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 이야기 1625

[한자 뿌리읽기]<190>母(어미 모)

[동아일보] 여자와 어머니의 차이는 젖이다. 손을 모으고 앉은 여인(女)에 유방을 의미하는 두 점이 더해져 母가 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어머니는 젖으로 아이를 키운다. 아이가 젖을 뗄 무렵이 되면 회초리로 아이를 가르치고 훈육하는데 이것을 어머니의 주된 역할로 보았다. 그래서 태어나면서 체득하는 모든 것에는 母가 들어간다. 예컨대 태어나서 바로 배우는 언어가 母國語(모국어)이고 태어나서 자신이 속한 문화를 체득하는 곳이 母國(모국)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익숙하고 편안한 존재이지 유혹하고 싶은 ‘여자’는 아니다. 每(매양 매)에서 보듯 비녀를 하나 꽂은 어머니는 항상 변하지 않고 꿋꿋한 존재이다. 이로부터 每樣(매양·언제나)의 뜻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誨(가르칠 회), 敏(재빠를 민), 海(바다 해)..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89>수(창 수)

[동아일보] 수는 갑골문에서 끝이 뾰족한 창을 손(又·우)으로 든 모습이다. 옛 기록에 의하면 수는 길이가 1丈(장) 8尺(척)에 모서리가 8각형으로 생겼고 군대가 전진할 때 전차의 양쪽에 꽂거나 보병이 들고 적의 근접을 막는 무기라 했는데, 1974년 진시황의 병마용 갱에서 실물이 발견돼 이를 증명해 주었다. 그래서 수는 창, ‘때리다’, 창과 유사한 도구 등의 뜻을 가진다. 우선 창을 뜻하는 글자로 役(부릴 역)은 사람(人·인)의 뒤쪽으로 수가 놓여 사람을 負役(부역)이나 勞役(노역)에 강제로 몰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또 殺(죽일 살)은 원래 짐승의 몸체에 죽임을 상징하는 삐침 획을 더해 ‘죽이다’는 뜻을 그렸는데, 이후 수를 더해 죽이는 방법을 구체화 했다. 그리고 毅(굳셀 의)도 원래는 k로 써 ..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88>(대,알)(알·뼈 부서질 알)

[동아일보] (대,알)(알)은 앙상하게 남은 뼈를 그렸다. 이는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숲에 버리고 썩어 뼈만 남으면 수습해 처리하던 옛 장례법을 반영한다. 그래서 (대,알)에는 ‘뼈’와 ‘죽음’이 뜻이, 다시 죽음 뒤의 새 생명이라는 의미가 생겼다. 먼저 死(죽을 사), 殊(죽일 수) 등은 죽음이나 장례와 관련되어 있다. 死는 앙상한 뼈((대,알)) 앞에 꿇어앉아 애도하는 사람(人·인)을 그렸고, 이로부터 ‘죽다’의 뜻이 나왔다. 여기서 파생된 屍(주검 시)는 시신을, 葬(장사지낼 장)은 시신(死)을 숲()·망) 속에 내다버리던 장례 풍습을 반영했다. 薨(죽을 훙)은 夢(꿈 몽)의 생략된 모습과 (대,알)로 이루어져, 왕이나 제후 등의 죽음을 특별히 지칭했다. 그리고 殊를 구성하는 朱(붉을 주)는 그 자..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87>止(발 지)

[동아일보] 止는 사람의 ‘발’을 그렸는데, 이후 발가락을 셋으로 상징화해 지금처럼 되었다. 발은 신체의 일부기도 하지만 가야 할 때와 멈출 때를 결정하기도 하고, 나아가 역사를 일구어 나가는 것 또한 인간의 발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止는 ‘가다’와 ‘그치다’는 물론 인간의 과거 흔적에서부터 다가올 미래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발전했다. 우선 步(걸을 보), 涉(건널 섭), 歲(해 세) 등은 ‘발’의 의미로 쓰였다. 步는 두 발을 그려 걷는 모습을, 涉은 두 발 중 한 발이 이미 물(水·수)을 ‘건넌’ 모습이다. 歲는 날이 크고 둥근 낫(i·월)으로 걸어가며(步) 수확하는 모습이며, 수확에서 다음 수확 때까지를 ‘1년’이라 했다. 둘째, ‘가다’는 뜻으로 쓰인 경우이다. 正(바를 정)은 성(국·국)을 정..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86>欠(하품 흠)

[동아일보] 欠은 갑골문에서 입을 크게 벌린 형상이며, 입에서 나오는 무엇인가를 강조하기 위해 점이 더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欠은 ‘말하기’를 제외한 마시고, 노래하고, 호흡을 가다듬는 등 입과 관련된 수많은 행위를 나타내며, 나아가 欠缺(흠결)처럼 ‘부족함’까지 뜻하기도 한다. 다만 말과 관련된 행위는 주로 口(입 구)나 言(말씀 언)으로 표현된다. 먼저 飮(마실 음) 등은 欠이 먹는 행위의 표상으로 그려진 경우이다. 飮은 원래 술독(酉·유)과 혀를 쭉 내민 입(今·금)과 欠으로 구성되어, 혀를 내밀어 ‘술 마시는 모습’이었는데 이후 食(밥 식)과 欠의 구조로 바뀌었고 뜻도 일반적인 ‘마시기’로 확장되었다. 또 歆(받을 흠)은 제사에서 사용되는 음악(音·음)을 신이 입을 벌리고(欠) 마음껏 받아들이는 ..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85>木(나무 목)

[동아일보] 木은 줄기를 중심으로 잘 뻗은 가지와 뿌리를 그렸으며, 林(수풀 임)과 森(나무 빽빽할 삼)은 木을 중첩해 의미를 강화한 경우로 ‘나무’라는 원래 의미가 그대로 담겨 있다. 나무는 인간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기에 이를 이용해 ‘위치’나 ‘방향’을 표시하기도 했다. 예컨대 末(끝 말), 本(밑 본), 朱(붉을 주) 등은 木에다 위, 아래, 가운데 부위를 표시하는 부호를 붙여 만든 글자들이다. 또 東(동녘 동)은 해가 나무에 걸린 모습에서 해 뜨는 쪽을, (고,호)(밝을 고)는 해가 나무 위에 위치한 모습에서 한낮의 밝음을, 杳(어두울 묘)는 해가 나무 아래로 떨어진 어둑해진 때를 말한다. 또 나무는 인간 생활의 기물을 만드는 더없이 중요한 재료로 쓰였다. 나무는 다양한 목재품은 물론 ..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83>月(달 월)

[동아일보] 月은 태양(日·일)과 쉽게 구분하고자 보름달이 아닌 반달을 그렸다. 月도 日과 같이 중간에 들어간 점이 특징적이다. 이를 달 표면의 음영이라고도 하나 중국 신화에서 달에 산다고 하는 蟾b(섬여·두꺼비)의 상징으로 보기도 한다. 옥편의 月부수에는 月 이외에도 舟(배 주)나 肉(‘·고기 육) 등 모양이 비슷해 잘못 변한 글자들이 함께 들어 있다. 예컨대 有(있을 유)는 손(又·우)으로 고기(肉)를 잡은 모습에서 ‘所有(소유)’를, 服(옷 복)은 배(舟) 앞에 손으로 사람을 꿇어앉히는 모습에서 ‘屈服(굴복)’의 의미를 그렸다. 또 朋(벗 붕)은 한 번에 3000 리를 난다는 붕새(鵬·붕)를 그렸는데, 붕새가 고상한 새이고 떼 지어 다닌다고 해서 ‘친구’의 뜻이 생겼다. 하지만 望(바랄 망), 朔(..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82>日(날 일)

[동아일보] 日은 태양을 그렸는데, 중간의 점이 특징적이다. 이를 태양의 흑점으로도 보지만 중국 신화에서 태양에 산다고 하는 삼족오의 상징으로도 풀이한다. 태양은 인류가 볼 수 있는 가장 강한 빛과 만물을 생장케 하는 무한한 에너지를 가졌다. 이의 위치로 시간대를 확정하고, 뜨고 지는 주기로 ‘하루’를 나타냈으며, 이 때문에 시간의 총칭이자 달력(曆·력)의 의미까지 갖게 되었다. 먼저, 양(陽·볕 양), 昆(형 곤) 등은 태양을 직접 지칭한다. 양은 제단(示·시)에다 태양이 더해져 태양 숭배 사상을 그렸고, 昆은 ‘두 사람(比·비)의 머리 위로 태양이 위치한’ 데서 ‘정오’, ‘하늘의 끝’, ‘정남쪽’ 등의 뜻이 나왔다. 旭(밝을 욱)은 태양이 9개나 되어 더없이 밝음을, 春(봄 춘)은 햇빛을 받아 풀(..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81>方(모 방)

[동아일보] 方의 자원은 확실치 않다. ‘설문해자’는 배(舟·주)를 둘 합쳐 놓은 것이라고 했지만, 갑골문을 보면 쟁기가 분명하다. 위는 손잡이를, 중간은 발판을, 아래는 갈라진 날을 그린 碎土(쇄토)형 쟁기이다. 쟁기는 흙을 갈아엎는 유용한 농기구로, 중국의 쟁기는 세계의 다른 지역보다 수백 년이나 앞서 발명되고 응용될 정도로 선진 농업의 상징이기도 했다. 쟁기로 밭을 갈면 보습에 의해 각진 흙덩이가 올라오게 되는데, 이로부터 여러 뜻이 생겨났다. 흙은 땅의 상징이며, 농경을 주로 했던 중국에서 땅은 ‘나라’ 그 자체였다. 게다가 땅이 네모졌다고 생각했기에 ‘네모’나 땅의 ‘가장자리’까지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方에는 나라는 물론 地方(지방)에서처럼 땅, 方向(방향), 다시 方正(방정)에서처럼 ‘각 짐..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80>斤(도끼 근)

[동아일보] 斤을 ‘도끼’라고 풀이하지만 갑골문을 보면 ‘자귀’를 그렸다. 도끼는 날이 세로로 되었지만 자귀는 가로로 되었으며, 나무를 쪼개거나 다듬을 때 사용하던 대표적 연장이다. 그래서 斤에는 도끼가 갖는 일반적 의미 외에도 쪼아 다듬거나 끊는다는 의미까지 함께 들어 있다. 이후 斤이 무게의 단위로 가차되자, 원래 뜻은 근(자귀 근)으로 표현했다. 斤으로 구성된 글자들 중, 所(바 소), 新(새 신) 등은 ‘자귀’를 직접 지칭한다. 예컨대 所는 서민의 집(戶·호)과 자귀(斤)의 결합으로 ‘거처’를 그려냈다. 新은 원래 칼(辛·신)과 斤의 결합으로 ‘땔감(薪·신)’의 의미를 그렸으나, 이후 나무(木·목)를 정교하게 자르고 다듬어 ‘새로운’ 물건을 만든다는 뜻으로, 자형도 木을 더한 新으로 변했다. 또 ..

漢字 이야기 2021.09.17