에 천하 사람들과 함께 이익을 같이하는 사람은 천하가 그를 지지하고, 천하의 이익을 제 맘대로 차지하려는 사람은 천하 사람들이 그를 없애려 꾀한다. 천하 사람들이 꾀하는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85> 治人者食於人

다스릴 치(水-5)남 인(人-0)사람 자(老-5)먹을 식(食-0)에게 어(方-4) 오늘날 기업 경영자가 직접 생산에 뛰어들지 않듯이 군주나 관리들도 직접 생산을 하지는 않는다. 맹자도 “治於人者食人, 治人者食於人, 天下之通義也”(치어인자사인, 치인자식어인, 천하지통의야) 곧 “남의 다스림을 받는 자는 남을 먹이고, 남을 다스리는 자는 남에게서 얻어먹으니, 이것이 천하에 널리 통하는 이치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다스리는 사람은 생산하지 않으나, 그렇다고 생산이나 산업에 대해 몰라서는 안 된다. 생산에서 소비, 분배에 이르기까지 경제 전반의 흐름을 잘 꿰고 있어야 한다. 앞서 성인이 성인이 되는 까닭으로 ‘백성에게 잘 나누어주는 것’을 들었지만, 거기에는 우선 갖가지 재화가 풍부해지도록 백성을 이끈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